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경제: 스마트폰 시대, '관심'을 이용해 돈을 번다

아래는 영국 공영방송 BBC 뉴스의 한국어 라디오, BBC 코리아 방송의 2018년 10월 29일 보도입니다.
[앵커] 요즘엔 길거리에서 스마트폰에 푹 빠져 있는 사람들 많이 보이죠.
습관적으로 휴대전화만 보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등장한 새로운 경제 개념이 있습니다.
'주목 경제'라고 들어보셨나요. 정선영 기자가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립니다.
2018년 10월 29일 BBC 코리아 방송: 스마트폰 시대 '주목'을 팔면 돈이 된다
[기자] 런던에선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휴대폰 화면에 몰두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습관적으로 휴대폰을 봐요. 정보를 놓칠까 싶은 불안감 때문이라고 할까요."
"사람들은 휴대폰에 중독됐어요. 휴대폰없인 아무데도 못 가죠."
자제력이 없거나 심심한 것을 참지 못해서만은 아닙니다. 자신도 모르게 휴대폰을 자꾸 보게 되는 이유가 따로 있는데요.
전 구글 임원 제임스 윌리엄스가 말합니다.
"정보기술 기업들은 어떻게 해야 수익이 날지 절박하게 고민했습니다. 사람들은 뭔가 공짜라면 그걸 보려고 모일 테니, 이때 모인 사람들의 관심을 누군가에게 파는 방법을 고안하게 된 거죠."
사진 출처, Getty Images
물건이 아닌 대중의 관심, 즉 '주목'이 돈이 되기 시작한 겁니다. 이런 개념을 이른바 '주목의 경제'라고 부릅니다.
주목의 경제를 다룬 책, '주목을 파는 상인들(The Attention Merchants)'을 쓴 미국의 팀 우 변호사는 주목경제에 대해 "기존의 자본주의와는 다르다"고 설명합니다.
"예전엔 자동차처럼 뭔가를 제조해서, 그걸 팔아 돈을 벌었습니다. 하지만 요즘 기업들은 공짜로 무언가를 제공해서 생긴 사람들의 관심을 이용해 다른 무언가를 팝니다. 한 걸음 진보한 자본주의라고 생각합니다."
자본주의에선 소비자들의 수요가 있어야 물건을 만들지만, 최근엔 소비자들의 수요를 기업이 창출합니다.
원래 사려고 했던 게 아니어도, 주위에서 많이 보이게 되면 사고 싶어지게 된다는 겁니다.
사진 출처, Getty Images
자본주의에선 수요가 있어야 생산도 있지만, 최근에는 기업들이 소비자들의 수요를 먼저 창출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끊임없이 우리에게 주목할 거리를 던지는 스마트폰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우 변호사가 말합니다.
"시간을 헛되이 쓰면 안 됩니다. 취미를 만드는 것도 한 방법이죠. 남는 시간에 이유 없이 휴대폰만 보지 않도록 말이죠. 자신이 삶의 주인이 돼야 합니다."
윌리엄스의 의견은 어떨까요.
"초기에 잡아야 합니다. 스마트폰이 너무 대중화되면, 휴대폰의 노예에서 벗어나기 힘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