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 포르노: '푸드 포르노'의 사회학....식당에 인스타그램용 메뉴 등장

음식 블로그 사진은 클로즈업이 많다 Image copyright Dirty Bones
이미지 캡션 '음식 사진은 클수록 좋습니다 사람들은 큰 음식을 보고 싶어 해요'

레드카펫이 펼쳐지고 카메라 조명이 쉴 새 없이 터진다.

유명 배우나 스타가 나오나 했는데 이게 웬걸. 피자다.

사람들이 피자 사진을 찍고 있다.

피자는 인스타그램에서 가장 많은 해시태그를 가지고 있다.

무려 3500만의 해시 태그를 가진 이 음식은 비욘세와 킴 카다시안의 영향력을 합친 것보다 크다.

인스타그램 속 피자가 이렇게 대세를 달리다 보니, 레스토랑 주인들은 피자의 맛뿐만 아니라 사진까지 신경 쓰기 시작한다.

모든 메뉴는 '인스타그램-레디'여야 한다.

홍보 마케팅 대행사 토닉의 소유주 프랑스 코트텔-더필드는 소셜미디어에서 주목받을만한 홍보 이벤트를 디자인한다.

토닉은 영국에 본사를 둔 고급 레스토랑 체인 폴포와 제휴를 맺고, 새로운 메뉴의 사진을 찍는다.

"폴포는 음식을 맛있고 아름답게 내놓지만 그걸 사진에 항상 잘 담아내지는 못했어요."

"저희는 진 브랜드와 협약을 맺어 예쁜 칵테일을 공수해 폴포 음식 사진의 색감을 살렸죠."

토닉은 또 바 옆의 벽면 하나를 아예 인스타그램을 위해 개조했다.

"사람들이 나뭇잎이 보이는 배경에서 칵테일을 들고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릴 걸 알고 있으니까요."

이날 폴포의 신메뉴 발표회에는 6명의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가 참석했다.

이 중 알렉스 플레처는 2만여 명의 팔로워를 가진 샌드위치 블로거다.

돈을 벌어주는 샌드위치는 어떤 샌드위치일까?

플래쳐는 "매우 잘 구성된 샌드위치"가 인기가 많다고 한다.

Image copyright Elizabeth Hotson
이미지 캡션 북런던에서 베이커리를 운영하는 조지아 그린은 인스타그램에서 인기 있는 케이크를 선보였다

"흰색 빵 안에 절인 양배추를 듬뿍 넣고, 안심 그리고 일본식 카츠를 더해준다면 사진 찍기 좋은 샌드위치가 완성됩니다."

바 칙(Bar Chick)이라는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레베카 밀퍼드는 멋진 사진은 식당의 매출을 올려 준다고 말한다.

"식당 인스타그램 계정의 사진들을 기준으로 메뉴를 선택하는 친구가 있어요."

"메뉴 보는걸 귀찮아하죠. #치즈포르노, #노른자포르노 같은 해시태그와 먹음직스럽게 찍힌 사진. 그것만 신경 쓰면 돼요."

음식 스타일리스트 나탈리 셀던은 사진의 구성 또한 중요하다고 말한다.

"음식 사진이 클수록 좋습니다. 사람들은 화면에 큰 음식을 보고 싶어 해요. 특히 햄버거 같은 경우에는 쌓아놓은 것도 잘 먹히죠."

그는 이벤트 내 조명이 좋은 사진을 만들기에 충분하지 않았지만 몇 가지 수를 활용한다면 극복 가능하다고도 말했다.

"편집 도구도 다행히 많이 출시돼 있고, 아이패드나 다른 핸드폰 조명으로 비춘 뒤 촬영하는 방법도 있으니까요."

영국의 레스토랑 체인 더티 본스는 소호 지점에서 아예 인스타그램 용 촬영 키트를 무료 대여해주고 있다.

이 키트에는 미니 조명, 어안 렌즈, 셀카봉 등이 포함돼 있다.

음식 사진이 가장 중요하지만, 유명 스타의 SNS 게시물 역시 상황을 역전시킬 수 있는 주요 변수다.

북런던에서 조지아 케이크를 운영하는 조지아 그린은 모델 카라 델레빈지를 위한 케이크를 만들어왔다.

"카라는 당시 100명 정도의 팔로워가 있었어요. 지금은 500만 명이 됐죠."

"카라가 인스타그램에서 제 음식점을 태그하면 하루에 6000명이 넘는 팔로워가 생겼어요."

그는 최근 정말 전형적으로 보기 좋은 케이크를 만들어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분홍색과 푸른색의 바비 인형 느낌 말이에요…. 버터 크림에 핑크색 물방울, 마카롱, 머랭 키스, 화이트 초콜릿 팝콘, 초콜릿 파편, 소용돌이치는 막대 사탕, 파이핑된 버터크림...식용 반짝이로 마무리하죠."

그는 이제 주문을 받으면 인스타그램에서 인기 있을 만한 케이크 디자인을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을 느낀다.

"(졸린 눈을 가진 둥근 케이크에 유니콘의 뿔과 귀가 달린) 유니콘 케이크가 추세라 요청이 왔는데 거부했어요. '내가 할 일은 아니야. 나라는 사람과 내 브랜드와는 어울리지 않아'라고 생각했죠."

Image copyright Natalie Seldon
이미지 캡션 옥스퍼드 대학의 심리학자들은 뇌가 음식을 보고 그 맛을 상상한다고 한다

옥스퍼드 대학 실험 심리학자 찰스 스펜스 교수는 이미지가 실제로 정말 중요하다고 말한다.

"식량이 접시에 배열된 방식은 그 음식에 대한 기대치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우리 두뇌는 그것의 맛을 상상하고 먹어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만들죠."

그는 한 실험을 통해 이를 증명했다.

"우선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음식을 제공하되 절반의 접시에는 음식을 내팽개쳐놓고, 다른 절반 접시에는 칸딘스키의 예술작품을 보는 듯이 잘 배치해놓았습니다."

"예쁘게 플레이팅된 음식을 본 사람들은 음식의 맛을 더 높게 평가하고 더 큰 비용을 지급할 용의를 보였죠."

하지만, 브루클린 카페 카르타고 (Carthage Custage)의 주인 어맨다 베차라는 사진을 너무 과도하게 열정적으로 찍는 것을 피한다.

"앉아서 몇 장만 찍어달라고 부탁해요. 어떤 사람들은 사진이 잘 나오는 자리를 찾아다니면서 앉죠. 근데 제 뜻은 다른 손님이 사적인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누군가 촬영하는 게 너무 자극되기 때문에 삼가 달라는 거예요."

베차라의 카페는 사진을 찍지 않기에는 너무 아름다운 곳이다.

"천장이 아주 높고 분홍색 타일과 판이 많은 분홍색 분위기의 일종의 현대 동화 같은 판타지와 같이 디자인됐어요."

베차라는 "사진 좀 찍어주세요"하는 듯한 아름다운 인테리어를 해놓고 왜 이 아주 완벽히 현대적인 형태의 감상에 반대하는 걸까?

"아름다움에 대한 유일한 반응이 왜 꼭 사진이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냥 편하게 음식을 먹고 커피를 마시며 친구들과 이야기하면서 좋은 시간을 보내면 되잖아요!"

베차라는 요즘 추세가 달갑지만은 않지만, 오늘도 인스타그램에는 '푸드 포르노'가 넘쳐난다.

적어도 인기에 목마른 피자에게는 좋은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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