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 차별: 라이언에어, 모욕당한 70대 흑인 여성에게 자리 바꾸게 해 논란

한 백인 남성이 기내에서 70대 흑인 여성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다 Image copyright Facebook/David Lawrence
이미지 캡션 한 백인 남성이 기내에서 70대 흑인 여성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다

유럽 저가 항공사 라이언에어가 기내에서 일어난 인종차별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사건은 19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공항에서 런던 스탠스테드 공항으로 가는 항공편에서 발생했다.

한 백인 남성이 70대 흑인 여성에게 인종차별적인 모욕적인 말을 계속했지만 승무원은 그에게 특별한 제지를 하지 않았다.

결국 자리를 바꿔야 했던 사람은 피해자였다.

현장에 있던 한 승객이 자신이 찍은 영상을 소셜 미디어에 올리면서 사건이 알려졌다.

네티즌들은 라이언에어가 인종차별적 언동을 한 남성을 비행기에서 내리게했어야 한다며 이 항공사를 이용하지 않겠다며 비난했다.

라이언에어 측은 뒤늦게 "이 같은 행동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영국 에섹스 경찰은 수사에 나섰다.

다리 불편한 흑인 여성에게 욕설

사용 기기에서 미디어 재생이 지원되지 않습니다
옆자리 승객이 찍은 영상

문제의 영상은 180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영상을 보면 한 백인 남성이 옆에 앉은 흑인 여성에게 "나에게 외국어로 이야기하지마, 멍청하고 추악한 계집"이라고 말한다.

다른 자리로 그 여성을 밀쳐내기도 한다.

승무원이 오자 그 흑인 여성은 자신의 딸과 같이 앉고 싶다며 문제의 남성이 정말 형편없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를 내쫓아달라고 요청하는 장면도 있다.

추후 이 흑인 여성의 딸은 허핑턴 포스트에 이 소동의 전말을 전했다.

관절염으로 거동이 불편한 어머니가 그 남성이 안쪽 자리로 들어가도록 비켜주는 데 시간이 걸렸다는 것.

현장을 촬영한 데이비드 로렌스는 BBC 라디오에 "조용한 상태에서 이륙 준비를 기다리고 있던 상황이다"며 "한 남자가 탑승해 자신의 창가 좌석으로 갔는데 이어 복도쪽에 앉은 여성에게 아주 거친 말을 했다"고 설명했다.

로렌스는 이어 "굉장히 시끄럽고 공격적인 상황이라 주시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남성은 옆좌석 여성에게 '여기서 나가라', '움직여라', '여기 앉아서는 안 된다'고 연이어 소리쳤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처음에는 승무원이 아무도 오지 않았다.

대신 다른 쪽에 앉아있던 여성의 딸이 오면서 목소리는 더욱 높아졌다.

로렌스는 "그 백인 남성이 흑인 여성을 밀치고 자기 자리에 앉았다"며 "인종차별적인 비방과 욕설이 역겨울 정도로 오갔다"고 했다.

그 흑인 여성은 자신의 어머니가 1960년대 자메이카에서 영국으로 이주해온 윈드러시 세대(Windrush Generation: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노동력을 지원하기 위해 영국에 온 카리브해 출신 이민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1주년이 되어 어머니와 함께 휴가를 다녀오는 길에 봉변을 당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허핑턴 포스트에 "내가 만약 그 남자처럼 행동했거나 아니면 다른 흑인이 그랬으면 경찰이 와서 비행기에서 당장 내렸어야 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어머니는 너무나 슬픈 상황 속에서 이런 일을 겪어 대해 정말 화가 많이 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그 승객이 비행기에서 내리지 않는 등 (라이언 에어의) 상황 처리에 대해서도 화가 나 있다"고 분노했다.

장 대처

늦게서야 달려온 라이언 에어 승무원이 그 사건을 상부에 보고하겠다고 말했으나 그 남성은 "상관없다"며 상황을 일축했다.

이후 그 흑인 여성은 승무원의 안내로 다른 자리로 옮겨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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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렌스는 "끔찍한 상황"이며 라이언에어가 "이런 상황을 통제하지 못하고 내버려 둔 부분이 "충격적"이라고 평했다.

영국 교통부 칼 터너 장관은 트위터에 "그 남성이 비행기에서 내려 경찰에 인도돼야 했다"며 "이러 행동을 간과하는 항공사에 문제 제기"를 하겠다며 트위터에 글을 남겼다.

사람들은 피해자인 흑인 여성이 자리를 바꾸는 일이 말이 안 된다며 인종차별 가해자인 남성이 비행기에서 내렸어야 했다고 비난하고 있다.

라이언에어는 BBC에 "우리는 난폭한 행동을 하는 승객을 가이드라인에 따라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고, 이런 난폭한 행동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항변했다.

이어 "우리는 이 문제를 더 심도 있게 다룰 것이며, 이런 난폭하고 폭력적인 행동을 하는 승객들에게는 탑승을 금하겠다"고 밝혔다.

에섹스 경찰은 8일 오전(현지시각) "인종적 편견에 근거한 범죄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모든 사건이 조속히 해결되길 바란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또, 라이언 에어와 스페인 당국과 긴밀히 협력해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덧붙였다.

영국 교통국은 "모든 사람은 폭력적인 소수 때문에 비행을 방해받아서는 안되며 안전하고 조용한 여행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교통국은 또 이런 상황을 대처하기 위해 어떤 조치가 취해질 수 있을지 더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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