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게임: ‘게임 덕분에 수술 실력이 늘었어요’

외과 수련의 사이드 프로기(오른쪽)와 외과 전문의 파리드 프로기 형제는 비디오 게임 덕을 톡톡히 봤다 Image copyright SAIED FROGHI
이미지 캡션 외과 수련의 사이드 프로기(오른쪽)와 전문의 파리드 프로기 형제는 비디오 게임 덕을 톡톡히 봤다

외과 수련의 사이드 프로기는 여가에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와 '할로' 같은 비디오 게임을 즐긴다.

그는 게임 화면 앞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전공에 방해가 되기보다 오히려 수술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앞서 영국 임페리얼 대학의 로저 니본 교수는 의대생들이 비디오 게임 때문에 손가락으로 휴대폰 화면을 좌우로 넘기는 데만 사용해 수술 실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프로기를 비롯한 다른 의사들의 생각은 다르다.

이들은 실제로 비디오 게임을 통해 손재주가 향상되고 반응 시간이 단축되며, 집중력도 좋아졌다고 한다.

즉, 오히려 게임이 외과 의사들에게 수술 전 "워밍업" 훈련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프로기도 게임을 하면서 집중력이 높아졌다고 한다.

"예를 들어 복강경 수술 때 눈은 화면에 집중하는 동시에 손을 움직여야 한다"며 마치 수술이 "게임 콘솔을 가지고 축구를 할 때와 비슷하다"고 프로기는 설명한다.

보지 않아도 손이 버튼의 위치를 기억하고 게임을 하는 원리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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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필드 병원의 마취 및 중환자 담당자 라빈 초드허리는 게임으로 "더 능숙해졌다"고 한다.

그는 비디오 게임을 통해 손과 눈의 조합이 개선됐고, 이는 화면을 보며 원격 치료를 하는 현대 의학에선 유용한 기술이라고 덧붙였다.

초드허리는 "맹장 절제술의 경우 복부에 삽입한 카메라를 밑으로 움직이면 화면상에는 위로 움직이는 거로 보이죠. 제가 보이는 쪽에서 오른쪽으로 이동하려면 카메라는 실제론 왼쪽으로 움직여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는 "직감으로 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스마트폰으로 단축된 반응 시간

물리 치료사인 애슐리 제임스는 보편화된 스마트폰이 학생의 손재주에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은 "거의 증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그런 연구 결과는 없다"고 말하면서 "그의 (니본 교수) 주장이 일리는 있지만, 실제 사실이나 증거에 기반했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덧붙였다.

100명의 의대생을 휴대폰 문자를 자주 사용하는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으로 나눠 실험한 연구가 있다.

제임스는 이 실험 결과 "휴대폰 사용 빈도와 손재주의 연관성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연습하면 된다?

영국 리즈의 한 의료진은 수련의 가운데 닌텐도 덕분에 수술에 성공한 이야기를 트윗하기도 했다.

한편, 영국 왕립 외과 대학의 수잔힐 부회장은 "다른 세대와 비교했을 때 요즘 의대생이나 수련의들의 손재주가 크게 다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IT 혁명 이전에도 몇 가지 수술 기술은 아무리 연습을 해도 익히기에 정말 어려웠다"고 힐 부회장은 말했다.

"외과 의사들의 손재주는 타고나지 않아도 배울 수 있다. 수술 기술은 반복적으로 자르고 꿰매는 것을 연습하면서 완벽하게 다듬을 수 있다"고 힐 부회장은 말한다.

그는 "사람들이 화면을 보면서 배운 기술은 외과 업무에 유용할 수 있다"며 "이젠 수술 로봇이나 증강 현실 등 미래 기술을 활용하는 외과 의사들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연습은 완벽을 만든다

에딘버러 대학 스티브 위그 모어교수는 컴퓨터 게임이 복강경 수술 등에 앞서 좋은 연습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연구로 입증됐다고 한다.

"저는 수련생들의 자질은 교육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영국 의사 자격증 시험 책임자이자 외과교수인 피터 브레넌은 "의사로서의 기술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이 시험에 붙는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외과지망 의대생들은 종종 손재주가 좋아 이 길을 선택한다고 말했다.

많은 의사들은 예나 지금이나 의대생에게 중요한 봉합 기술은 연습을 통해서 향상될 수 있다고 말한다.

프로기는 그럼 의사들이 나이가 들어 "정원을 가꾸는 일이 새로운 수술 기술을 습득하고 유지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까?"라고 농담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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