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착륙: '문워킹'을 하는 기분은 어떨까? 달에 간 사람들 이야기

달의 표면 Image copyright NASA
이미지 캡션 달 위를 걸어본 12명의 우주비행사는 모두 미국인이다

아폴로 17호. 현재까지 미국이 달에 마지막으로 보낸 이 우주선은 1972년 12월 7일 자정 직전 출발하였다. 우주비행사들은 3일 동안 달의 표면에서 표본을 체취하고 실험했다.

중국이 2030년까지 달 착륙을 목표로 삼았다지만 아폴로 17호 이후로 수십 년 동안 달을 걸어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5월 26일(현지시간) 우주비행사 앨런 빈이 사망했고 이제 달 위를 걷는 느낌이 어떤지 들려줄 사람은 지구상에 4명밖에 안 남았다.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찰스 듀크 (1935년 10월 3일 생)

Image copyright AFP
이미지 캡션 찰스 듀크는 달 위를 걸은 최연소 우주비행사다

닐 암스트롱이 인류 최초로 달에 첫발을 내딛었던 아폴로 11호 비행 당시 찰스 듀크는 통신담당요원이었다.

6억 명의 텔레비전 시청자들이 들었던 관제실 목소리의 주인이 바로 찰스 듀크.

아폴로 11호의 이글호가 달에 성공적으로 착륙했다는 메세지에 듀크가 남부 사투리로 보낸 답신은 유명하다. "살떨려 죽는줄 알았어. 드디어 한숨 돌리네."

몇 년 뒤 찰스 듀크는 직접 우주선에 탑승한다.

달 착륙선 조종사 자격으로 달의 울퉁불퉁한 표면을 조사하고 표본을 채취하게 된 듀크는 1972년 아폴로 16호 비행을 앞두고 자녀들에게 물었다. "나랑 같이 달에 갈래?"

가고싶다고 대답한 아이들을 위해 듀크는 가족사진을 달에 가져가기로 약속했다.

"사진을 [거기에] 두고 오는 건 예전부터 계획했던 것이에요." 듀크는 2015년 비지니스 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아이들에게 내가 정말 달에 사진을 두고 왔음을 보여주고 싶어서 사진을 떨어트렸죠."

Image copyright NASA
이미지 캡션 아폴로 16호 비행 후 찰스 듀크를 포함한 승무원은 1972년 5월 16일 태평양에 귀환했다

1999년 듀크는 미국항공우주국(NASA)과의 인터뷰에서 월면차를 운전해 달 표면을 가로질러 가는 경험에 대해 이야기 했다.

"사진을 찍으면서 우리가 지나가는 표면을 묘사하고 있었어요. 정말 멋진 차였죠. 사륜구동 전동차였는데 25도 각도의 경사면을 오를 수 있었어요."

"아무리 멀리 내다봐도 보이는 건 달 표면뿐이었어요. 대단한 광경이었죠. 후회되는 한 가지를 꼽으라면 차에 탄 사람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충분히 담지 못했다는 거예요."

데이비드 스콧 (1932년 6월 6일 생)

Image copyright NASA
이미지 캡션 "예술가나 시인만이 우주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다." - 데이비드 스콧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서 태어난 데이비드 스콧은 미공군을 졸업한 후 1963년 NASA에 입사했다.

우주를 세 번 비행한 스콧은 아폴로 15호 선장이었으며 달 위를 걸어본 7번째 우주인이었다. 또한 달 위에서 최초로 운전을 해본 사람이자 지구의 궤도를 혼자 비행한 마지막 미국인이다.

Image copyright NASA
이미지 캡션 1971년 아폴로 15호 비행 당시 월면차 옆에 서 있는 데이비드 스콧

스콧은 저서 <달의 양면(Two Sides of the Moon)>에서 "깜깜한 하늘 위에 지구가 떠 있는 곳을 항해 손을 들던 기억이 나요"라고 회상한다.

"장갑을 껴 뻣뻣한 엄지손가락이 수직으로 세워질 때까지 팔을 천천히 올리면 지구가 시야에서 완전히 가려졌죠. 작은 움직임 하나로 우리가 사는 행성이 사라진 거에요."

