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야권 승리로 61년 만에 정권교체

9일 치러진 말레이시아 총선에서 승리한 마하티르 모하마드 전 총리 Image copyright AFP
이미지 캡션 9일 치러진 말레이시아 총선에서 승리한 마하티르 모하마드 전 총리

말레이시아의 근대화를 이끌었던 마하티르 모하마드 전 총리(92)가 이끈 야권연합이 9일(현지시간) 치러진 총선에서 역사적인 승리를 했다.

마하티르가 이끈 희망연대(PH)가 여당연합인 국민 전선(BN)을 누르고 승리하면서 60년 동안 지속된 BN의 통치는 막을 내린다.

한국의 박정희 전 대통령에 비유되기도 하는 마하티르가 정계에 복귀한 건 나집 라작 총리가 국가기금을 둘러싼 대규모 부정부패 스캔들에 휘말리면서다.

하지만 마하티르는 이날 승리를 선언하면서 "우리는 보복을 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법치를 복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중앙선거위원회는 야권연합이 하원의석 222석 중 115석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정부를 구성하는 데 필요한 112석을 넘어선 것이다.

마하티르가 공식 취임하면 전 세계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국가 지도자가 된다. 야권 지지자들은 승리를 확신하자 길거리로 나와 환호했고, 정부는 새 총리의 취임을 기념해 10일과 11일을 공휴일로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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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쿠알라룸푸르 길거리에서 환호하는 야권 지지자들

마하티르는 '정치적 멘토'

국민전선(BN)과 통일말레이국민조직(UMNO)은 1957년 말레이시아가 영국에서 독립한 후 집권당이 되어 61년간 말레이시아 총리를 배출하며 절대 권력을 누렸지만 최근 지지도가 떨어졌다.

심지어 2013년에는 야당의 총득표수가 여당을 앞섰지만 의석수에서 뒤져서 정권교체에 실패했다.

마하티르 전 총리 역시 UMNO 소속으로 지난 1981년부터 2003년까지 22년간 총리를 지냈고, 심지어 그는 나집 현 총리의 정치적 멘토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는 "부패를 지지하는 당"과 연루되는 것이 부끄럽다며 2016년 탈당했다.

부패 스캔들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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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나집 현 총리 (왼쪽)은 마하티르 전 총리를 멘토로 꼽는다

나집 총리는 2015년 국부펀드 말레이시아개발유한공사(Malaysian Development Berhad)에서 수조원을 횡령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나집 총리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고 말레이시아 당국은 무혐의로 수사를 종결했다.

하지만 미국 등의 국가에서는 아직 이 혐의를 수사 중이고, 나집 총리가 말레이시아 당국의 수사과정에서 입막음하기 위해 일부 조사관을 해고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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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말레이시아 국민의 투표 인증 샷

아울러 말레이시아 정부는 최근 선거구를 개편하는 법안을 통과했는데, 이는 전통적으로 BN을 지지하는 무슬림에게 집중돼 선거구를 집권당에 유리하게 변경했다는 의혹을 초래했다.

한편 선거를 앞두고 여러 논란이 있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최근 가짜뉴스 법안도 통과됐는데 이 역시 집권당이 반대 의견을 통제하려고 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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