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있는 강간범 조심해라' 노트 붙여 정학당한 여학생, 학교 상대 소송 승리

Aela Mansmann Image copyright CBS

미국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교에 있는 강간범"을 조심하라는 노트를 붙인 여학생이 정학 당하자 판사가 해당 징계를 취하시켰다.

지난 9월 미국 메인주에 있는 케이프 엘리자베스 학교에 재학 중인 15세 아엘라 만스맨이 여자 화장실에 노트를 남기자 학교 관계자는 징계를 내렸다.

해당 노트에는 "우리 학교에 강간범이 있고 우리는 그가 누군지 안다"라고 적혀있었다.

이후 다른 학생이 이 노트를 학교 관계자에게 제출했고, CCTV 등을 활용해 노트를 적은 사람 색출이 시작됐다.

지난 4일, 학교는 이 같은 행동이 교내 '괴롭힘'으로 간주된다면서 만스맨과 다른 여학생 두 명을 3일 동안 정학했다.

이에 지난 24일 판사는 이 같은 조치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고 권고했다.

여학생의 학교를 상대로 낸 소송은 아직 진행 중이다.

무슨 일이 있었나

해당 지역 교육부는 수사 과정에서 한 남학생이 노트 때문에 학교에서 심하게 따돌림을 당했고, 결국 학교까지 나오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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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만스맨이 징계까지 받게 된 문제의 노트를 보여주고 있다

CBS와의 인터뷰에서 만스맨은 노트는 누구 하나를 콕 집어쓴 것이 아니며, 강간 문화의 심각성을 알리려 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신문인 반고르데일리 뉴스는 해당 노트로 인해 "뜬소문이 일파만파 퍼졌고, 학교에 두려움이 조성됐다"면서, 해당 학교 교장인 제프리 셰드는 학생 및 관계자들과 47번의 면담을 진행했고, 학교가 위험에 노출되지 않은 것으로 결론지었다고 보도했다.

셰드 교장은 세 여학생이 좋은 취지를 가지고 이 일을 벌였을지 모르나 "옳지 못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지난 7일에는 세 학생의 정학으로 재학생 550명 중 50명이 학교 밖을 나서는 시위에 참여했다.

이번 사건으로 미국 시민자유연합(ACLU)은 메인주 포틀랜드시 학군을 고소했다.

ACLU는 여학생들이 "성범죄 피해자나 생존자와 함께하겠다는 목소리"를 낸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판결문에는 어떤 내용이 담겼나

지난 24일 정학을 취하하라고 지시한 미국 연방 지방 법원의 랜스 워커 판사는 표현의 자유와 연방법인 공립학교 내 남녀차별금지법에 기반해 정학은 최종 취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

워커 판사는 판결문에서 해당 노트가 담고 있는 내용은 "경박하거나 가짜로 쓰였다고 보기 어려우며, 여자 화장실이라는 한정된 공간에 붙여진 것으로 봤을 때 어린 여성들을 걱정하는 마음에 쓰인 것을 알 수 있다. 학칙을 어겼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적었다.

아엘라 만스맨의 어머니인 샤엘 노리스 또한 ACLU를 통해 판사의 결정에 박수를 보냈다.

"내 딸이 다른 학우들의 강간 문제에 목소리를 내고 또 그 과정에서 안전함을 느낄 수 있도록 행동했다. 내 딸이 자신의 의견을 떳떳이 밝히고 일어섰다는 것이 너무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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