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외국인 노동자들이 일본 정부의 입국 관리법에 이용당했다

장과 스테파니 헤가티 기자
이미지 캡션 중국에서 온 이주 노동자 장이 휴대 전화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일본 정부 주도의 입국 제도로 일본에 온 후 세계적인 브랜드의 의류 제조 공장에서 과도한 노동과 임금 체불을 겪었다고 주장하는 이주 노동자를 BBC가 만났다. 최근 수천 개의 일본 기업이 이 제도를 악용했다는 제보를 받아 스테파니 헤가티 기자가 취재했다.

공원에서 아침 운동을 하던 무리가 곧 비를 내릴 것 같은 회색 구름을 보고 운동을 멈추었다.

이들은 도쿄에서 차로 약 네 시간 거리에 있는 한 공업 단지의 임시 피난처에 살고 있다. 이들은 회사를 나와 고용인을 상대로 소송을 벌이고 있다.

장은 두 팔을 천천히 올리는데 어깨는 뻣뻣하고 쇄골에 날카로운 고통이 느껴진다. 회색의 긴 머리를 목덜미에 묶어 올린 그는 현재 51세로 인턴들 가운데 나이가 많은 편이다.

경험 많은 재봉사인 그는 몇 년 동안 일본에 오기를 학수고대했다. 돈을 벌어 아들이 결혼하고 살 집을 사는 데 보탬을 주고 싶어서였다. 나이 있는 사람도 인턴십 프로그램에 지원 가능하도록 일본 정부가 법을 개정하자 그는 그 누구보다 기뻐했다.

그는 2015년 소규모 의류제조 공장에 취업했다. 그러나 일은 괴로웠다.

"일을 너무 많이 해서 머리가 아프고 두 다리가 부어올랐다"고 말했다. "밤에는 머리가 너무 아파서 울음을 터뜨렸다."

매일 오전 6시 30분에 일을 시작해 자정에야 끝났으며 첫 6개월 동안은 하루도 쉬지 못했다고 장은 주장했다.

이미지 캡션 일부 이주 노동자들은 고용주를 상대로 한 법정 싸움을 하는 지난 2년 간 임시 피난처에 머물고 있다

"(고용주가)일을 더 하면, 돈을 더 주겠다고 했다. 그래서 우리는 정말 열심히 일했다."

약 1년 6개월가량 일을 하고 나서 장은 초과 근무 수당을 받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고용주는 매달 그의 월급에서 일부를 떼고 나중에 돌려주겠다고 약속했다.

비슷한 시기 같은 회사에서 근무했던 다른 두 명의 여성 역시 같은 말을 했다. 고용주가 매달 일정 금액을 떼고 돌려주지 않았다.

이들은 한 건물에서 숙식과 근무를 했으며 몇 주간 외출도 못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를 부정했다. 사측에 따르면, 장의 초과 근무 수당을 회사는 정확하게 지불했으며 월급에서 돈을 떼지도 않았다. 또한 '한 달간 휴일이 단 하루라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직원들이 건물 밖으로 나갈 수 없었다는 것 또한 거짓 주장이며, 장을 포함해 다른 직원들이 쇼핑몰에 있는 푸드홀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웃고 있는 사진을 보내주었다.

2017년 한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기술직 인턴 프로그램이 악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다. 기술직 인턴을 고용한 6000개 회사 가운데 70%가 초과 근무 수당을 미지급하며 노동법을 위반했다.

매우 놀라운 조사 결과다. 이주 노동자를 돕고 있는 노동 운동가들은 특히 의류 제조업에서 이러한 문제가 심각하다고 전했다.

장의 고용주가 말하길 지역 노동부에 조사를 받았으며 문제가 된 부분에 대해 명백하게 설명이 된 상태라고 했다.

