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총리 출산이 28년전 파키스탄 총리과 출산과 다른 점

파키스탄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는 2007년에 선거운동 중 암살당했다 Image copyright AFP
이미지 캡션 파키스탄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는 2007년에 선거운동 중 암살당했다

뉴질랜드 재신다 아던 총리의 딸 출산 소식이 연일 화제다. 현직 국가 정상이 재임 중 출산한 것은 28년 만에 처음이다.

28년 전 파키스탄 베나지르 부토(1953~2007) 전 총리는 현직 총리 신분으로 아기를 낳은 여성 총리였다.

30여 년의 세월에도 불구하고 둘은 공통점이 있다. 아던 총리의 딸은 6월 21일에 태어났다. 부토 총리의 생일도 6월 21일이다. 단, 65년 전인 1953년생이다.

두 총리 다 37세에 딸을 낳았다. 부토의 1990년생 딸 박타와르 부토 자르다리는 21일 트위터를 통해 아던 총리에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딸의 생일을 축하합니다, 아던 총리! 그 어느때보다 이 기사가 시사하는 바가 큰 것 같아서 공유한다. "엄마이면서도 총리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베나지르 부토".

부토 총리는 출산 당시 재임 기간이 일 년이 좀 넘었었고, 아던 총리는 일 년이 좀 안됐다.

하지만 이 둘의 공통점은 여기까지다.

아던 총리는 출산예정일 6개월 전에 임신 소식을 발표했고, 6주간의 출산휴가에 들어간 상태다. 총리직 업무는 당분간 윈스턴 피터스 부총리 겸 외교장관이 맡는다.

부토 총리는 임신을 비밀에 부쳤고 출산 후 바로 다음 날 업무에 복귀했다. 동료들을 포함해 온 국민이 임신 사실을 알지 못했었다.

당시 내각에 있었던 자베드 자바르는 "부토 총리가 곧 출산할 것이라는 것을 내각에서 아무도 알지 못했다"고 BBC에 회상했다. "나중에야 '와, 부토 총리가 민주주의만 탄생시킨 게 아니라 아기까지 낳았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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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뉴질랜드 재신다 아던 총리는 인스타그램으로 출산 소식을 전했다

부토 총리는 딸 출산 당시 정치적 위기에 몰려있었다. 파키스탄 정부가 군부가 지지한 야권에 맹공격을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파키스탄 정보국(ISI)이 주도해 불신임 투표가 실행됐고 겨우 권력을 유지하고 있었다. 야권은 부토 총리를 지지하는 세력을 매수하고 있었다.

부토 총리는 대통령이 선출된 정부를 해산할 수 있게 하는 자유 재량권을 막으려고 하고 있었다. 이 와중에 파키스탄 정보국(ISI)이 관여한 것이 드러났지만 그럼에도 결국 대통령의 자유 재량권을 막는 데는 실패했다.

이러한 정황 가운데 그는 임신 사실을 숨겨야 했고, 출산 휴가도 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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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부토 총리의 두딸과 아들 등이 무덤에서 애도를 표하고 있다

부토 총리는 제왕절개로 아이를 낳은 후 다음날 업무에 복귀해야 했다. 부토 총리는 이후 회고록에서 "다음날 정부 보고서를 읽고 각종 서류에 서명했다"며 "재임 중 유일하게 출산을 한 국가 정상이라는 것은 나중에야 알았다"고 밝혔다.

그는 그 깨달음이 매우 "의미있었다"며 "젊은 여성들에게 가장 권위 있고 가장 도전적인 리더십 직책에서 여성이 일도 하고 아이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육아, 집안일 그리고 화려함'

하지만 부토 총리가 딸을 출산한 지 얼마 후 당시 파키스탄 굴람 이샤크 칸 대통령은 그의 권력을 이용해 부토 총리가 이끄는 정부를 해산시켰다.

부정선거로 인해 야당이 집권했고, 당시 야당 지도자였던 셰다 아비다 후세인은 부토 총리는 "탐욕스럽다"며 나라를 위해 봉사하는 것보다 "육아, 집안일 그리고 화려함"을 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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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는 정치 공격으로 인해 부토 총리는 첫째도 마찬가지로 비밀리에 출산했다. 1988년 5월 군부 리더인 젠 지아는 정부를 해산시키고 11월 선거를 한다고 선언했다.

일각에서는 지아가 선거를 11월로 정한 데는 부토 총리가 11월에 임신 말기일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불어난 몸으로 선거유세에 적극적으로 임하기가 힘들 것으로 계산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예상과 다르게 부토 총리는 9월에 첫 아이 빌라와르 부토 자르다리를 출산했고, 부토 총리 지지자들은 매우 기뻐했다. 부토 총리가 출산예정일을 의도적으로 잘못 퍼뜨렸다는 설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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