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라디오] "고모가 금방 데리러 온다 했는데..." 미 이민정책 '또다시 도마 위'

지난 4월 중순부터 약 한 달간 집계된 통계에 따르면 미국 국경지대에선는 2천 명에 달하는 이민자 어린이가 부모와 격리됐다 Image copyright Getty Images
이미지 캡션 지난 4월 중순부터 약 한 달간 집계된 통계에 따르면 미국 국경지대에서는 2천 명에 달하는 이민자 어린이가 부모와 격리됐다

아래는 영국 공영방송 BBC 뉴스의 한국어 라디오, BBC 코리아 방송의 2018년 6월 19일 보도입니다.

[앵커] 미국 국경 지대엔 오늘도 여러 나라에서 넘어온 이민자가 몰려들고 있습니다.

입국 심사 과정에서 부모가 불법 입국 시도자로 드러날 경우 부모는 구금되고, 아이들은 자연히 부모와 떨어져 지내게 되는데요.

이 아이들이 머무는 수용 시설이 심각하게 열악하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미국 정부의 이민 정책이 또다시 도마에 올랐습니다.

황수민 편집장이 보도합니다.

사용 기기에서 미디어 재생이 지원되지 않습니다
2018년 6월 19일 BBC 코리아 방송 - "고모가 금방 데리러 온다 했는데..."

[기자] 미국 비영리 언론 프로퍼블리카(ProPublica)가 국경지대 보호시설에서 녹음된 것으로 알려진 음성을 공개했습니다.

아빠를 찾으며 우는 아이, 고모가 금방 데리러 올 거라고 엄마가 말했다"며 도움을 청하는 아이.

아이들의 울음 소리를 듣던 국경 경비대원이 "무슨 음악단이라도 온 줄 알았다"며 농담을 하자, 다른 경비대원이 "지휘자만 있으면 되겠다"고 맞장구를 칩니다.

보호시설 아이들의 모습은 또다른 취재진의 카메라에도 포착됐습니다.

Image copyright US Customs and Border Protection
이미지 캡션 아이들에겐 이불 대신 체온 유지를 위한 은박 비닐이 제공된다

기껏해야 너댓 살로 보이는 아이들이 철장에 갇혀 이불 대신 은박 비닐을 덮은 채 빼곡히 누워 있고, 또 다른 아이들은 먼지가 뿌옇게 이는 흙 위에서 공을 차며 시간을 보냅니다.

지난 4월 중순부터 약 한 달간 집계된 통계에 따르면 미국 국경지대에선 2천 명에 달하는 이민자 어린이가 부모와 격리됐습니다.

미국의 불법 이민자 관리 정책에 따라 부모가 구금되면 아이들은 보호시설로 보내지는데, 이런 보호시설 상당수는 창고나 상점을 개조한 곳들입니다.

백악관은 비난에 휩싸여 있습니다.

"철장 속 아이들의 사진을 보셨나요? 아이들이 울부짖는 녹음본은 들어 보셨어요?"

("Have you seen the photos of children in cages? Have you heard the audio clip of this children wailing?")

관련 부처의 기자 회견에선 취재진의 비난 섞인 질문이 이어졌고, 민주당은 물론이고 트럼프 대통령이 속한 공화당 일부 의원들까지 현 정부의 이민 정책을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앞서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까지 "이런 모습을 더는 보고싶지 않다"고 목소리를 낸 상황.

Image copyright AFP
이미지 캡션 부모가 구금되면 아이들은 자동으로 격리된다

미국 정부는 "이민자과 그 자녀들에게 적절한 의료 지원과 숙식을 제공하고 있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법안에 도장을 찍는 당사자인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 기조를 바꿀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입니다.

관련 기사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