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독일 메르켈 총리, 2021년 총리직 퇴임...정계도 은퇴

29일, 기자회견에서 은퇴를 선언한 메르켈 Image copyright AFP
이미지 캡션 29일, 기자회견에서 은퇴를 선언한 메르켈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오는 2021년 총리직에서 내려오겠다고 밝혔다. 연이은 선거 참패에 따른 것이다.

마르켈 총리는 "임기 후 어떤 정치적인 자리도 알아보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12월 열리는 중도 우파 기독민주당(기민당)의 전당대회에서도 당 대표직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2000년 4월부터 기민당 대표를 맡았다.

지난 28일(현지시각) 기민당은 가장 최근에 있었던 헤센 주 지방선거에서 아주 저조한 득표율을 기록했다.

기민당과 연정 파트너인 사회민주당(사민당) 모두 이전 선거에 비해 지지율이 10% 포인트 떨어졌다.

이번 선거 일주일 전 기민당 자매정당인 기독사회당(기사당) 역시 주 의회 선거에서 참패했다.

주요 중앙당 지지율이 줄어든 반면 2017년 총선 이후 좌파 녹색당, 극우파 반이민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대안당)'은 지지율이 올랐다.

메르켈의 기나긴이별

BBC 베를린 특파원 제니 힐

앙겔라 메르켈은 특유의 포커 페이스를 유지하려고 애썼다. 하지만 오랜 세월 수장 자리에 있었으나 독일 정계에 작별인사를 고할 땐 슬픈 기색이 이따금 묻어났다.

그는 항상 독일을 이끌려면 당도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번 발표는 당내 비판자들을 잠재우고 대안당이나 녹색당에 뺏긴 기존 유권자들의 마음을 되돌리려는 데 목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는 메르켈의 권력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반영한다.

많은 부분들이 메르켈의 후계자인 당 지도자에게 달렸다. 아네그레트 크람프 카렌바우어 같은 충성파가 그 뒤를 잇는다면 독일 새 지도부 이양은 좀 더 매끄럽게 이뤄질 것이다. 이 경우 메르켈 총리가 임기를 다 채우고 나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적수들 역시 기회를 노리고 있다. 오랜 정치 라이벌인 프리드리히 메르츠는 출마를 선언했다. 만약 메르켈 총리의 정치 라이벌이 당 대표로 등극할 경우 메르켈의 총리직은 쉽지 않으며, 불안정해지게 된다.

메르켈, 무엇을 언급했나

메르켈은 저조한 투표 성적표에 "전적으로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또 "총리이자 기민당 수장으로 성공과 실패 모든 것에 정치적 책임이 있다"며 "사람들이 우리에게 정부가 어떻게 구성됐었는지와 의회(집권 4기) 출범 시작 7개월 동안 우리 업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하고 있다...일을 예전처럼 수행해서는 안된다는 분명한 신호다"라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장을 열 때가 왔다"라는 말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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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1997년 헬무트 콜 전 독일총리와 담소를 나누는 앙겔라 메르켈

메르켈은 "당에서 민주적으로 결정된 대표를 받아들이겠다"며 차기 당 지도자를 자신이 직접 고르지 않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메르켈 뒤 잇는 당수는 누가 될까?

메르켈 지지자들은 아네그레트 크람프 카렌바우어를 메르켈을 대신해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그는 현재 당 비서다.

하지만 메르켈 총리의 이민 개방 정책을 비판하고 있는 보건부 장관인 젠스 슈판도 출마를 선언했다.

또, 독일 하원연합 기민당-기사당 원내 총무 출신이자 메르켈과 오랜 라이벌이었던 프리드리히 메르츠도 출사표를 냈다.

독일 지방선거, 어땠나?

출구 조사에 따르면 지난 28일 독일 헤센 주 지방선거에서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민당은 11%포인트 떨어진 27% 득표에 그쳤다. 1966년 이래 최악의 선거 결과다.

대연정의 파트너인 사민당 지지율도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져 19.8%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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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헤센 지역 선거에서 출구 조사 결과를 보고 환호하는 녹색당 지지자들

반면 주요 수혜자는 역설적으로 그 지역에서 기민당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녹색당과 지지율이 13%까지 치솟은 극우파 대안당이었다.

이번 선거에서 두 주요 정당은 지지 기반을 잃었지만 대안당 같은 경우 독일 동부 주에서 약진했다.

지난 10월 14일 기민당과 바이에른 주 동맹인 기사당 역시 바이에른 지방 선거에서 상당한 의석 수를 잃어 1957년부터 유지해오던 집권당 지위를 잃게 될 위기에 처했다.

헤센 지역과 마찬가지로 사민당 역시 참패했으며 녹색당과 대안당 지지율은 치솟았다.

녹색당이 사민당 지지부진으로 이득을 보고 있는 듯하나, 중도우파 세력이 대안당 쪽에 지지기반을 빼앗긴 것은 분명해 보인다.

메르켈 총리가 이민자 다수에게 독일 국경을 개방하기로 한 결정에 불만을 품은 유권자들이 반이민 정당인 대안당으로 빠져나간 것이 그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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