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언서 ‘뒷광고' 처벌받을 수 있나?

유명 유튜버 도티가 운영하는 샌드박스가 '뒷광고' 논란에 공식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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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유튜버 도티가 운영하는 샌드박스가 '뒷광고' 논란에 공식 사과했다

‘내돈내산(내 돈 내고 내가 산)’ 콘텐츠를 우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쉽게 접한다. 간접광고(PPL)나 협찬이 아닌 내가 직접 써보고 좋아 이를 공유하는 콘텐츠에 붙는 표현이다.

하지만 최근 유명 먹방 유튜버들이 잇따라 광고 미표기 사실을 공개하면서 ‘뒷광고' 논란이 일파만파 커졌다.

뒷광고란 광고주로부터 대가를 받고 진행한 콘텐츠에 광고라는 것을 명확히 표시하지 않는 콘텐츠를 일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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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유튜버 쯔양 채널의 모든 영상이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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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먹방 유튜버 문복희도 광고 표시와 관련해 사과글을 올렸다

뒷광고 논란에 약 264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인기 유튜버 쯔양은 은퇴를 선언했다. 다수의 유튜버를 관리하는 회사인 샌드박스도 뒷광고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구독자 451만 명의 문복희, 379만 명의 햄지 등 유명 유튜버도 줄줄이 뒷광고 관련 사과문을 올렸다.

문복희는 사과문을 통해 광고임에도 광고임을 밝히지 않은 점, 광고임을 가독성 있게 표시하지 않은 점, 그리고 광고를 협찬으로 표기한 점 등을 잘못으로 꼽았다.

지난 달에는 스타일리스트 한혜연과 가수 강민경 등 유명인들의 유튜브 PPL이 논란이 됐다.

뒷광고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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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와 같은 SNS에는 여러 간접광고 콘텐츠가 올라온다

뒷광고는 업계 윤리 위반은 물론, 공정 거래를 저해하는 행위로 볼 수 있다. 사실 SNS를 활용한 보증광고에 대한 논란은 예전부터 있었다. 방송법에 따라 간접광고 규제를 받는 TV나 라디오 프로그램과는 달리,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에 올라오는 SNS 간접광고에 대해선 구체적인 규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11월 국내 상위 60개 인플루언서의 광고 게시물 582개를 대상으로 한 한국소비자원의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경제적 대가를 받았다’고 밝힌 글은 29.9%(174건)에 그쳤다. 경제적 대가를 표시하는 방법으로는 ‘#유료광고’ 54개(31.0%), ‘#AD’ 49개(28.2%), ‘#협찬’ 27개(15.5%) 등으로 잘 보이지 않게 표시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오는 9월 1일부터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지침 개정안’이 시행된다. 개정안에 따르면 인플루언서가 기업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콘텐츠를 제작할 경우, 할인·제작비·협찬 등 구체적으로 어떤 대가를 받았는지 소비자가 알아보기 쉽게 표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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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도입부에 등장하는 '유료광고 포함' 문구

또 게시물 제목 또는 시작 부분과 끝부분에 ‘광고'라는 것을 명확히 표기해야 한다. 명확하지 않은 표현도 지양해야 한다. 예를 들어 ‘체험단 리뷰', #[브랜드명], ‘#AD’, ‘컬래버레이션’, ‘파트너십', ‘앰배서더' 등의 언어로만 추천·광고사실을 표시할 수 없다.

정보에 대한 접근성도 강조됐다. 공정위는 게시물을 '광고라는 사실에 근접한 위치'에 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흔히 많이 쓰이는 방법인 게시물 댓글에 광고 사실을 밝히거나 ‘더 보기'를 눌렀을 때만 이를 확인할 수 있는 경우, ‘광고 공개 원칙’을 어기게 된다.

인플루언서는 처벌 대상 아냐

공정위가 개정안을 곧 시행하지만, 현행법으로 뒷광고를 제작하거나 게재한 인플루언서를 처벌하기는 어렵다. 제재 대상은 광고 의뢰를 받은 인플루언서가 아니라 광고를 의뢰한 사업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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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PPL 관련 공식 사과를 올린 한혜연

현행 표시광고법은 소비자를 속이는 광고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하는데, 이는 광고를 내고 물건을 팔아 수익을 만든 사업주를 규제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의뢰를 받아 광고를 제작한 인플루언서는 처벌 대상이 아니다.

지난해 11월 공정위는 뒷광고를 집행한 회사 7곳에 대해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을 이유로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억 6900만원을 부과한 바 있다. 당시에도 홍보 게시물을 게재하고 광고수익을 챙긴 인플루언서들은 제재를 피해 문제가 제기됐다.

지난 1월 자유한국당 원유철 의원이 인플루언서가 대가성 광고를 알리지 않을 경우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20대 국회 임기 종료와 함께 폐기됐다.

플랫폼 자체 광고 정책은?

그렇다면 유튜브와 같은 SNS 플랫폼의 입장은 어떨까?

유튜브는 유료 PPL과 보증 광고를 '광고'로 인식하지만, 자체적으로 크리에이터가 이런 영상을 명확히 ‘광고'라고 표기하는지 직접 관리·감독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크리에이터와 브랜드에 “법적 의무를 정확히 확인해 준수해달라"고 강조했다.

사진 출처,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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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광고' 처벌에 대한 청와대 청원도 올라왔다

유튜브는 ‘유료 프로모션'이 포함된 영상일 경우, 크리에이터는 "유튜브에 해당 사실을 통보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광고 콘텐츠 선언'이 시청자에게 노출되는 것은 아니다. 유튜브는 해당 정책은 “쾌적한 시청 환경 유지를 위한 유튜브의 노력에 큰 도움"이 된다고만 설명했다.

2018년부터 유튜브는 유료 프로모션이라는 것을 노출할 수 있는 기능을 플랫폼 내에서 제공하고 있다. 이 기능을 선택하면 동영상 도입 몇 초 동안 텍스트로 ‘유료 프로모션 포함'이라는 문구가 추가된다. 하지만 이 역시 필수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