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바꾼 새들의 울음소리

  • 헬린 브릭스
  • BBC 환경전문기자
흰정수리북미멧새는 북미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사진 출처,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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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정수리북미멧새는 북미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도시 봉쇄 기간 동안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가 달라졌다는 과학적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과학자들은 수십 년에 걸쳐 녹음한 참새 소리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도시가 조용해졌을 때 새들의 울음 소리가 변했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 기간 동안 새들은 영역 보호나 짝짓기를 위해 내는 소리의 질을 향상시켰다.

사람들에게는 참새 소리가 평소보다 더 크게 들릴 수 있지만, 사실 새들은 더 조용하게 지저귀는 것이다.

보다 부드러워진 새 소리는 주변 소음이 줄어들면서 보다 멀리 퍼져나갔다.

미국 테네시대학 생태진화생물학과 엘리자베스 데리베리 박사는 소음 공해가 새들의 노래 소리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오랜 기간 연구해왔다.

그는 "봉쇄 기간 동안 새들의 지저귐이 다르게 느껴진다는 사람들의 생각이 맞았다"면서 "인간이 버린 음풍경을 새들이 메운 것"이라고 BBC에 말했다.

그러면서 "인간이 음풍경에서 떠나자 새들이 이 공간으로 들어왔다"며 "이는 특히 도시에서 우리 인간이 새들의 소리와 소통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고 있었는지를 말해준다"고 덧붙였다.

사진 출처, J N Philli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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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참새들을 수년간 관찰해 왔다.

연구 결과가 나타내는 것은?

연구진은 샌프란시스코 연안 지역에 서식하는 흰정수리북미멧새의 노래 소리를 장기간 연구해 온 덕분에 봉쇄 기간 전후의 새 소리를 비교할 수 있었다.

연구 결과는 다소 놀라웠다. 우선 대부분 소리를 내는 것은 수컷 참새였는데, 이들 새들은 도시가 조용해진 기간 동안 음역을 향상시켰다. 또, 영역 보호와 암컷에 대한 구애를 위해 보다 낮은 진폭을 통해 '매력적으로' 지저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데리베리 박사는 "봉쇄 기간 동안 소음이 줄었을 때, 실제로 새들의 노래 소리는 모집단의 다른 새들에게 더욱 매력적으로 들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자연이 인간의 소음 공해로 인한 영향에서 얼마나 빨리 회복하는지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간이 소음 공해를 줄였을 때 생태계가 즉각적으로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나타내는 증거"라며 "대부분의 생태 환경 개선에는 상당한 시간이 드는 것을 생각하면 매우 흥미로운 결과"라고 강조했다.

'조용한 봄'이란?

봉쇄 조치는 인간이 만든 소음에 생태계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보여준 자연스러운 실험이 됐다.

금문교를 지나는 교통 소음은 과거 1950년대 수준으로 떨어졌고, 코요테가 다리 위를 어슬렁거리는 모습이 소셜미디어에 공개되기도 했다.

사람들이 봉쇄 기간 동안 자연과 느낀 교감에 대한 많은 글도 올라왔다. 그리고 이번 연구는 사람과 자연, 양측 모두가 '조용한 봄'의 수혜자라는 증거를 보여준다.

데리베리 박사는 "이는 보다 많은 새의 노래 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해 우리의 정신 건강도 향상될 것"이라며 "봉쇄 조치가 이를 더욱 강화시켰고 이번 연구가 이를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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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오랜 기간 새가 내는 독특한 소리를 연구했다.

참새의 지저귐에 대해 우리가 아는 것

정수리 부분에 흑백의 줄무늬가 있는 흰정수리북미멧새(white-crowned sparrow)는 미국과 캐나다 전역에서 발견되는 참새로, 이들의 노래 소리에 대한 연구도 폭넓게 진행돼 왔다.

나라 전체에 걸쳐 서식하는 서로 다른 하위 종들은 노래 소리도 조금씩 다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부드럽고 속삭이는 도입부와 휘파람 소리가 섞인 연결부, 그리고 후반분의 떨림 소리로 잘 알려져 있다.

샌프란시스코 연안의 참새들은 1970년대부터 서식이 기록됐으며, 지저귀는 행동에 있어 드문 역사적 기록을 갖고 이다.

대개 도시에 사는 새들은 최근 수십년 간 자신들의 노래 소리를 주변 환경에 맞춰 적응해왔다. 마치 사람들이 시끄러운 공간에서 더욱 크게 말하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과학적으로는 '롬바르드(Lombard)' 혹은 '칵테일파티 효과(Cocktail Party Effect)'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는 텍사스 A&M-샌 안토니오대, 캘폴리 샌루이스오비스포, 조지메이슨대 전문가들과의 공동연구로 진행됐으며, 사이언스지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