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정상회담: 김정은 위원장 방러 공식 발표

사진 출처, Lee Jae Myung
김정은 위원장이 열차를 타고 도착할 것으로 보이는 블라디보스토크역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방러를 공식화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초청으로 곧 러시아를 방문할 예정이며 양국 간 정상회담도 진행한다고 23일 보도했다.
구체적인 일정이나 회담 장소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김정은 위원장의 의전을 담당하는 국무위원회 김창선 부장과 경호 담당 관계자들이 현재 블라디보스토크에 머물고 있는 만큼 이곳에서 두 정상이 만날 것으로 추정된다.
김 위원장은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방문했던 하노이에 이어 이번에도 전용열차를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평양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 거리는 약 1200km로, 김 위원장이 탄 전용열차는 함경북도 나진을 거쳐 러시아 국경을 넘은 뒤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이동에 20시간이 넘게 걸리는 만큼 늦어도 23일 김정은 위원장이 평양을 출발할 가능성이 크다.
북한 공산대학 교수를 지낸 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는 "평양 따라서 두만강역이라고 러시아-북한 국경역에 도착할 것"이라며 "거기서 북한 기관차와 러시아 기관차가 철길이 다르기 때문에 바퀴를 바꾸는 작업을 할 텐데 빨리 잡아도 한 서너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정은 위원장은 24일 블라디보스토크의 극동연방대학에서 푸틴 대통령과의 만찬을 시작으로 공식 일정에 들어갈 전망이다.
25일 오전 단독회담을 소화한 뒤 이르면 오후부터 블라디보스토크 시내와 근교를 시찰할 가능성이 있다.
사진 출처, ALEXEY DRUZHININ
방러 일정을 모두 마친 26일에는 김 위원장은 전용열차를 이용해 평양으로 되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의 시찰 예상지로는 김창선 부장이 사전 점검한 마린스키 극장 연해주 분관, 러시아 태평양함대 사령부, 근교의 우유 공장, 초콜릿 공장 등이 거론된다.
또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2년 8월 방러 당시 방문했던 빵 공장 등을 방문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세종연구소 정은숙 선임연구위원은 러시아의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 현실적인 대안을 모색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도 지금 서방의 제재를 받고 있잖아요.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에, 그리고 시리아 전쟁에 개입했기 때문에 거기에 또 코스트가 지불돼야 하고 러시아도 어려운 상황이죠. 그래서 마음껏 북러가 손을 잡고 대미 비판을 하기 쉽지 않아요. 오히려 빵 공장, 우유 공장 시찰은 현실적으로 그냥 작은 부분에서의 경협이라도 좀 생각해볼까 이런 거 아닌가 싶어요.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으니까요."
정은숙 연구위원은 아울러 러시아는 극동지방에 대한 남북러 3자 경제협력을 바라고 있다며 하지만 현 제재 상황에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북러 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해 한국 외교부는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러시아와 한국의 목표는 같다며 이번 회담이 비핵화 협상에 기여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