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스코이호: 보물선이 발견된 경우, 소유권은 누구에게 있을까?

스페인 선박 메르세데스에서 인양된 동전 Image copyright AFP
이미지 캡션 스페인 선박 메르세데스에서 인양된 동전

국내 한 회사가 1905년 러·일 전쟁 때 침몰한 러시아 군함 '돈스코이호'를 찾았다고 주장하면서 해저 보물선에 대한 관심이 크다.

돈스코이호에 백조원이 넘는 가치의 보물이 실려 있었다는 소문이 있었기 때문이다.

학계에서는 돈스코이호가 실제 '보물선'이었을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하지만 누군가가 보물선을 찾을 경우, 소유권은 누구에게 있을까?

찾은 자와 원래 배의 소유자, 배가 침몰한 나라와 원래 배가 속했던 나라 중 누구 손에 들어갈까?

돈스코이호는 바다속 수천 개의 난파선 중 하나다. 이 때문에 많은 해저 고고학자들과 보물탐험가 난파선을 찾고 있다.

이미지 캡션 해저에서 촬영된 산호세 호에 실린 유물

왕께 바칠 금은보화

3백 년 전 영국 함대가 침몰시킨 스페인의 대형 범선 산호세 호에 관한 새로운 사실이 지난 6월 드러났다.

바로 이 배가 남미 식민지에서 모은 금은보화를 스페인으로 가져가고 있었다는 사실. 스페인 국왕 펠리페 5세가 왕위 계승 전쟁에 쓰려던 자금이었다.

콜롬비아 정부가 카르타헤나 인근에서 이 배를 발견했다고 처음 발표한 지 2년 만에 새로 나온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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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콜롬비아 카라트헤나 인근에서 산호세 호가 발견되었다

지난해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은 "콜롬비아뿐 아니라 세계 문화 역사와 과학사의 새로운 장을 열 것"이라고 말하며 발굴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해양고고학자들은 무인 잠수정을 이용해 수중 조사를 진행해 지금까지 알아낸 정황을 발표했다. 일각에서는 이 배의 가치를 수십억 달러 규모로 추정하며 역사상 가장 값비싼 보물선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다양한 이해관계

보물사냥에 대한 규율은 국제적으로 이미 합의되어 있다.

하지만 사우스햄튼 대학교의 고고학자이자 변호사인 로버트 매킨토시는 실제 난파선 보물의 주인은 국제법에 따라 당사국 간의 협상을 통해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는 "다양한 이해관계가 엇갈린 여러 나라와 단체들이 경쟁하기 때문에 법도 다양하게 적용된다"며 "이 문제는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발견된 난파선의 선주가 따로 있더라도 발굴된 지점이 다른 나라의 해역에 포함되면, 소유권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때려잡은 숫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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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산호세 호는 영국 함대가 침몰시켰다

해양고고학자 피터 캠밸은 "바다는 지구에서 가장 거대한 박물관"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보물선 탐사는 큰돈이 오가는 비즈니스다. 그리고 난파선에 실린 보물은 발굴되기 전부터 평가 가치가 치솟기도 한다.

그러나 캠밸에 따르면 해양 발굴에 든 비용이 실제 발견되는 유물의 가치보다 높아질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산호세 호의 보물 가치를 170억 달러로 추정한다. 2015년 콜롬비아 정부가 처음 발표했을 때는 해당 가치를 10억에서 100억 달러로 평가했다.

캠밸은 170억 이란 숫자는 '때려잡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즉, 어디서 나온 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산호세 호의 어마어마한 경제적, 문화적 가치에는 동의한다.

법적 해석 다양해

2001년 유네스코 수중문화유산 보호협약은 해저 탐사 시 지켜야 할 원칙과 유적 보존 및 현장 관리 인원들의 자격 요건을 규정한다.

수중문화유산을 관리하는 유네스코 관계자들은 보물선 소유 다툼에 개입할 수 있다고 BBC에 밝혔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그런 요청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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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스페인 선박 메르세데스에서 인양된 동전

어떤 배를 소유한 국가는 그 배가 침몰했다 하더라도 나중에 그 배의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다. 아울러 난파선이 해저에 수백 년 동안 방치되었어도 그 배의 주인은 침몰 전 선주가 된다.

박물관 전시를 위해서 한 나라가 다른 나라로 배의 소유권을 양도하는 경우도 있다.

매킨토시에 따르면 국제법에 따르면 해역의 주권을 가진 나라가 영해 내 모든 것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다. 난파선의 발견 위치가 공해일 경우 법적 해석이 달라지기도 한다.

'주권 면책(sovereign immunity)'이라는 것도 있다. 보물선이 발견되었을 때 이 배가 처음 등록된 나라가 다른 국가가 주권을 행세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매킨토시에 따르면 군함이나 정부 운영 선박처럼 공공 목적으로 운영되는 배들이 주로 행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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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메르세데스 호에서 발견된 유물

일례로 2009년 스페인 선박 메르세데스 관련 분쟁이 있다.

미국의 보물 탐사 회사인 오딧세이 마린 익스플로레이션이 스페인 선박 메르세데스를 발견했다. 이 회사는 지중해의 지브롤터 지역에서 17톤의 동전을 인양해서 미국으로 가져갔다. 하지만 이후 50만 개의 동전과 유물을 스페인 정부에 다시 돌려줘야 했다.

오딧세이는 난파선이 공해상에서 발견되었다는 점을 고려해 소유권을 주장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스페인은 선박에 실린 화물과 동전에 대한 소유권을 포기한 적이 없었고 이는 국가 유산의 일부라고 반박했다.

선박에 실린 화물의 원산지에 따라 소유권 다툼이 더 복잡해질 수 있다. 오딧세이와 메르데스 난파선의 경우, 페루 정부가 미국 법원에서 별도로 소유권을 주장했다. 선박에 실린 금은보화가 스페인의 식민지였던 페루 현지 광산에서 발굴되어 화폐로 제작되었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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