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장: 일본서 개봉한 '위안부' 다큐 영화...일본인들의 반응은

미키 데자키 감독은 영화 '주전장'을 통해 위안부 문제가 '인권'의 문제임을 강조했다
이미지 캡션 미키 데자키 감독은 영화 '주전장'을 통해 위안부 문제가 '인권'의 문제임을 강조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가 일본에서 개봉했다.

일본계 미국인 미키 데자키 감독이 만든 영화 '주전장'이다.

위안부 피해자를 지원하는 활동가들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일본 극우 인사들의 목소리도 함께 담았다.

일본에서 '위안부' 관련 주제는 금기시되는 경향이 있지만, 영화 '주전장'은 개봉 첫날 매진을 기록하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BBC 코리아가 영화를 만든 미키 데자키 감독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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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 개봉한 '위안부' 다큐 영화 '주전장'

Q. 개봉 첫날, 일본 현지 반응은 어땠나

첫날 반응이 생각보다 좋았다. 일본의 한 영화 사이트에서는 관객 만족도 부분 4위에 오르기도 했다.

사실 '위안부'라는 주제는 일본에서 약간 금기시되는 주제이다. 극장에서도 위안부 관련 영화는 상영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우익 단체들의 공격이 두렵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렇게 많은 일본인들이 이 영화를 보러 오는 것 자체가 신기했다. 첫날엔 남성 관객들이 많았는데 다음날부턴 여성 관객들이 많아졌다.

어떤 관객은 영화를 본 후 "일본인이라면 우익들이 이 영화를 내리기 전에 꼭 봐야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예전에 그런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예고편만 보고 이게 우익 영화인지 좌익 영화인지 판단해서 오려고 하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안타까웠다. 영화는 양측의 의견을 모두 담고 있고 관객들이 직접 와서 보고 얻어 가는 것이 있었으면 좋겠다.

Image copyright 미키 데자키 감독 제공
이미지 캡션 위안부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영화 '주전장'은 일본 개봉 첫날, 매진을 기록하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Q.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는?

한국과 일본은 늘 '위안부' 문제를 두고 싸워왔다. 그런데 이 문제를 이야기하는 데 있어서 정보의 차가 존재한다고 느꼈다. 위안부 문제 전반에 걸친 맥락과 논란이 되는 쟁점들을 명확하게 보여줌으로써 그 차이를 줄이고 싶었다.

영화에도 나오지만 일본의 어린 학생들은 대부분 위안부 문제 자체를 잘 모른다. 역사 교과서에서 가르치지 않아서다.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가 한국이 소녀상을 어디 세운다고 하는 뉴스를 접하게 되면 사안의 맥락을 전혀 모르기 때문에 무조건 싫어하고 반감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영화를 본 한국 학생 중엔 위안부 피해자를 지원하는 일본인들도 있는지 몰랐다는 반응이 있었다. 일본 관객중엔 그동안 늘 우익의 주장만 듣다가 좌익의 얘기를 처음 듣게 됐다는 반응도 있었다.

위안부 문제가 '국가 대 국가'의 문제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이를 '인권'의 문제로 보게 되길 바란다.

Image copyright 영화 '주전장' 화면 캡쳐
이미지 캡션 감독은 우익과 좌익 양측의 인터뷰를 진행하며 느꼈던 혼란을 영화 속에 그대로 담아냈다

Q. 영화 제작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감정적인 부분이 가장 힘들었다. 우익이든 좌익이든 다들 나름대로의 확고한 신념이 있기 때문에 인터뷰 할 때마다 나를 최대한 설득하려고 했다. 얘기를 들으면서 내 마음이 혼란스러워지는 걸 느꼈고, 내가 느낀 그 혼란의 감정을 관객들도 그대로 느꼈으면 했다.

인터뷰 섭외의 경우, 의외로 우익 인사들은 흔쾌히 나섰고 좌익 인사들 섭외가 어려웠다. 아마도 그동안 우익 단체들로부터 협박을 너무 많이 받아서인 것 같았다. 나와 인터뷰를 한 어떤 단체는 과거 우익으로부터 폭탄 협박까지 받은 적이 있다고 했다.

Q. 제목이 '주전장'인 이유는?

사실 '주전장'이라는 말은 일본 우익들이 쓰는 표현이다. 위안부 문제의 '주전장'이 미국이라는 것이다. 난 이걸 좀 더 상징적으로 쓰기로 했다. 모두가 자신의 주장을 피력하기 위해 일종의 '전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했다.

영화에서 중국이나 인도네시아 등 다른 나라 위안부 문제도 조금 다뤘는데, 이 부분도 주목했으면 한다. 이 나라들은 한국만큼이나 활동가들이 많이 없어서 그런지 이슈가 덜 되고 있지만 분명 중요한 부분이다.

Q. 일본 역사교과서 문제까지도 다 다뤘는데?

애초에 왜 위안부 문제가 일본 역사 교과서에서 지워졌는지, 일본의 역사수정주의자들이 왜 역사를 바꾸고 싶어하는지에 대한 답을 찾고 싶었다. 내 생각엔 우익 단체가 교과서 문제를 이용해서 다른 어젠다를 끌어오려는 것 같았다.

더 얘기하면 스포일러가 될 테지만, 개인적으로는 미국에 책임이 있다고 본다.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미국이 두 나라를 억지로 화해시키려 했고, 문제가 더 심각해졌다고 본다.

미키 데자키 감독은 과거 일본에서 5년간 영어교사로 생활하며 느낀 '일본인의 인종차별'에 대한 영상을 올렸다가 우익단체로부터 엄청난 공격을 받았던 인물이다.

일부 우익 인사들은 영화가 완성된 후, 영화의 방향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감독에게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을 보내오기도 했다. 우익의 주장을 담은 역사학자나 교수들을 더 인터뷰하라며 비판하기도 했다.

도쿄를 비롯해 오사카, 교토, 나고야 등 일본 전역에서 상영 중인 영화 '주전장'은 연일 매진을 기록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영화 '주전장'은 오는 8월 한국에서도 개봉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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