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약 기업 몬산토, 암 걸린 소비자에 2억8천900만 달러 배상 판결

A woman uses a Monsanto"s Roundup weedkiller spray without glyphosate in a garden in Ercuis near Paris, France, May 6, 2018 Image copyright Reuters

지난 2011년, 한국에서는 영유아를 포함한 수십 명의 사람들이 가습기 분무액에 포함된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사망하거나 폐 질환에 걸리는 사건이 있었다.

당시 정부는 관련 가습기 살균제 6종을 회수하고 책임이 있는 가해기업 18개사로부터 1천250억원을 조성해 피해자들에 지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최근 다국적 화학 회사이자 농약 기업인 몬산토가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비슷한 소송에 휩싸였다.

전직 학교 운동장 관리인 드웨인 존슨은 몬산토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내고 자신이 몬산토 제초제 중 '라운드업(Roundup)'과 '레인저 프로(RangerPro)'에 포함된 글리포세이트 성분 때문에 암에 걸렸다고 주장했다.

학교에서 일하며 정기적으로 레인저프로를 사용했다고 말한 존슨은 2014년 암의 일종인 '비호지킨 림프종'(림프조직 세포가 전환해 생기는 악성 종양) 진단을 받았다.

캘리포니아 배심원단은 몬산토에 2억8천900만 달러(약 3천264억원)를 배상하라는 1심 판결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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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변호사를 껴안고 기뻐하는 드웨인 존슨

이번 판결은 암과 글리포세이트의 연관성을 인정한 첫 사례다.

하지만 몬산토는 이를 부정하며 판결에 항소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또 몬산토 스캇 파트리지 부회장은 샌프란시스코 법원 밖에서 "배심원단의 선택이 잘못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사건의 청구인 드웨인 존슨은 미국 전역에 걸쳐 소송을 제기한 5천여 명 중 한 명이다.

따라서 이번 판결은 몬산토를 상대로 한 수백 건의 제초제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몬산토는 최근 독일 기업 바이엘AG가 인수했다.

분석: 글리포세이트 논란

제임스 쿡, BBC 북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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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라운드업 제초제

이 판결은 미국 미주리주에 있는 몬산토 본부를 넘어 더 큰 의미를 가질 겁니다.

글리포세이트는 세계에서 가장 흔한 제초제이며, 그 안정성에 대해서는 아직 과학적으로 명확히 증명된 바가 없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암 연구 기관(Agency for Cancer)은 2015년 글리포세이트가 "발암 가능성이 있다"고 결론지었지만, 미국 환경보호국(EPA)은 조심히만 쓴다면 문제 될 것이 없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제초제 판매 반대 캠페인 참가자들은 EPA의 조사에 업계의 부적절한 참여가 있었다고 주장합니다.

또 일부 민주당원들은 정부 관리와 몬산토 간의 공모 협의에 대해 법무부의 조사를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농약 업계는 캘리포니아에서 판매되는 라운드업 제초제에까지 라벨을 부착하지 않기 위해 소송을 진행했습니다.

캘리포니아 주가 제초제 내 성분을 발암 물질로 규정하고 있음에도 말이죠.

유럽 역시 글리포세이트와 싸움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최근 관련 제초제에 5년간 면허 연장을 허용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와 일부 프랑스 국회의원들의 저항에도 글리포세이트를 금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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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스캇 패트리지 몬산토 부회장

지난 금요일, 배심원들은 몬산토가 "악의"를 가지고 제초제를 판매했으며, 이가 존슨의 질환에 "실질적으로" 기여했다고 판단했다.

배심원단은 8주간의 재판 이후, 몬산토에 2억5천만 달러의 징벌적 손해배상금 및 기타 비용을 포함한 총 2억9천만 달러를 지급할 것을 명령했다.

존슨의 변호사 브렌트 위즈너는 제품이 암을 유발한다는 증거가 "압도적"이었다고 말했다.

"옳을 때 이기는 건 정말 쉽습니다." 위즈너는 말했다.

위즈너는 이번 판결이 미래에 벌어질 판결들에 비하면 '새 발의 피'에 불과하다고 더하기도 했다.

몬산토는 판결 이후 성명서를 통해 존슨과 그 가족의 입장을 "공감"하지만 문제가 된 제초제는 40년간 안전하게 사용된 제품이라며 암과 연관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800개가 넘는 과학적 연구와 리뷰, EPA, 미 국립보건원, 전 세계 규제 당국이 글리포세이트가 암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뒷받침합니다. 오늘의 판결이 그것들을 바꿔놓지는 못할 겁니다. 글리포세이트는 존슨의 암을 유발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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