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인도 최빈층 '코로나보다 배고픔으로 죽을까봐 두렵다'

알리 하산은 자신이 일하던 가게가 문을 닫아 식량 살 돈이 없다고 했다
이미지 캡션 알리 하산은 자신이 일하던 가게가 문을 닫아 식량 살 돈이 없다고 했다

인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 25일부터 봉쇄 조처를 내렸다. 사람들은 실내에 있어야 하지만, 많은 일용직 근로자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말이다. BBC의 비카스 펜데이는 지난 24일 인도 정부의 발표를 앞두고 일용직 근로자들이 이 상황을 어떻게 맞닥뜨리고 있는지 직접 알아봤다.

인도 노이다 지역 비공식 인력시장인 레이버 촉은 평소 건설 노동자 일자리를 알아보려 모인 사람들 수백 명으로 넘쳐나는 곳이다.

델리 교외에 있는 노이다의 작은 교차로는 건설업자들이 노동자들을 고용하기 위해 찾아오는 핫스팟이다.

하지만 내가 처음 문을 닫게 된 일요일, 차를 몰고 갔을 때 거긴 매우 조용했다.

이렇게 북적이는 지역에서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를 듣는다는 것은 평소엔 상상도 할 수 없었다.

믿을 수가 없었다.

이윽고 한 무리의 남성들이 구석에 모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

나는 걸음을 멈추고 안전거리를 유지하며 그들에게 봉쇄 조치를 따를 것이냐고 물어봤다.

우타르프라데시주 반다(Banda)에서 온 라메쉬 쿠마르는 "우리를 고용할 사람이 아무도 없으리라는 걸 알고 있지만 기회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나는 매일 600루피(약 9800원)를 벌고 있으며 5명을 먹여 살려야 한다. 며칠 안에 식량이 떨어질 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위험성은 알지만 아이들이 굶주리는 걸 볼 순 없다."

다른 일용직 근로자도 수백만 명도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지난 24일 저녁에 발표한 봉쇄 조치는 이들에겐 앞으로 3주 동안 소득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기간에 식량이 바닥날 수도 있다.

인도에서 확진 사례는 500건이 넘으며 최소 10명이 사망했다.

이미지 캡션 인력거꾼으로 일하는 키산 랄은 지난 4일 동안 돈을 벌지 못했다

북쪽의 우타르프라데시, 남쪽의 케랄라, 그리고 수도 델리를 포함한 일부 주 정부는 쿠마르와 같은 노동자들에게 현금 지원을 약속했다. 모디 총리 정부는 또한 봉쇄로 피해를 입은 일용직 근로자들을 돕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여기엔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

국제노동기구(ILO)에 따르면, 인도 노동력의 최소 90%가 비공식 부문에 고용돼 있는데, 이들은 경비원, 청소부, 인력거꾼(릭샤), 거리 상인, 날품팔이 같은 일을 하고 있다.

대부분은 연금, 병가, 유급 휴가 같은 사회 보험에 접근할 수 없다.

많은 이들이 은행 계좌를 가지고 있지 않고, 일상 생활을 현금에 의존한다.

인도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다른 지역에서 온 이주 노동자들이다.

일자리를 찾기 위해 떠돌아다니면서 어떤 지역에 오랫동안 정착해 살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우타르프라데시주 아킬레스 야다브 전 주지사는 "역대 정부 중에서 이와 같은 문제에 직면했던 정부는 없었다"며 이러한 어려움이 크다고 했다.

"상황이 매일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모든 주 정부가 번개처럼 신속하게 행동해야 한다. 우리는 큰 마을에서 부엌을 활성화해서 필요한 사람들에게 음식을 전달해야 한다. 누가 어느 주에서 왔는지에 관계없이 현금이나 쌀, 밀 등을 나눠줘야 한다"

이미지 캡션 이 구두 수선공은 왜 기차 운행이 멈췄는지 알지 못한다고 했다

야다브 전 주지사는 인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우타르프라데시주를 특히 걱정하고 있다. 여기엔 약 2억2000만 명이 산다.

"우리는 바이러스의 지역사회 전파를 막기 위해 국민들에게 다른 도시로의 이동을 막아야 한다. 식량 안보도 보장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위기에 처하면 자신의 고향으로 몰려간다."

