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넷 아동 음란물 사이트 운영자, 범죄 방식부터 처벌받기까지

2017년엔 불법 촬영 및 유통을 포함해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 중 64.2%가 집행유예를 받았다
이미지 캡션 2017년엔 불법 촬영 및 유통을 포함해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 중 64.2%가 집행유예를 받았다

지난 16일 미국 법무부가 세계 최대 아동 음란물 사이트 관련 최종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미 법무부는 "아동 성 착취를 이용해 수익을 낸 다크 웹 사이트는 가장 추악한 곳이며 절대 용납할 수 없는 범죄 행위를 저질렀다"라고 비난하며 "미국 정부는 아동 성범죄자들이 무법 온라인 공간을 방패 삼아 활동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해당 사이트 운영자인 손 씨를 검거했던 경찰은 당시 "아동음란물 소지 자체가 범죄가 된다는 사실도 잘 알려지지 않고, 실제로 처벌도 경미하기 때문에 심각한 범죄로 인식되지 않고 있다"라고 밝혔다.

손 씨가 검거된 후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판결을 받고 2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 미 법무부가 공개한 피의자 명단에 포함된 미국인과 영국인들에 비해 손 씨의 형량은 매우 가볍다.

BBC 코리아는 미국 워싱턴 DC 연방 법원이 '웰컴투비디오'의 한국인 운영자 손 씨를 상대로 낸 고소장을 통해 해당 다크 웹의 운영 방식과 심각성을 살펴봤다.

'웰컴투비디오(W2V)'

'웰컴투비디오'는 늦어도 2015년 6월에 처음 개설됐으며, '토르 네트워크'를 사용한 아동 포르노 사이트다.

토르 네트위크는 사용자의 웹 트래픽을 익명화해 사용자의 신원을 인터넷에서 노출하지 않게 하는 웹 브라우저다.

해당 사이트는 아동 포르노 사진과 영상을 보관하고 유통하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2018년 2월 기준으로 '웰컴투비디오'에서 다운받은 건은 100만 건이 넘었고, 같은 해 3월 해당 서버에는 개별 영상 파일 20만 개가 보관 중이었다.

영상을 올리는 방식은 유튜브 같은 동영상 사이트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영상을 올리려면 제목과 영상 설명을 써야 했다. 페이지 안에서 분류 태그를 더할 수 있고, 업로드가 끝나면 자동으로 썸네일 16장을 선별해 주기도 했다.

업로드 페이지에는 "'성인 포르노'는 올리지 말 것"이라는 배너가 있었다.

이 중 가장 많이 검색된 태그 중에는 '사춘기 직전 아동 하드코어'의 약자인 'PTHC(preteen hardcore)'를 포함해 '소아애병자', '2살', '4살' 등이 포함됐다.

실제 '웰컴투비디오'는 어떻게 운영됐을까?

'웰컴투비디오'에서 영상을 다운로드받기 위해서, 사용자는 포인트가 있어야 했다. 포인트를 모을 방법은 다양했다.

  1. 아동 포르노물 업로드
  2. 새로운 사용자 추천
  3. 비트코인으로 계정이나 포인트 구매

2015년 6월부터 2018년 3월까지 이런 방식으로 '웰컴투비디오'는 약 37만 달러(4억 원)를 챙겼다.

미 법무부가 설명한 영상에는 2세 미만의 영유아를 대상으로 성 행위를 하는 것도 포함돼 있었다.

손 씨는 어떻게 검거됐나

영국 경찰은 소아성애 범죄자 매튜 팔더를 조사하던 중 이 사이트를 발견했으며, 이후 영국, 미국, 한국 등 여러 수사당국의 공조로 '웰컴투비디오'의 수사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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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사이트에 띄운 '공조수사에 의해 폐쇄됐다'는 안내문

2017년 9월 우연히 서버의 IP 주소가 유출됐고, 이 주소의 제공자가 한국 통신 회사 것으로 밝혀지면서 수사망을 좁힐 수 있었다. 이어 2018년 2월 28일 미국 워싱턴 DC 연방 법원 소속 연방 치안 판사는 손 씨를 상대로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한국 경찰청은 같은 해 3월 5일 손 씨를 상대로 가택 수색 영장을 발부했다.

두 달 후, 한국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은 아동음란물을 제공하는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로 손 씨를 구속 송치하였다고 발표했다.

한국 처벌 기준은?

한국의 경우 아동 불법 촬영물 제작 및 유통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의 적용을 받는다.

법에 따르면,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음란물을 제작 및 유통을 할 경우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 아동·청소년 음란물인 줄 알면서 소지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실제 판결에서는 관련 범죄자에게 대체로 이것보다는 가벼운 처벌이 내려진다.

초범이라는 이유나 반성하고 있다는 이유가 적은 형량에 영향을 끼쳤다. 손 씨 역시 1심 재판에서 "나이가 어리고 범행을 시인하면서 반성하고 있다"는 내용이 참작됐다.

손 씨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여학생들의 선정적 행위를 담은 영상 등을 포함해 불법 음란물 사이트 4곳을 운영하던 강 모 씨에게도 징역 1년 6개월이 선고됐다.

여성가족부 조사 자료를 보면, 2017년엔 불법 촬영 및 유통을 포함해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성범죄 중 64.2%가 집행유예를 받았고, 징역형을 받은 경우는 6.4%에 그쳤다.

징역형이 내려지더라도 평균 형량은 1년 7개월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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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22일 기준 포털 사이트 네이버 지식iN에 최근 1달간 '아청법'에 대해 올라온 질문만 무려 201개다

한국에서는 '아청법'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지난해 5월 경찰청은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에서는 "아동음란물 소지 자체가 범죄가 된다는 사실도 잘 알려지지 않고, 실제로 처분도 경미하기 때문에 심각한 범죄로 인식되지 않고 있다"라면서 한국 형법이 아동음란물 소지 처벌에 있어 미국이나 영국 같은 나라보다 수위가 낮다는 점을 시사했다.

22일 기준 포털 사이트 네이버 지식iN에 최근 1달간 '아청법'에 대해 올라온 질문만 무려 201개다. "아청법 도와주세요", "아청법 신고당했는데요", "아청법 스트리밍 처벌" 등 아동·청소년을 이용한 음란물을 보거나, 보내거나, 소지한 경우 실제 처벌을 받을 수 있는지 법률 상담을 부탁했다.

이중 대다수는 "호기심에 받았다", "무섭다", "실수로 받았다"라며 상담을 요청했다. 거의 모든 이가 아동 음란물을 시청하거나 소지하는 것이 명백한 아동,청소년 성착취 범죄 행위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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