사람들은 데이비드 스콧에게 달 위 경험에 대해 자주 물어본다고 한다.

"달의 장엄한 풍경에 대해 설명해 주죠. 층층이 싸인 화산 용암이나 암벽 안에 박혀 반짝이는 수정체의 아름다움도요."

"예술가나 시인만이 우주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어요."

해리슨 슈미트 (1935년 7월 3일생)

Image copyright AFP
이미지 캡션 해리슨 슈미트는 마지막으로 달에 발을 디딘 아폴로 우주비행사다

뉴멕시코주 샌타리타에서 태어난 해리슨 슈미트는 동료들과 조금 다른 배경이 있다.

지질학자였던 슈미트는 공군이 아니라 천체지질학자로 근무하며 NASA 우주비행사들의 지질답사를 지도했다. 과학자 출신의 슈미트가 NASA 우주비행사가 된 건 1965년이었다.

슈미트는1971년 8월 마지막 달 탐사 임무인 아폴로 17호에 조 잉글 대신 달 착륙선 조종사 자리를 배정받는다. 그리고 1972년 12월 유진 서넌 선장과 함께 달에 착륙한다.

이들이 촬영한 '푸른 구슬' 사진은 역사상 가장 많이 공유된 사진으로 꼽힌다.

Image copyright NASA Johnson Space Center
이미지 캡션 '푸른 구슬'

2000년 NASA와의 인터뷰에서 슈미트는 달에 비친 빛 덕분에 세세한 부분까지 잘 볼 수 있었다고 한다.

"그랜드 캐니언보다 깊은 계곡을 보았죠. 양쪽에 펼쳐진 산은 1800-2000m 정도로 높았고 길이는 56km 었어요. 우리가 착륙한 곳의 폭은 6km나 되었죠."

우주의 칠흙 같은 어두움엔 적응하기 힘들었다고 해리슨은 말한다.

"우주에서 찍은 사진을 인화하는 데 제일 큰 어려움은 완전한 까만색을 표현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여러분이 보는 사진에는 배경에 푸른색이 조금 포함되었어요. 달에서 보는 것 처럼 완전한 검정색 하늘과 대조되는 색을 사진으로 경험할 수는 없어요."

에드윈 (버즈) 올드린 (1930년 1월 20일생)

Image copyright NASA
이미지 캡션 버즈 알드윈은 사람들이 화성에 걸을 수 있는 날이 오리라 말한다

뉴저지주에서 태어난 버즈 올드린은 1963년 NASA 우주비행사가 되었으며 1969년 아폴로 11호 비행에 참가했다. 아폴로 11호는 처음으로 달에 착륙한 유인 우주선이다.

달에 첫발을 내딘 닐 암스트롱 다음으로 몇 분 뒤 우주선에서 내린 이가 바로 올드린이었다. 둘은 달의 표면에서 총 21시간 36분을 보냈다.

올드린이 조종했던 달 착륙선 이글은 '고요의 바다'라고 불리는 지점에 착륙했고 이들은 같이 달 표면을 탐사했다.

닐 암스트롱이 찍은 사진 중 올드린이 이글호에서 내리는 모습과 달 위를 걷는 모습은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1998년 미국 대형 출판사에서 올드린은 달의 표면이 여러 가지 조약돌과 바위, 암석이 굴러다니는 어두운 회색의 "하얀 가루 같은 먼지"와 같았다고 말했다.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엄청난 속도에서 받은 충격으로 기화되었다 응결된 미세한 바위 알갱이들임을 알 수 있어요."

알드윈은 달에서의 경험을 "장엄한 황량함"이라고 표현했다. 위대한 업적이라 장엄하고 생명체가 없기에 황량했단다.

또 올드린은 "가장 재밌고 신나고 힘들면서도 보람있는 우주비행 경험의 하나"로 무중력 상태를 들었다.

"탱탱함과 불안정감이 없는 트램펄린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돼요."

달에 다녀온 뒤로 올드린은 입버릇처럼 말한다. "화성에도 사람을 낼 날이 옵니다."

관련 토픽

관련 기사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