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다가스카르: '바닐라 마을'이 위기에 처한 까닭

바닐라를 거두는 농부의 모습
이미지 캡션 바닐라를 둘러싼 범죄가 이어지면서 주민들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아래는 영국 공영방송 BBC 뉴스의 한국어 라디오, BBC 코리아 방송의 2018년 8월 16일 보도입니다.

[앵커] 아기 분유처럼 달콤하고 부드러운 식감으로 간식에 많이 쓰이는 향신료 바닐라.

아프리카와 멕시코 일대에서 주로 재배되는 일종의 난초가 원재료인데요.

그런데 이 바닐라 열매의 세계 최대 생산지인 동아프리카의 작은 섬마을이 바닐라 때문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데이비드 강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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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8월 16일 BBC 코리아 방송 - 마다가스카르 '바닐라 마을'이 위기에 처한 까닭

[기자] 비행기를 타고 마다가스카 수도 공항에 내려 또다시 비행기를 두 번 갈아탄 뒤, 두 시간 넘게 배를 타고 들어가야 겨우 다다를 수 있는 작은 마을 암바니자나(Ambanizana).

숲과 바다가 만나는 지점에 위치해 있어 습도와 온도가 바닐라 재배에 최적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바닐라 농부들의 신경은 극도로 예민해진 상태입니다.

마을의 유명세를 듣고 찾아오는 도둑들 때문. 지난해 추수 직전 도둑 피해를 입었던 농부 레온이 말합니다.

"모든 것을 다 잃고 울었죠. 아이들을 학교에 보낼 돈도 없었고, 가족들은 한 해 내내 고통 받았어요."

("I cried because we lost everything. I didn't have money to send my children to school and my family has been suffering all year.")

이미지 캡션 암바니자나는 바닐라 재배에 최적의 환경을 갖춘 것으로 평가 받는다

농부들은 바닐라 재배지 곳곳에 자신의 이름을 새겨넣고 경계를 강화하는 등 도둑을 막기 위해 애를 썼지만, 상황은 더욱 심각해져만 갔습니다.

최근엔 강도에 의한 폭력 사건과 살인까지 여러 차례 발생했습니다.

바닐라 수요가 늘면서 값이 뛰자 환경 보호구역까지 멋대로 개조해 우후죽순 농장을 세운 일부 농부들도 이 마을의 논란거리입니다.

주민들 사이에선 마을에 내린 축복으로 여겨졌던 바닐라가 오히려 독이 됐다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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