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양조: 영국 수도승들이 술을 만드는 까닭

수도승이 맥주를 제조하는 모습
이미지 캡션 레스터셔 수도원의 양조 기술은 맥주 감정가들에게서 큰 호평을 받았다

아래는 영국 공영방송 BBC 뉴스의 한국어 라디오, BBC 코리아 방송의 2018년 10월 15일 보도입니다.

[앵커] 기독교 수도사나 수녀들이 사는 수도원.

중세 시대 수도원은 금욕의 공간이자 엄격함과 절제의 상징이었는데요.

그런데 이런 수도원에서 한때 맥주가 널리 만들어졌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이곳 영국에는 아직까지 맥주 양조를 이어오고 있는 수도원이 있습니다. 정선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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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15일 BBC 코리아 방송 - 영국 수도승들이 술을 만드는 까닭

[조세프 / 마운트 버넬 수도원 신부] "여기는 저희 양조장의 첨단 기술이 있는 곳입니다. 양조관이 있고요, 끓여진 재료들은 발효관으로 옮겨집니다. 영국 수도원 맥주가 생산되는 거죠."

[기자] 영국 레스터셔의 마운트 버넬 수도원은 수입 창출 방안으로 최근 맥주 양조를 선택했습니다.

조세프 신부는 종교 공간인 수도원에서의 양조 작업은 전혀 놀랄 일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과거 수도원은 모든 것을 자급자족해야했기 때문이죠.

이미지 캡션 마운트 버넬 수도원 전경

[조세프 / 마운트 버넬 수도원 신부] "중세시대 수도원엔 양조장과 제빵 시설이 항상 같이 있었습니다. 수도승들은 물보다 술이 안전해서 맥주를 마셨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12~13세기엔 수도승들이 맥주를 너무 많이 마셔 경고를 받았다는 일화도 있고요."

하지만 맥주 역사학자 마틴 코넬은 또다른 주장을 내세웠습니다.

[마틴 코넬 / 맥주 역사학자] "물이 더러워서 맥주를 물처럼 마셨다는 건 정확하지 않습니다. 밖에서 일하다가 땀을 흘리면 수분 보충을 위해 맥주를 마신 거죠."

수도 생활 중 부족한 영양분을 보충하거나, 수도원을 방문하는 순례자들을 접대하기 위해 만들어졌던 수도원 맥주.

음식이 귀하던 당시엔 맥주가 식사와 함께 제공됐습니다.

이미지 캡션 본격 대량 제조 작업을 하기 전, 맥주 테스트 절차에만 1년이 걸린다

[마틴 코넬 / 맥주 역사학자] "과거 수도원 뿐만 아니라 각 단체별로 맥주 양조장을 설치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을 먹여야 하니까요. 맥주를 각종 음식과 함께 준비했죠. 19세기까지요."

그 뒤 20세기 들어 상당수 수도원이 사라졌지만, 수도원 맥주의 전통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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