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기저귀: 한정판 기저귀 한 장에 수십만원을 쓰는 사람들

baby wearing a reusable nappy Image copyright Cecilia Leslie / Instagram

일회용이 아닌 씻어서 다시 쓸 수 있는 '천 기저귀'를 두고는 상반된 시선이 존재한다.

비용이나 환경을 생각하면 좋은 대안이지만 막상 사용하자니 냄새도 나고 세탁 등 시간도 오래 걸리고 부담스럽다는 게 그 이유.

하지만 영국에는 천 기저귀의 장점을 찬양하며 매니아가 된 사람들도 있다. 그들에게 천 기저귀는 취미, 열정을 넘어 집착이되기도 한다.

이런 '천 기저귀 족(族)'들은 환경이나 비용 절감뿐 아니라 패션까지도 고려한다. 이들 중엔 마치 핸드백을 모으는 것처럼 천 기저귀를 모으는 사람들도 있다.

한정판 기저귀는 일반 기저귀의 거의 10배에 가까운 가격이지만 번개 같은 속도로 팔린다. SNS와 커뮤니티 역시 번성하고 있다. 대체 이들은 왜 천 기저귀에 열광할까?

'하찮은 취미가 아니에요'

Image copyright Cecilia Leslie / Instagram

네 명의 자녀를 둔 세실리아 레슬리(32)는 500여장의 천 기저귀가 있다.

조산사로 일하고 있는 레슬리는 천 기저귀 관련 SNS '인플루언서'가 됐다. 2만 2천 명이 그의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한다.

원래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고 돈을 절약하기 위해 천 기저귀를 쓰기 시작했지만 이제 천 기저귀 수집은 취미가 됐다.

Image copyright Cecilia Leslie / Instagram

"원래 천 기저귀는 전적으로 기능적인 이유로 사용하려 했지만 일단 사용해보니 예쁜 무늬를 원하게 됐어요. 온라인상에서 꽤 많은 커뮤니티에 가입했는데, 거기서 온갖 무늬가 각종 광고가 꽤 많이 올라왔어요."

"저는 한정판 기저귀도 많이 있는데, 이것들은 금방 매진되는 물건들이에요. 물건을 찾아내는 건 일종의 게임처럼 됐는데요. 저같은 경우 캐나다, 호주, 미국에서 조달해요."

"토츠보츠라는 브랜드에서 영국 조지 왕자가 태어났을 때 내놓은 한정판에 60파운드(약 9만원)를 지불했습니다. 그리고 한 번은 브랜드 범지니어스에서 나온 한정판에 160파운드(약 24만원)를 쓰기도 했고요. 그건 딱 100장만 제작된 거였어요"

Image copyright Cecilia Leslie / Instagram

"일부 브랜드는 매년 대여섯개 무늬 디자인을 들고 일 년에 두어번 컬랙션을 출시를 해요. 저는 한번 사면 모든 디자인을 사는데요. 특히 정말 맘에 드는 무늬가 있으면 같은 디자인으로 5장도 사죠."

이 정도면 기저귀 중독이라고 봐도 될까?

이에 대해 레슬리는 "그런 것 같다"며 이렇게 답했다. "저는 천 기저귀가 얼마나 멋져 보이는지에 따라 그만큼 자부심도 느껴요. 아이가 있는 사람들과의 모임에선 대화의 시작을 이끌어내기도 하죠"

남편이 자신의 기저귀 수집 취미에 대해서 어떻게 보냐고 묻자 레슬리는 남편이 "돈을 다른 곳에 더 잘 쓸 수 있지만, 이보다 나쁜 곳에 중독될 수 있는 상황보다는 낫다"고 했다고 전했다.

Image copyright Cecilia Leslie / Instagram

이렇게 많은 기저귀를 소유하면 오히려 재사용이라는 본연의 의미를 퇴색시키진 않을까?

"제 수집품에 대해서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맞아요. 제가 필요한 것보다 많지요. 하지만 저는 모두 독립 상점에서 구매했고요. 이 때문에 판매자에게도 도움이 되고요. 그리고 저는 기저귀를 모두 다 사용을 해요. 선반에 놓여있는 기저귀는 없습니다"

" 아이가 자라면 저는 이걸 팔아서 다른 엄마들이 좋은 상태의 기저귀를 가지도록 기회를 줄 겁니다. 전반적으로 긍정적이라고 봐요. 하찮은 취미가 아니에요."

