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갈등: 트럼프 '사람들 정신 차릴 때까지 미국 핵무기 강화할 것'

22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기자들에게 '중거리 핵전력 조약' 관련 입장을 설명했다 Image copyright Getty Images
이미지 캡션 22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기자들에게 '중거리 핵전력 조약' 관련 입장을 설명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이 러시아와 중국에 압박을 행사하기 위해 핵무기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중거리 핵전력 조약(INF)'을 위반해 믿음을 저버렸다는 말을 되풀이하며, 미국의 INF 탈퇴 의지를 내비쳤다.

INF 협정은 1987년 당시 미국 레이건 대통령과 소련 고르바초프 서기장이 맺은 조약으로, 사거리가 500~5500km인 중·단거리 미사일의 생산, 실험, 배치를 전면 금지한다.

이 때문에 유럽 국가를 향한 소련의 위협을 줄여 냉전 시대 종결을 이룬 협정으로 평가받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사람들이 정신 차릴 때까지 무기를 증축하겠다"며 "러시아는 합의의 정신이나 합의 자체를 지키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INF 파기 의지가 러시아 푸틴을 겨냥한 위협이냐는 질문에 "중국이 될수도, 러시아가 될 수도 있고 그 외 (우리와) 게임을 원하는 누구든지 포함한다"고 경고했다.

러시아는 사실이 아니라며 즉각 부인했다.

아울러 미국이 더 많은 무기를 개발한다면 러시아도 같은 방법으로 대응하겠다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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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INF 협정은 1987년 당시 미국 레이건 대통령과 소련 고르바초프 서기장이 맺은 조약이다

그런 가운데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존 볼턴 보좌관은 모스크바에 도착해 러시아 주요 관계자들과 회담을 이어가고 있다.

러시아 측은 볼턴 보좌관에게 미국의 조약 탈퇴는 핵확산 방지에 심각한 치명타가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나, 러시아 안보회의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서기는 "러시아가 미국과 협력해 상호간 불만 요소를 제거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해 다시 협상에 나설 뜻을 밝혔다.

볼턴 보좌관이 러시아 순방을 시작했을 때 러시아 정부는 (미국과) 핵 균형을 유지할 조처를 강구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크렘린 궁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우리는 이 문제 관련, 미국 측의 설명을 듣길 바란다"면서 "조약 폐지는 러시아가 안보를 강화하는 조치를 밟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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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지난 2017년 시험 발사된 러시아의 이스칸다르 단거리 미사일

한편, INF 조약 체결 당사자였던 고르바초프 전 서기관은 지난 21일 미국의 협정 철수는 핵무장 해제 노력에 거스르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미국은 러시아가 협정을 위반해 SSC-8로 알려진 신형 중거리 미사일을 개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로 인해 나토(NATO) 국가를 향한 핵 위협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나토 측은 이 미사일과 관련해 러시아가 신뢰할 수 있는 답변을 내놓지 못했기에 "러시아가 이 협정을 위반하고 있는 것이 가장 타당한 평가"라고 밝혔다.

독일 헤이코 마스 외무부 장관은 트럼프의 INF 탈퇴를 "유감"이라고 표하며 "유럽을 비롯해, 특히 독일으로선 굉장히 중요한 조약"이라 평했다.

중국 겨냥한 행보

이런 미국의 결정은 러시아를 넘어 협상 상대에 중국을 포함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은 기존 INF 협상 대상국이 아니기 때문에 자국의 의지에 따라 무기 개발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는 2021년 종료되는 신전략무기감축 협정 연장과 같은 미-러간 군축 협정 관련해서도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미국이 주요 무기 협정 철회를 선언한 것은 지난 2002년 조지 부시 정부 당시, 탄도 미사일 대응 무기를 금지하는 '탄도탄요격미사일제한조약(ABM)' 탈퇴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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