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 여성 '마오리족 문신' 논란…마오리족 아니면 못하나?

얼굴에 마오리족 문신을 한 샐리 앤더슨 Image copyright evolvedleadership.com.au
이미지 캡션 얼굴에 마오리족 문신을 한 샐리 앤더슨

미국의 한 백인 여성이 얼굴에 마오리족 문신을 해 뉴질랜드 내에서 큰 논란이 일고 있다.

마오리족이 얼굴에 문신하는 것은 수 세기 동안 이어진 마오리족 문화의 일부로, '혈통과 유산의 신성한 표시'다.

얼굴에 마오리족 문신을 한 샐리 앤더슨은 마오리족 혈통을 갖지 않은 백인이며 마오리족 남자와 결혼했다.

앤더슨은 턱에 있는 문신 '모코(moko)'가 그녀의 투쟁과 삶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는 앤더슨이 개인의 이익을 위해 마오리 문화를 이용했다며 비난했다.

마오리족에게 '모코'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모코는 끌을 이용해 피부에 무늬를 새기는 문신이다. 이는 개인과 가족, 문화적 정체성과 연관된 마오리족의 신성한 전통이다.

얼굴 문신인 '모코 카우에(moko kauae)'는 특히 더 중요하다. 남성은 얼굴 전체에 문신하는 반면 여성은 턱에 문신하는 경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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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마오리족 여성은 턱에 문신을 한다

뉴질랜드의 한 대학(Te Whare Wānanga o Awanuiārangi) 부교수 메라 리 페네히라는 "마오리족은 얼굴이나 머리를 특히 신성하게 여기기 때문에 얼굴과 머리에 하는 문신도 신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되는 이유

앤더슨은 몇 년 전 마오리 예술가에게 마오리족 얼굴 문신인 '모코 카우어'를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이 문신이 어린 시절 폭력적인 갱단으로부터 강간을 당한 경험을 포함해 그가 인생에서 겪은 일들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앤더슨에게 마오리족 문신을 의뢰받은 타투이스트 이니아 타일러는 작업을 하는 것에 대해 "강한 의구심"이 들었지만, "많은 전화와 토론 후 앤더슨을 반대하는 유일한 이유가 인종 문제였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타일러는 최근 앤더슨이 그녀가 사업홍보를 위해 문신을 이용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앤더슨은 그녀의 웹사이트에 있는 문신에 대한 내용을 삭제했다.

마오리족이 화난 이유

턱 문신을 가진 리 페네히라 부교수는 "이는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며 "마오리족 족보가 있어야만 턱 문신을 할 수 있다. 이 문신은 우리(마오리족)의 정체성을 반영하고 가족과 부족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뉴질랜드 와이카토 대학의 테 카하투 맥스웰 부교수도 문신이 있다. 그는 마오리족의 문신 '모코'가 '탈식민주의(post-colonialism)'의 중요한 상징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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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테 카하투 맥스웰은 모코는 마오리족의 정체성을 되찾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이는 마오리족 남성과 여성이 모코를 새기는 문화는 20세기 후반에 생긴 것이라고 한다.

맥스웰 부교수는 BBC에 "모코는 마오리족의 유산과 정체성을 되찾기 위한 것"이라며, "마오리족 문화를 보존하려면 마오리족 최후의 특징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술가 응하히나 호하이아는 페이스북에 "타일러는 앤더슨에게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의뢰를 거절하는 것이 어려웠을 것"이라며, "모코는 우리(마오리족)의 생존 보루"라고 말했다. 그는 또 "문화적 지출이 우리 마오리족 국민들에게 신성시되는 거의 모든 보물을 약탈해왔다"며 "이제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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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예술가 응하히나 호하이아는 모코가 "마오리족의 생존 보루"라고 말했다

마오리족의 한 지도자 데이비드 랭킨은 뉴질랜드 방송 'AM Show'에서 이 문제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그녀(앤더슨)는 대가를 치렀다. 문신한 턱은 그녀의 턱이고, 얼굴에 낙서하고 싶다면 그건 전적으로 그녀에게 달려있다"고 말했다.

'모코'에 대한 인식

맥스웰 부교수는 모코를 되살리려고 했던 노력은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문신(모코)을 한 사람으로서 대학 부교수인 나도 무시당한다"며, "마오리족이 아닌 사람들이 슈퍼마켓에서 나를 보고 웃기도 하고 한 아이는 엄마에게 내가 '웃기게 생겼다'고 말했다. 이는 모코를 마오리족의 문화로 유지하기 위해 감당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리 페네히라 교수는 12년 전 모코를 얼굴에 새겼고 당시만 해도 이는 마오리족 여성들에게 흔치 않은 문화였다고 말했다.

그는 "모코를 얼굴에 새기기 시작한 게 오래되진 않았지만, 여성들 사이에서 이게 점점 흔한 관습이 되고 있다는 게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앤더슨에 대해 개인적인 판단을 하지 않는다고 강조하면서도 "이는 전적으로 마오리족의 권리고 마오리족은 이를 지키고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샐리 앤더슨의 입장은?

앤더슨은 논란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얼굴 전체에 마오리족 문신을 한 마오리족이자 앤더슨의 남편인 테 타이는 TV 프로그램 'Te Karere'에 출연해 아내가 마오리족 문신을 하고 싶어 하는 것을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걸렸지만, 앤더슨은 "그 누구보다도 마오리족답다"고 말했다.

이어 "아내의 마음은 항상 순수했다. 앤더슨의 영혼은 순수한 영혼"이라며, "만나보지도 않고 어떻게 한 사람에 대해서 평가하고 말할 수 있느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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