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라디오] 홍콩, 외국인 동성애자 커플에 '배우자 비자' 인정

홍콩에선 성 소수자에 대한 보수적 여론이 여전히 많은 상황이다 Image copyright AFP
이미지 캡션 홍콩에선 성 소수자에 대한 보수적 여론이 여전히 많은 상황이다

아래는 영국 공영방송 BBC 뉴스의 한국어 라디오, BBC 코리아 방송의 2018년 7월 4일 보도입니다.

[앵커] 최근 미국과 호주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동성 결혼이 합법화 되고 있죠.

홍콩은 아직 동성 결혼이 불법인 곳 중 하나인데요.

이곳에서 레즈비언, 즉 여성 동성 부부가 처음으로 '법적 부부 지위'를 인정 받았습니다.

어떻게 된 사연인지, 황수민 편집장이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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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7월 4일 BBC 코리아 방송 - 홍콩, 외국인 동성애자 커플에 '배우자 비자' 인정

[기자] 현지시간 4일, 홍콩 법원이 사상 최초로 홍콩 거주자의 동성 연인에게 '배우자 비자', 즉 결혼 상대로서 홍콩에 살 권리를 허가한 날.

검은 양복을 갖춰 입은 변호사가 법정 문을 열고 나오자 취재진들이 몰려듭니다.

"좋은 아침입니다!" ("Good morning!")

자신을 향한 수십 개의 마이크를 향해 변호사 마이클 비들러가 입을 열었습니다.

"법정은 법보다 앞서 평등이 성 소수자를 비롯한 홍콩의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된다는 걸 분명히 했습니다.

이번 판결이 홍콩의 동성 부부나 연인들에 대한 인식을 더 넓히는 계기가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Once again, this court has said loud and clear that equality before the law applies to all persons in HK including the LGBTI community.

And it is my hope that this case will pave the way for greater recognition of same sex union in Hong Kong.")

소송을 제기한 여성은 QT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동성애자. 영국인인 그는 7년 전 영국에서 동성 연인과 '사실상 혼인 관계'를 맺었습니다.

영국은 '시빌 파트너십'이란 이름으로 동성 간 관계에도 이성애자 부부와 똑같은 법적 권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같은 해 QT의 동성 연인이 홍콩에서 직업을 얻게 됐고, 이들은 함께 홍콩으로 이주했습니다.

QT가 홍콩에서 안정적으로 거주하려면 배우자 비자가 필요했던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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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2016년 홍콩에서 열린 성 소수자 축제엔 수천 명이 참가했다

하지만 홍콩에선 아직까지 동성 결혼이 불법인만큼 이민당국은 QT의 배우자 비자 신청을 거부했고, 2014년 QT는 이민 당국 책임자를 고소했습니다.

그리고 3년에 걸친 법적 공방 끝에 이날의 판결을 얻어낸 겁니다.

홍콩이 금융 회사 등 여러 기업이 모여 있는 국제적 도시인만큼, 이번 판결로 전 세계의 많은 동성애자 부부가 홍콩으로 이주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 홍콩 내 동성결혼 합법화를 추진하는 움직임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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