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교 입시: 성적, 인종, 인성...대학 합격자 가려내는 '공정한 기준' 있을까?

하버드 대학은 이번 '공정 입학' 논쟁의 중심에 있다 Image copyright Reuters
이미지 캡션 하버드 대학은 이번 '공정 입학' 논쟁의 중심에 있다

하버드 대학은 올해 입학 지원서를 낸 사람 중 95% 이상을 거절했다.

운 좋은 합격자를 가려내는 "공정한" 기준이 있을까?

5%의 합격자 집단은 어떤 사람들로 구성돼야 할까?

최고의 학습 능력을 갖춘 사람들? 다양한 사회적, 인종적 구성의 사람들?

하버드 대학이 아시아계 지원자 입학 제한에 관한 법적 소송에 휘말렸다.

이번 소송 결과는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대학의 입학 정책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인종 균형'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는 오랜 기간 너무 적은 소수 민족 학생들을 합격시킨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번 법적 분쟁은 대학 내 인종 균형 문제가 단순하지 않음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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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하버드 대학은 아시아계 학생들의 입학을 제한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올해 하버드의 새로운 학부생 중 소수 민족 출신은 약 52%다.

  • 15 % 흑인
  • 12% 히스패닉
  • 2% 아메리카 인디언 또는 하와이 원주민
  • 23% 아시아계 미국인

'인종 중립적' 정책

'인종 균형' 정책에 반대하는 이들은 성적만으로 입학이 결정됐을 때 아시아계 미국인 학생들의 입학 비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주장하며 이는 흑인, 히스패닉, 백인 학생들에 대한 특혜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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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소수집단 우대 정책은 사라지게 될까?

미국 인구의 6%밖에 안 되는 아시아계 미국인은 하버드 대학 전체 학생 수의 23%를 차지해 인구 당 학생 수 비율로 보면 소수민족 중에서는 가장 많다.

이들은 대학 입학 정책이 이미 너무 많은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입학을 제한하기 위해 "비공식적"인 제한을 두고 있다고 말한다.

입학 원서에 아시아계 미국인이라고 표기하는 부분이 다른 객관적인 입학 기준보다 중요시된다는 것이다.

'공정한 입학을 위한 학생들'(Students for Fair Admissions·SFFA)은 이러한 이유로 입학 전형의 요소에서 인종이 제거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많은 요소 중 하나'

하버드 대학은 절차가 불공정하다는 비판을 강력히 부인했다.

이들은 인종이 입학 원서에서 고려하는 "많은 요소 중 하나"에 불과하며 아시아계 미국인 학생 비율이 2010년 이후 25%나 증가했다고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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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은 인종을 합격 기준에 적용하는 시스템이 42,000건의 입학 원서 중 2,000건만을 골라내는 데 적합하다며 옹호하기도 했다.

이번에 법정에서 증언하게 될 학부생 셀리 첸은 대학이 다양한 이해를 도모하고 "유색인종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인종에 기반한 입학 정책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공정함'의 정의

이번 논의는 단순히 인종을 입학 기준에 포함해야 하느냐 마느냐 외에도 어떤 입학 기준이 공정한 것인가에 대한 질문도 던진다.

대학은 대부분 학업적 성취뿐만이 아니라 비즈니스, 정치 등 다양한 직업 분야에서 필요한 경력을 쌓기 위한 사회적 발판으로 역할 해왔다.

이러한 성격은 대학이 학문적으로는 배타적이되 사회적으로는 포괄적이어야 한다는 사회적 압박으로 적용돼왔다.

비록 학문적 능력이 중요하지만 다양한 사회적 요인 역시 고려해야 공정한 사회를 이루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시민권

하버드 대학을 포함한 미국 대학들은 1960년대 시민권 운동 이후 꾸준히 소수집단 우대정책(affirmative action)을 지지해왔다.

백인 지배적인 사회를 바꾸기 위해서는 다양성을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긴 것이다.

하지만 이번 논란은 애초 소수집단 우대정책의 취지를 비판하기보다 현대 사회에 나타나는 부작용을 조명하고 있다.

한 소수 집단이 다양성을 위한 사회라는 목적하에 불공정한 대우를 받는 역차별이 생겨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번 법정 다툼은 이러한 맥락에서 미국 내 인종과 정체성에 관한 광범위한 문화 투쟁으로 인식되고 있다.

일부 대학에서는 아시아계 미국인 운동가들이 하버드 대학의 입시 정책을 지지하는 운동을 벌이는가 하면 반대파들이 트럼프 대통령 배너를 들고 인종 균형 입시 정책 폐지를 외치고 있다.

하버드 대학은 지난 수십 년간 입학 정책에 대한 법적인 도전을 받아왔으며 그때마다 인종을 기준에 포함하는 정책을 지지받았던 바 있다.

이번 소송 판결은 배심원 없이 진행될 예정이어서 결과에 따라 연방대법원까지 가는 항소심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또 최근 '젊은 보수' 브렛 캐버노의 연방대법관 취임으로 보수 우위가 커진 것이 이번 판결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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