3년 간의 계약 중 절반이 지나고 장은 이주 노동자를 돕는 변호사의 조언을 참고해 자신의 근무 시간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장의 공책은 너덜너덜해진 어린이용이었다. 한 장마다 앞뒤로 수기로 작성한 한자로 가득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초과 근무 수당은 약 6000만 원이다.

"나는 이것만 생각하면 몸이 떨려요"라고 말했다. "지난 3년 간 건강이 완전히 망가졌어요."

고용주는 이를 부정했고, 최저임금과 초과 근무 수당을 포함해 일본 고용 법규를 준수했다고 했다.

이미지 캡션 임시 피난소에는 판결을 기다리는 동안 야채를 기를 수 있는 텃밭이 있다

장은 휴대 전화를 꺼내 사진을 보여주었다. 그의 회사에서 만든 의류 상표로, 세계적인 디자인 브랜드로 알려진 바니스 뉴욕과 꼼 데 가르송이다.

장의 말에 따르면, 두 브랜드가 제작하기 어려운 디자인이라 회사는 자신을 비롯해 몇 명에게만 믿고 맡겼다고 한다.

취재 내용을 바니스 뉴욕과 꼼 데 가르송에 보냈다. 바니스 측에서는 자신들은 이 회사와 직접 계약하지 않았지만 조사해보겠다는 답변을 보내왔다.

꼼 데 가르송 또한 문제의 회사와 거리를 뒀다. 꼼 데 가르송은 조사 후 해당 업체가 정식으로 계약을 맺은 공급업자가 아니며 자신들의 허락 없이 하청된 것이라고 BBC에 알려왔다.

꼼 데 가르송 측은 "직원들의 근무 환경과 관련해 우리는 엄격한 규칙을 준수한다"고 했다.

공급업체로부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다짐을 받았다고 알려왔다.

지난 해 말부터 일본 내 언론은 기술직 인턴 제도를 주목해왔으며 일본 정부에 조처를 하도록 압력을 가했다. 감시 부서가 일련의 제도를 만들었지만 겉치레에 불과했다고 운동가들이 지적했다.

지난 20년간 외국인 노동자와 일해온 노조 대표 이페이 토리는 제도가 악용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고통을 겪어온 1000여 명의 실습생을 만났다. 제도 자체와 일본 사회에 뿌리 깊은 문제가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이미지 캡션 이주 노동자들이 임시 피난소에서 함께 저녁을 먹고 있다

"일본은 외국인 노동자의 권리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일본에는 일본인과 외국인 사이에 차별이 있다."

"실습생은 자신의 문제에 대해 말하거나 권리를 위해 싸울 수 없다."

문제는 일본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인턴의 상당수가 고국에 있는 비자 중개업자에 큰 빚을 지고 일본에 왔다.

"만약 현지인을 고용한다면 최저 임금보다 낮은 월급을 주는 경우는 없다. 절대 그럴 수는 없다"고 젠 카이는 말했다. 그는 90년대부터 일본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해 일해 온 중국계 변호사다.

"그러나 일본의 법 제도를 잘 모르는 사람을 고용해서 이용할 수 있다. 더 많은 돈을 벌고자 일하려고 했기 때문일 것이다."

BBC는 직장에서 따돌림을 받은 기술직 인턴에 대한 제보를 받았다. 이 여성은 심한 괴롭힘 때문에 극단적인 행동까지 시도했다.

다른 남성의 경우 산업용 기계에 세 손가락을 잃기도 했다.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한 탓이라고 그는 말했다.

지난 해 말,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외국인 노동자를 더 많이 받아야 한다고 마지못해 발표했다. 향후 5년간 34만5000여 명의 저숙련 외국인 노동자를 받아들일 것이다. 일본에 외국인 노동자가 필요한 것은 명백하나, 일본인들이 그들을 원하는지는 분명치 않다.

역사상 가장 많은 수의 저숙련 외국인 노동자를 받아들이기 위해 준비를 하는 동안 이미 일본 내에 있는 노동자는 어떻게 대우할지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추가 취재 나탈리아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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