우타르프라데시주 최고 책임자인 요기 아디탸나스는 다른 주에서 온 사람들을 면밀히 살피고 있으며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은 모두 주 정부 지원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 철도는 현재 3월 31일까지 모든 여객 서비스를 중단했다.

그러나 지난 23일 운행 정지 바로 며칠 전, 수십만 명의 이주 노동자들이 델리, 뭄바이, 아메다바드와 같이 코로나19가 발병한 도시에서 우타르프라데시와 비하르 주에 있는 마을까지 만원 열차를 타고 이동했다.

이는 지역사회 전염의 위험을 고조시켰고 전문가들은 향후 2주가 인도로서는 가장 위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고향으로 돌아갈 여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북부 알라하바드에서 인력거꾼으로 일하는 키산 랄은 지난 4일 동안 돈을 벌지 못했다고 말했다.

키산 랄은 사용하지 않은 인력거 옆에 누워 있었다.

"가족을 먹여 살려야 한다. 정부가 언제 어떻게 우리에게 돈을 줄지 모르지만, 우리를 지원해 줄 거란 말을 들었다"

가게에서 청소부로 일하는 그의 친구 알리 하산은 음식을 살 돈이 다 떨어졌다고 말했다.

"가게는 이틀 전에 문을 닫았지만 나는 돈을 받지 못했다. 언제 가게 문이 열릴지 모르겠다. 나는 매우 두렵다. 가족이 있는데 어떻게 먹여 살려야 하나."

인도에서 수백만 명은 소규모 사업을 한다. 본인과 같은 부류의 사람들을 고용해 거리에서 장사하는 경우가 많다.

델리에서 작은 요거트 음료 가게를 운영하는 모하메드 사비르는 하계 기간에 사업 확장을 기대하며 최근 두 명을 고용했다고 한다.

"이제 나는 그들에게 돈을 지불할 수 없다. 돈이 없다. 우리 가족은 마을에서 농사를 지어서 돈을 약간 번다. 하지만 올해 농작물이 우박으로 피해를 입어서 나만 바라보고 있다."

"정말 무력감을 느낀다. 코로나바이러스보다 배고픔으로 우리 같은 사람들이 죽을 수도 있을까봐 우려스럽다."

이미지 캡션 모하메드 사비르는 직원들에게 임금을 주기가 어려운 형편이다

인도 유명 관광지들도 문을 닫아서 관광업에 종사하는 이들도 타격을 입었다.

델리의 상징물 인도 게이트에서 사진작가로 일하는 테즈팔 카시압은 이렇게 급격하게 일거리가 감소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 2주간 상황이 좋지 않았다. 심지어 폐쇄되지 않았을 때도 말이다. 관광객은 거의 없었다. 이제 마을로 돌아가지도 못하고 일조차 할 수 없게 됐다"

그는 "나는 이곳 델리에 갇혀 우타르프라데시에 있는 마을에 있는 가족을 끊임없이 걱정하고 있다"고 했다.

우버나 올라 같은 공유 택시 서비스 기사들도 피해를 보고 있다.

델리에 있는 항공사 직원들을 위해 택시를 운전하는 조깅더 쵸리는 "정부가 나 같은 사람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구제안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붕쇄 중요성을 이해한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위험하고 우리는 스스로를 보호해야 한다. 하지만 몇 주 동안 계속되면 가족을 어떻게 부양할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미지 캡션 사진작가로 일하는 테즈팔 카시압은 이렇게 급격하게 일거리가 감소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어떤 이들은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들어본 적도 없다.

이름을 밝히기를 꺼린 한 구두 수선공은 "몇 년 동안 알라바드의 철도역에서 사람들의 신발을 닦았는데 지금은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왜 여행을 중단했는지도 모른다고 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르겠다. 요즘 역에 오는 사람이 많지 않다. 일부 통행금지 조치가 내려진 건 알지만 왜 그런지 모르겠다"

그러자 같은 곳에서 물을 파는 비노드 프라자파티가 대화에 끼어들었다.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서는 모든 걸 알고 있다. 아주 위험해고 전 세계가 고전하고 있다. 여유 있고 머물 곳이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안에 있다. 하지만 우리 같은 사람들은 안전과 배고픔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무엇을 선택해야 하나?"

추가 보도 및 사진: 알라하바드의 비베크 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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