Image copyright Nicola Vandenbrouck

'집착이 됐다'

17개월 된 아기가 있는 엄마 니콜라 밴덴브룩은 알록달록 천 기저귀 무늬에 매료됐다고 했다.

"전 예쁜 색깔 때문에 천 기저귀 광이 됐어요. 한번은 만화경 모양 같은 무늬를 발견하고 '와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냥 멋져 보여서 몇장을 샀어요."

그는 "관련 페이스북 그룹에 가입하고, 그때부터 집착하게 된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한 40장이 있는데 이주에 한 번 택배가 왔다고 알리는 벨리 울리면 남편이 불만을 토로하죠 '기저귀 주문 좀 그만해!'하고요."

'산후 우울증 극복에 도움 됐다'

Image copyright Zoe Davies
이미지 캡션 조 데이비스와 아들 테오

콘월의 세인트 오스텔에서 일명 '기저귀 대여점'을 운영하는 조이 데이비스는 천 기저귀를 사용하면서 산후 우울증을 극복했다고 말했다.

"새로운 무늬가 나오면 기대가 되고요. 또 보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색들이에요. 기저귀들이 쫙 진열된 걸 보면 정말 즐거워요. 정말 유익해요."

"천 기저귀 온라인 모임도 정말 힘을 주고요. 제 일상과 생각에도 실제로 도움이 됐습니다. 우울증으로 고통받는 상황 속에서도 내가 성취할 수 있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했으니까요."

'로얄 패밀리 탄생 기념 기저귀로 웹사이트 다운'

Image copyright TotsBots
이미지 캡션 1시간 반만에 매진된 '로얄 패밀리 탄생 기념 기저귀'

기저귀 제조업체인 토츠보츠의 피오나 스미스는 조지 왕자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제작한 로얄 플러시라는 기저귀 제품 반응에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당시 500장을 만들었는데 1시간 반 만에 다 팔렸고 당시 웹사이트가 다운됐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는 정상가 18파운드(약 2만 7천원)를 내보냈지만, 일주일 만에 150파운드(약 22만 5천원)를 내걸고 이베이에 올라왔다"며 놀라움을 표했다.

이어 "부모들은 새로운 게 공개가 되면 꽤 광적인 사람이 되기도 하고 웹사이트를 샅샅이 뒤지기도 하지요. 이 분들은 첫 구매자가 되어서 또 소셜 미디어에 사진을 올리고 싶어하는 분들이지요"라고 말했다.

"통상 재밌는 일로 여겨지진 않아도, 소소한 기쁨을 더하는 셈이지요."

'엄마들은 물건 확보를 하며 경쟁을 해요'

Image copyright Bambino Mio

칼리 바일리는 노스햄턴에 있는 밤비노 마이오라는 회사의 제품 책임자다. 브랜드 디자인 출시를 담당하고 있다.

"사람들은 자기 아이들이 뭘 입고 있는지 정말 신경을 써요."

"우리 회사는 현재 매년 한 가지 디자인 컬렉션을 출시하지만, 재미있는 디자인욕구는 점점 강해지고 있습니다."

바일리는 자기 회사 브랜드를 수집하는 충성도가 높은 팬층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이비 종교처럼 되기도 하지요. 많은 부모들이 한꺼번에 전체 컬렉션을 사요. 사람들은 본인들이 수집한 것들에 관해서 이야기하거나, 단종된 디자인을 요청하기 위해 글을 씁니다"라고 말했다.

Image copyright Bambino Mio

"고객들 가운데는 누가 더 많이 더 멋진 천 기저귀 컬렉션을 가졌는지, 누가 모든 종류의 디자인을 손에 넣는지 어떤 의미에서 경쟁하기도 해요. 저희가 그래서 저희는 디자인 차트를 만들었고, 사람들은 거기에 자신들이 수집한 기저귀에 체크 표시를 하지요."

"모두 수집하려면 꽤 큰 투자를 하는 것이지만 사람들은 이걸 즐깁니다."

관련 기사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