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작가 서밤: "이 고통은 죽음이 아니라 살면서도 끝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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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병을 그리는 작가: 서밤

누구나 살면서 한번은 아프다. 성인 4명 중 1명은 정신질환으로 아프다.

그러나 주변을 둘러보면 다들 괜찮아 보인다. 다들 행복해 보인다.

털어놓기 쉽지 않은 정신질환을 전국민에게 고백한 유명인들이 있다. BBC 코리아는 래퍼 스윙스, 웹툰 작가 기안84에 이어 '서늘한 여름밤에 내가 느낀 심리학 썰' 그림 일기의 작가, 서밤을 만나 정신질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아래는 키워드로 정리한 서밤의 이야기.

서밤

이미지 캡션 '서늘한 여름밤의 내가 느낀 심리학 썰' 작가 이서현

"서늘한 여름밤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는 작가이자 에브리 마인드 심리상담 센터에서 기획자로 일하고 있는 이서현입니다.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때로는 사람들이 심리 상담이나 정신 건강 서비스에 접근하는 걸 굉장히 어려워해서... 그런 것에 대한 편견이나 아니면 심리상담이 어떤 것인지 전달하는 내용을 그리고 있습니다."

야, 나 안 미쳤어!

Image copyright 작가 페이스북 페이지
이미지 캡션 안 미쳐도 돼

"제가 심리상담을 한번 받아보라고 주변 사람들에게 얘기하면 정색을 하며 '나 정상이야, 나 안 미쳤어' 라고 말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꼭 미치지 않아도 상담이나 전문가를 찾아갈 수 있고, 또 그 '미쳤다'라는 말 안에 내포된 부정적인 뉘앙스가 결국 많은 사람들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고 생각해요."

내가 우울해서 남에게 폐가 되진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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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과도한 죄책감도 우울증의 증상이다.

"우울증이 있는 분들 중에 그런 죄책감을 가진 분들이 많아요. '내가 우울해서 남에게 폐가 되진 않을까?' 근데 저는 지금 우울증을 갖고 계신 분들은 그런 생각을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왜냐하면 우울증의 증상 중 하나가 불필요한 죄책감을 가지는 것이거든요. 그런 마음도 증상 중에 하나일수도 있고, 제일 중요한 것은 자신의 마음을 돌보는 거지 아픈 사람이 남까지 챙길 순 없잖아요. 지금은 주변에서 돌봄을 받고 자기를 충분히 챙겨야 할 때기 때문에, 그런 걱정 대신에 자기 자신을 충분히 챙기고 치료를 받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심리상담이 필요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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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필요할까 라는 의문이 든다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심리상담 혹은 모든 정신건강 서비스에 대한 허들이 굉장히 높은 곳이에요. 그런 사회 분위기 속에서도 자기 마음 안에 '나도 심리상담이 필요할까' 라는 마음이 피어났다는 것은 필요하다는 거에요. 그래서 본인 마음 안에 그런 질문이 들 때 반드시 전문가를 만나셨으면 좋겠어요."

책만 너무 많이 보는 환자들

"정말 많은 분들이 책만 너무 많이 보세요. 전문가를 만나서 도움을 빨리 받아야 하는데 책을 보다가 시간을 너무 많이 허비하시는 거에요. 동네에 있는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가는건 사실 감기 걸렸을 때 내과 가는 것만큼이나 허들이 낮아야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지역에 있는 정신건강 서비스를 활용하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우울증의 다양한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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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항상 슬픈 얼굴은 아니다

"사람들이 보통 우울증이라고 하면 항상 슬픈 표정만 짓고 있을 거라고 짐작하는데 사실 우울증을 겪고 계신 많은 분들이 웃기도 하고 때로는 짜증을 내기도 하고 굉장히 다양한 면면들을 나타내거든요. 그런걸 그렸을 때 사람들이 '아 진짜 나도 그렇다'라고 하시고 '너가 무슨 우울증이냐'는 소리를 듣는데 사실은 이렇게 다양한 모습이 있다는 것을 알려줘서 고맙다라고 하시더라고요."

이야기하면 더 악화된다?

"자살에 대해 이야기하면 더 자살을 할까?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아니에요. 우울해 보일 때, 자살 위험이 있을 것 같을 때 물어보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냥 물어보는 거에요. '너 죽음에 대해 생각해본적 있니? 너 우울하니?' 또 그런 질문을 받았을 때 제일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런 질문을 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인터넷에서 만나는 심리상담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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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서늘한 여름밤의 내가 느낀 심리학 썰

"인터넷에 심리상담 광고가 굉장히 많이 떠요. 아직까지 한국에서는 심리상담이 면허가 아니고 자격이기 때문에 누구든지 '오늘부터 내가 심리상담가다'라고 하면 심리 상담을 할 수 있는 그런 이상한 나라에요. 그래서 사실 자격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분들이 상담을 하시는 경우도 상당히 많아요. 소비자 입장에서는 어떤 상담사가 제대로 된 상담사인지 알기 힘들기 때문에 제대로 된 정보를 알고 상담을 받는게 저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10대와 20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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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그냥 두면 둘수록 평생동안 재발 될 수 있거든요."

"10대, 20대는 우울증과 조울증이 발병하기 정말 좋은 연령대에요. 근데 학교에서나 어디서나 이걸 말해주는 사람이 없어요. 정말 많은 10대와 20대가 자살시도를 하고 자해를 하는데, 이게 괜찮은건 아니지만 치료 받을 수 있고 나을 수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곳이 없다는 게 저는 너무 안타깝더라고요. 그래서 혹시 '내가 너무 우울하다, 죽고 싶다'라고 한다면 꼭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셨으면 좋겠어요. 왜냐하면 이게 초반에 발견하면 발견할수록 치료가 쉽고, 그냥 두면 둘수록 평생동안 재발 될 수 있거든요."

편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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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편견과 낙인.

"일단 편견에 대해서는 저는 그건 진짜 저 뿐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싸워나가야할 주제라고 생각해요. 아플 때 병원에 가고 전문가를 만나는게 다른 분야에서는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잖아요. 내가 충치가 있는데 '치과 치료를 받은 사람이라고 낙인이 찍히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 때문에 치과를 안가고 썩게 방치해둔다는 것은 말이 안되는데, 정신건강에서는 그런 일들이 정말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죠."

고통은 살아서도 끝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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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끝날 것

"그래서 누구 한명이라도 '나도 우울증이 있었고 치료를 받았는데 훨씬 더 나아졌더라. 너가 지금 겪고 있는 이 고통은 죽음이 아니라 살면서도 끝낼 수 있다'라고 이야기 해주는 게 참 중요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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