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라디오] 사라진 선수들에겐 무슨 일이

실종된 카메룬 역도 선수의 경기 모습 Image copyright Getty Images
이미지 캡션 실종된 카메룬 역도 선수의 경기 모습. 호주 당국은 카메룬 선수 8명을 포함해 최대 100명에 달하는 선수단 관계자들이 사라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래는 영국 공영방송 BBC 뉴스의 한국어 라디오, BBC 코리아 방송의 2018년 5월 21일 보도입니다.

[앵커] 지난달 호주에선 영연방 국가들의 정례 운동 경기인 커먼웰스 게임(Commonwealth Games)이 열렸습니다.

그런데 경기가 한창이던 중, 아프리카 카메룬 선수 8명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한 달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이들의 행방은 오리무중입니다. 김효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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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5월 21일 BBC 코리아 방송 - 사라진 선수들에겐 무슨 일이

[기자] 영국과 호주, 캐나다, 인도 등 영연방 53개 나라들이 4년마다 모여 여는 '커먼웰스 게임' 운동 경기 대회.

각국의 다양한 종목 선수들이 기량을 뽐내던 가운데, 역도 선수 다섯 명과 권투 선수 세 명이 갑자기 자취를 감췄습니다.

이틀에 걸쳐, 제각기 다른 시간에 사라진 이들.

사건 직후 호주 수사당국이 조사에 착수했고, 그 사이 선수들의 호주 체류 허가 기간도 만료됐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이들은 흔적조차 찾을 수 없는 상태.

그런데 더 놀라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실종자가 최대 100명에 이를 수도 있다는 집계가 나온 겁니다.

사라진 이들은 운동선수들과 지도자, 각국 관계자 등으로 대부분 아프리카 출신이었습니다.

수사당국은 이들이 범죄에 연루됐다기보단, 자발적으로 모습을 감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더 나은 환경에서 살기 위해 스스로 불법 체류자 신분을 택했다는 겁니다.

실제로 한 카메룬 선수는 실종 이후 자신의 인터넷 개인 게시판 페이스북에 호주 멜버른을 관광 중인 사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실종 선수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BBC 취재진이 이 선수에게 페이스북을 통해 연락을 시도했지만, 아무런 답변도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전직 카메룬 권투선수 심플리치오 역시 2006년 경기 참가를 위해 호주를 방문했다가, 고국으로 돌아가지 않기로 결심했습니다.

"I just slept on street. For three days, I didn't eat nothing, just drinking water."

("길에서 잠을 잤어요. 3일 동안 아무것도 안 먹고 물만 마신 적도 있었죠.")

그는 호주 당국에 난민 신청을 했고, 이젠 호주 국기를 달고 국제 경기에 나가고 있습니다.

"For me, to represent Australia was, it's like a new life, new beginning, a new chapter. I can work, at least I can earn some money and send to my mum and sister."

("호주 국가대표가 된다는 건 제게 새로운 삶의 시작이었어요. 여기선 일도 할 수 있고, 가족들에게 돈도 보낼 수 있거든요.")

호주 당국은 얼마나 많은 경기 관계자가 실종됐는지, 또 이 중 몇 명이 난민 신청을 했는지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호주의 여러 난민법 변호사들이 자신들이 실종자 일부와 접촉하고 있다고 밝힌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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