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비리 혐의 기소' 네타냐후 총리 "쿠데타 시도"

이스라엘 벤야민 네타냐후 총리 Image copyright EPA
이미지 캡션 이스라엘 벤야민 네타냐후 총리

뇌물 수수와 사기, 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스라엘 벤야민 네타냐후 총리가 자리를 지키겠다는 뜻을 강하게 피력했다.

그는 자신에 대한 기소가 "쿠데타 시도"라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15분에 걸친 반박 연설에서 "거짓이 승리하게끔 두지 않겠다"며 "법에 따라 계속해서 나라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업가들로부터 금품을 수수하고 자신에 대한 긍정적 언론 보도를 위해 직권을 남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사법부와 경찰 등이 정치적 동기를 갖고 자신을 궁지에 몰아넣었다고 비판했다.

앞서 이스라엘 아비차이 멘델블리트 검찰총장은 네타냐후 총리를 기소하며 "무거운 마음으로 결정을 내렸다"면서 "그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그는 "법 집행은 선택의 문제도, 좌우의 문제도, 정치의 문제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Image copyright EPA
이미지 캡션 네타냐후 총리 지지자들이 총리관저 밖에서 기소 비판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스라엘에선 지난 4월과 9월 두 차례 총선 이후 정치적 혼란이 이어져 왔다.

앞서 레우벤 리블린 대통령은 차기 총리 후보자로 네타냐후 총리를 다시 지명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총선에서 가장 많은 의석을 확보한 베니 간츠 청백당 대표와 연립정부를 구성해야 했지만 양측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제 이스라엘 의회는 의원 가운데 차기 총리 후보자를 지명해 다시 연정을 구성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21일 리블린 대통령은 의원들에게 21일 내로 후보자를 결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이스라엘은 1년새 세 번째 총선을 치르게 될 수도 있다.

일부 정치인들은 네타냐후 총리가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는 가운데 다시 총리 후보자로 지명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Image copyright EPA
이미지 캡션 반정부 세력의 집회도 이어졌다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라이벌인 간츠 대표는 검찰 발표 직후 트위터에서 검찰과 사법부에 대한 지지의 뜻을 밝히며 "매우 슬픈 날"이라고 썼다.

멘델블리트 검찰총장은 지난 2월 네타냐후 총리를 세 가지 혐의로 기소하려 한다는 뜻을 밝혔다.

각 혐의엔 '케이스1000' '케이스2000' 등의 이름이 붙었다. 이와 관련된 최종 청문회는 지난달 열렸다. 구체적 혐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 케이스1000: 주 내용은 사기와 배임 혐의다. 네타냐후 총리는 부유한 지인들의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주류와 담배 등을 제공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네타냐후 총리는 친구 관계에서 오간 것들일 뿐이라며 수수 대가로 부정하게 행동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의혹에 얽힌 그의 지인들 역시 같은 입장이다.
  • 케이스2000: 마찬가지로 사기와 배임 혐의가 적용됐다. 검찰은 네타냐후 총리가 자신에게 호의적인 기사를 실어주는 대가로 한 언론사와 '입법 거래'를 한 정황을 포착했다. 해당 법안은 경쟁사를 약화시킬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양측은 "법안은 통과되지조차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 케이스4000: 여러 의혹 가운데 가장 심각한 것으로 꼽힌다. 검찰은 네타냐후 총리가 호의적 보도의 대가로 특정 통신업체에 유리하게끔 규제 정책을 펼쳤다고 보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정책 결정의 배경엔 전문가들의 조언이 있었다며 자신은 어떠한 대가도 받지 않았다고 맞서고 있다. 뇌물 혐의로 함께 기소된 해당 업체 대주주 역시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Image copyright Getty Images
이미지 캡션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 사상 가장 오랜 기간 총리직을 맡고 있다

이스라엘법상 검찰의 기소 여부와 상관 없이 네타냐후 총리는 계속해서 총리직을 수행할 수 있다.

유죄 판결을 받더라도 항소 절차가 끝나기 전 사임할 필요는 없다. 사건 종결까지는 수년이 걸릴 거란 예상이 많다.

이런 가운데 의회 내 네타냐후 총리 지지자들은 그에게 면책특권을 부여하는 법안 통과를 시도할 전망이다.

관련 토픽

관련 기사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