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거북: 섬에서만 사는 대형거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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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갈라파고스 거북

무시는 금물. 발은 느릴지라도 상황 판단만은 놀랍게도 빠른 동물이 바로 코끼리거북이다.

오해

코끼리거북은 섬에서만 살까? 등껍질의 주름을 보고 나이를 알 수 있을까?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 사는 생물? 찰스 다윈이 생각보다 빨라서 놀랐다는 그 동물?

진실

원래 코끼리거북은 섬뿐만 아니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세계 곳곳에 살았다고 한다. 알에서 부화하는 것을 보지 않고, 등껍질만 봐서는 보고 나이를 알 수는 없다. 생각보다 빠르다? 아니다. 엄청 느리다. 다윈을 보고 놀라 부리나케 도망가는 중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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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코끼리거북이 풀을 먹고 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거북이인 코끼리거북은 인도양 세이셸 섬이나 태평양 갈라파고스 섬에서 찾아볼 수 있다. 갈라파고스 코끼리거북은 경우 평균 껍질 둘레가 100cm에 달한다. 이들의 덩치가 왜 이렇게 커졌을까? 섬에 살아서일까? 일부 교과서에서는 그들의 섬 생활이 체구에 영향을 줬다고 하지만, 진실은 다르다.

섬 생활과 체구과 무관하다는 실은 화석의 외형 조사를 보면 알 수 있다. 코끼리거북의 등껍질 화석이 섬 외의 대륙에서도 발견됐다. 예를 들어 미국 남부와 중앙아메리카 부근에는 불과 1만2000년 전 멸종한 '남동부 코끼리거북(Hesperotestudo crassiscutata)'이 존재했다. 남동부 코끼리거북은 '괴물 거북'이라 불렸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덩치를 자랑했다.

호주 퀸즐랜드에도 거대한 거북이 존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언'이라는 이름을 가진 '거대 닌자 거북(Ninjemys oweni)'이다. 인기 미국 만화 '닌자 거북이'를 따서 만든 이름이다.

이 밖에도 코끼리거북의 어머니라고 불리는 '시왈리크 코끼리거북(Megalochelys atlas)'이 있다. 시왈리크는 지금의 인도 북부 푼잡(Punjab) 지역에 해당한다. 몇만 년 전까지 이곳에 살았다고 알려진 시왈리크 코끼리거북의 크기는 갈라파고스 거북의 크기의 무려 2배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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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알다브라 코끼리거북이 그 무게를 뽐내고 있다

이 많은 코끼리거북들은 대체 어디로 사라진 걸까? 최근 국제자연보호연합에서 실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코끼리거북은 중형 거북이나 소형 거북보다 더 심각한 멸종 위기에 시달리고 있다.

거북류연구재단 앤더스 로딘 소장과 그의 동료들은 "이들처럼 느리고 위협적이지 않은 동물은 눈에 띄곤 한다"라고 말했다.

코끼리거북들이 물이나 음식 없이도 살아남는 데에 유리한 몸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점도 오히려 해가됐다. 인간과 같은 포식자들의 입장에서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 훌륭한 영양분이란 뜻이기 때문이다.

로딘 소장은 거북이를 고대시대의 '통조림 음식'에 비유했다. 초기 인류는 거북이 등껍질을 돌로 만든 '통조림 따개'로 열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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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알타스 거북의 실제 크기 모형

코끼리거북가 아직까지도 세이셸 섬이나 갈라파고스 섬에서 살아 있는 유일한 이유는 인류가 그 섬을 비교적 늦게 발견했기 때문이다.

코끼리거북들은 고립된 섬에서 죽지 않고 오랫동안 살아온 탓에 현대인들에의 잃어버린 과거와의 연결점으로 받아들여지곤 한다.

실제 코끼리거북의 수명은 어떻게 될까?

거북의 수명은 등껍질에 새겨진 물결을 보면 알 수 있다는 소문을 들어봤을 것이다. 애석하게도 그 소문은 거북이 태어난 지 처음 1~2년에만 유효하다. 다 커버린 거북의 수명은 등껍질을 보아도 가늠할 수 없다.

수명을 가늠하는 유일한 척도는 그 태생을 기록해두고 시간을 재는 것 뿐이다. 이 방법으로 거북의 수명을 재어본 결과, 150년 이상을 사는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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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코끼리거북은 생각보다 똑똑하다

코끼리거북은 분명 빠르지는 않다. 하지만 진화론의 창시자 찰스 다윈은 1835년 갈라파고스에서 그들이 생각보다 빠르다고 놀란 것으로 기록됐다.

그는 "한 마리의 아주 큰 코끼리거북이 60 야드를 10분에, 360야드는 1시간에 가고 있다. 이 속도라면 잠깐의 휴식을 취하고도 하루에 6.4km를 걸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최근 연구자들이 추적기를 도입해 갈라파고스 거북의 움직임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기록한 결과 다윈의 설명과는 달리 거북이들은 먼 곳으로 이동하지 않고 좁은 구역 내에서 움직이기만 한 것으로 드러났다.

동물연구단체인 '갈라파고스 거북 운동생태연구 프로그램'의 스테판 블레이크 연구원은 "이곳의 거북이들은 하루에 2km 이상 움직이지 않는다. 다윈은 아마 거북이들을 쫓고 있던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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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알다브라 코끼리거북이 수영을 하고 있다.

코끼리거북이 다윈이 말했던 것보다 느릴지라도, 사람들이 상상하는 것보다 똑똑한 것으로 보인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 붉은다리 거북(갈라파고스 거북의 가까운 친척)' 머릿속에 지도를 그리고 그 안에 지형지물을 활용해 길을 인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그들은 다른 거북들의 시선을 쫓기도 한다. 인간에게는 당연한 인지활동이지만 동물에게서는 흔히 찾아보기 힘든 행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