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유니버스: 올해 영국 대표는 흑인 여성

현역 육상선수이자 바리스타이기도 한 디-앤 캔티시 로저스는 이번 선정을 둘러싼 커다란 반향에 놀랐다고 밝혔다 Image copyright Kev Wise
이미지 캡션 현역 육상선수이자 바리스타이기도 한 디-앤 캔티시 로저스는 이번 선정을 둘러싼 커다란 반향에 놀랐다고 밝혔다

세계적인 미인 대회 미스 유니버스에서 영국을 대표할 미인으로 흑인 여성이 선정됐다.

현역 육상선수이자 바리스타이기도 한 디-앤 캔티시 로저스는 이번 선정을 둘러싼 논란에 놀랐다고 밝혔다.

"오랜 시간 동안 그저 저 자신, 디-앤으로서 미인 대회를 준비해왔어요."

"대표가 되고 나니 디-앤으로서만이 아닌 흑인 여성으로서도 처음 선발됐다는 사실이 실감이 가네요."

현재 영국 버밍엄에 거주 중인 25살 디-앤은 서인도제도 영국령 앵귈라 출신으로 오는 12월 열리는 67회 미스 유니버스 세계대회에서 영국을 대표하게 된다.

미스 유니버스 영국 대표의 역사

영국 내 미스 유니버스는 복잡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미스 유니버스 영국은 세번째 협회다.

이 전에는 미스 유니버스 그레이트브리튼(Miss Universe Great Britain), 미스 유니버스 유나이티드 킹덤(Miss Universe United Kingdom)이 있었다.

현재 협회의 전신인 미스 유니버스 그레이트브리튼은 1952년 창시부터 무려 40년 가까이 세계 대회인 미스 유니버스에 대표를 보내지 않았다.

대신 그들은 자국 내에서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지역을 나누어 미인 대회를 따로 개최했다.

이때 당시, 트리니다드 출신 흑인 혼혈 아니타 로즈가 대회를 우승하기도 했다.

디-앤 캔티시 로저스가 현재 미스 유니버스 영국의 첫 흑인 여성 우승자이자 세계 대회에 출전하는 영국 대표인 것은 맞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영국의 첫 흑인 여성미인 대회 우승자는 아닌 것이다.

드레드락 머리를 한 흑인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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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앤의 대표 선발은 여전히 큰 의미가 있다.

먼저 디-앤은 미인 대회 참가자들의 전통을 깨고 머리를 꼬아 주렁주렁 다는 드레드락 머리를 하고 대회에 참가했다.

많은 이들이 드레드락 머리가 부정적으로 비칠 수 있다며 머리를 풀 것을 제안했으나 그는 고집스럽게 거절했다.

"저는 제 문화적 정체성을 드러내고 저 자신으로서 무대에 서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이 머리는 제 일부이고, 제 일부를 떼어가는 것은 제 전부를 떼어가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디-앤은 또 주변에서 감사 인사를 여러 차례 받았다고 말했다.

"어떤 분들은 제게 연락해 제가 이긴 게 마치 자신들이 이긴 것 같은 기분이라고 말씀해주시더라고요."

"대회가 가까워질수록 왕관에 대한 중압감을 느끼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흑인 여성으로서 뿐만이 아니라 영국 국민으로서도 말이죠."

'올림픽 대표보다 미인 대회 우승자가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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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디-앤은 미스 유니버스 영국 대표가 되는 것이 올림픽 대표가 되는 것보다 어려운 일이라고 더했다

디-앤이 언제나 미스 유니버스 영국 대표가 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는 원래 영연방 경기 대회를 통해 올림픽 대표가 되기를 꿈꿨지만, 무릎 부상으로 인해 오랜 목표를 접어야 했다.

그 이후로 디-앤은 미스 유니버스 영국 대표가 되기 위해 노력해왔다.

"제 꿈이 다시 살아나서 미인 대회로 옮겨갔어요. 비슷한 영향력을 가졌으니까요."

"미스 유니버스 영국 대표로 나가는 일은 올림픽에 영국 대표로 나가는 일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디-앤은 미스 유니버스 영국 대표가 되는 것이 올림픽 대표가 되는 것보다 어려운 일이라고 더했다.

"아주 비슷하지만 미인 대회는 저 자신을 돌아보고 제 야망을 정리하는 등 보통 아주 아주 많이 늙기 전까지는 하지 않는 일들을 해야 하죠."

"또 영연방 대회는 육상 트랙 안에서 모든 게 이루어졌지만 미인 대회는 정신을 단련해야 해요. 능숙하게 다루기 가장 어려운 근육이죠."

구닥다리 전통 v. 여성들에게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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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디-앤은 최근 바리스타 시험에 통과해 7월 말부터 런던에서 활동 가능한 공식 바리스타가 된다

일부는 미인 대회가 구닥다리 전통이라고 비판한다.

하지만 디-앤은 미인 대회가 여성들에게 목소리를 주기 때문에 여전히 가치 있는 대회라고 말했다.

"사람들이 미인대회가 구닥다리라고 생각하고 비판하죠. 하지만 제게 미인대회는 목소리를 주고 기회를 주며 힘을 실어주는 무대에요."

"21세기 여성에게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는 사람들이 듣지 않는다는 거에요."

"아주 창의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했죠."

디-앤은 외모에 지나치게 치중하는 미인 대회가 정말 젊은 여성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지 묻는 말에 그렇다고 말하며 미인대회의 기준이 "이해할 만한 수준"이라고 변호했다.

"이 시스템을 겪어본 장본인으로서, 젊은 여성을 위한 미인대회를 지지해요."

"제가 아는 미인 대회 참가 여성들은 대부분 미인 대회를 기점으로 크게 성장했어요. 목표를 끊임없이 쫓고 이뤄갔죠."

디-앤은 최근 바리스타 시험에 통과해 7월 말부터 런던에서 활동 가능한 공식 바리스타가 된다.

디-앤은 앞으로도 다양한 참가자들이 미인 대회에서 경쟁할 수 있다고 봤다.

"제 미스 유니버스 영국 우승을 두고 나오는 반향들이 오늘이 왜 중요한지 알려주고 있죠."

"오늘 일을 어린 흑인 여성이나, 아시아계 여성, 혹은 영국 내 그 어떤 인종의 여성에게라도 해줄 수 있다면, 제가 제 일을 했다는 뜻일 테니 황홀할 거에요. 특히 이 브렉시트, 윈드러시 이후의 세상에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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