김정은, 문재인 대통령 방북 요청

9일 평창올림픽스타디움에서 남북공동입장을 지켜보는 한국, 북한, 미국, 일본 지도자들. 반응이 사뭇 다르다 Image copyright 뉴스1
이미지 캡션 9일 평창올림픽스타디움에서 남북공동입장을 지켜보는 한국, 북한, 미국, 일본 지도자들. 반응이 사뭇 다르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첫날부터 한반도 정세를 둘러싸고 한국, 북한, 미국, 일본의 복잡미묘한 관계가 확연히 드러났다.

10일 오전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한국 문재인 대통령을 평양에 공식 초청하며 남북 대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이로부터 24시간 전인 9일 오전 미국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탈북자들과 천안함을 둘러보며 북한에 대한 압박 메시지를 쏟아냈다.

한국과 일본 역시 평창에서 입장차를 재확인했다. 같은 날 평창 용평리조트에서 가진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위안부 합의와 대북문제에 대해서 확연한 '온도차'를 보였다.

평창동계올림픽 첫 24시간 동안의 한미일 '외교전'의 주요 관점포인트를 시간대별로 정리해봤다.

10일 오전 11시 (한국-북한)

Image copyright 청와대 페이스북
이미지 캡션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문재인 대통령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한국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을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특사 자격으로 한국을 방문한 김여정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을 통해서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10일 청와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문 대통령을 향해 "이른 시일 내에 평양에서 뵀으면 좋겠다"며 "통일의 새 장을 여는 주역이 되셔서 후세에 길이 남을 자취를 세우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김 제1부부장은 "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 많은 문제에 대해 의사를 교환하면, 어제가 옛날인 것처럼 빠르게 북남관계가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과 북한 대표단의 만남은 접견 및 오찬을 포함해 약 2시간 40분간 이어졌다.

청와대 대변인은 "남북은 이번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마련된 한반도 평화와 화해의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남북 간 대화와 교류협력을 활성화해 나가자는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이날 문 대통령과 김여정 제1부부장,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은 강원도 강릉 관동하키센터를 찾아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B조 조별리그 1차전 남북단일팀과 스위스의 경기를 관람했다.

9일 저녁 6시 (한국-북한-미국)

Image copyright 뉴스1
이미지 캡션 미국 펜스 부통령과 일본 아베 총리는 문 대통령이 환영사를 마칠 때까지 입장하지 않았다. 6시 39분 경 입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9일 저녁에는 강원도 용평 블리스힐스테이에서 올림픽 개회식 리셉션이 열렸다. 이곳에서 한국, 북한, 미국, 일본 지도자들 간의 복잡미묘한 관계를 확인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펜스 부통령과 아베 총리는 문 대통령이 리셉션 전 손님맞이 행사인 '리시빙(receiving)' 행사에도 나타나지 않았고, 심지어 문 대통령이 환영사를 마칠 때까지 입장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이 건배사가 끝난 뒤 펜스 부통령과 아베 총리가 있던 다른 방으로 가서 두 사람을 리셉션 행사장으로 안내했고, 이후 아베 총리는 착석했지만 펜스 부통령은 정상들과 악수한 뒤 리셉션장을 나갔다.

단 그는 북한의 김영남과는 악수를 나누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마련한 헤드테이블이 펜스 부통령과 김영남이 마주 보고 앉게 되어 있어 자리를 피한 것이라고 봤지만, 청와대는 "미국 선수단과 6시 30분 저녁 약속이 되어 있었다"라고 부인했다.

9일 오후 3시 (한국-일본)

Image copyright 뉴스1
이미지 캡션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서로의 역사와 안보 분야에서의 입장차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9일 오후 3시 15분부터 1시간 동안 정상회담을 갖고, 위안부 문제와 북한 문제에 대한 입장차를 재확인했다.

아베 총리는 "위안부 합의는 국가 대 국가의 합의로 정권이 바뀌어도 지켜야 한다는 게 국제원칙"이라며 "일본은 그 합의를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약속을 지켜온 만큼 한국 정부도 약속을 실현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위안부 합의가 해결되지 못했다는 결정은 지난 정부의 합의 이후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과 국민들이 합의 내용을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의견 차이를 시사했다.

북한에 대해서도 아베 총리는 "북한은 평창올림픽 기간 남북대화를 하면서도 핵과 미사일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며 경각심을 세운 반면, "남북대화가 비핵화를 흐린다거나 국제공조를 흩트린다는 것은 기우"라고 답했다.

9일 오전 11시 (한국-북한-미국)

Image copyright Getty Images
이미지 캡션 천안함 기념관 방문 중인 펜스 부통령

한편 미국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평창동계올림픽 참석을 위한 한국 방문을 통해 북한의 잔학성을 알리는 데 힘썼다.

그는 9일 경기 평택시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탈북민 4명을 면담했다. 이 자리에는 북한 억류 중 의식불명 사태로 풀려나 숨진 오토 웜비어의 아버지인 프레드 웜비어도 참석했다.

펜스는 "북한의 잔인한 독재는 감옥 국가(prison state)와 마찬가지"라며 "북한 주민을 가두고, 고문하고 굶주리게 하는 정권"이라고 북한을 비판했다.

나아가 "모든 세계가 오늘 밤 북한의 매력 공세(a charm offensive)를 보게 될 것"이라며 "그러나 오늘 우리는 진실이 전해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35분 간의 면담 이후 그는 천안함기념관을 방문해 2010년 북한의 어뢰 공격을 받은 천안함을 둘러봤다.

관련 토픽

관련 기사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