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축구: 더 많은 여성이 축구를 관람할 수 있을까?

이란에서 1981년 이후 금지됐던 여성 관중의 경기장 출입이 37년만에 허용됐다 Image copyright ATTA KENARE
이미지 캡션 이란에서 1981년 이후 금지됐던 여성 관중의 경기장 출입이 37년만에 허용됐다

최근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 축구 경기가 열린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보기 힘든 광경이 연출됐다. 바로 여자 관중이 등장한 것이다.

이란의 축구팀 페르세폴리스와 가시마 앤틀러스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결승전에는 500명에서 1000명 가까운 여성 관중이 참석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이를 역사적 순간이라고 밝혔다.

1981년 이후 37년간 금지됐던 여성 관중 경기장 출입이 처음 허용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조치가 한 번의 '홍보용'으로 그칠지 아니면 계속 이어져 여성 관중의 시발점이 될지는 불분명하다.

전 세계 여성 관중들의 축구 관람 현실을 정리해봤다.

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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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내 여성의 경기장 출입 문제는 오랫동안 논란이 됐다.

2006년 다큐멘터리 '오프사이드'는 이란 내에서 여성이 월드컵 예선전 무대를 보기 위해 노력하는 여정을 담기도 했다.

이란 여성들은 타국에서 펼쳐지는 자국팀 경기는 보러 갈 수 있었지만, 국내 경기는 출입이 제한됐다.

드디어 이번에 그 조치가 풀렸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지만, 일부 선정된 여성만이 지정석에 앉아 경기를 관람했을 뿐이라는 보도도 있다.

여성의 경기장 출입을 요구하는 시민단체들은 경기 당시 여성들에게 입장권을 구매할 권한이 주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 참석한 아시아 축구 연맹(AFC)의 샤이크 살만 빈 할리파 회장은 "아시아 축구는 신념, 믿음, 젠더, 피부색과 관련 없이 모든 이를 포용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여성 출입을 허용한 이란의 관리들에게 "다양한 사회를 대변하는 관중들이 경기에 출입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 이란 관계자들에게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반면, 여성 경기장 출입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시민단체 '오픈 스타디움'의 사라(가명)는 이것이 "쇼"일 뿐이라고 말했다.

"FIFA와 AFC가 경기 후 내놓은 성명을 보면 서로 감사하는 내용이 있어요. 이란 정부에 여성이 참가할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을 감사한다고요."

"이건 진정으로 여성이 출입할 수 있도록 한 조치랑은 거리가 멀어요. 말도 안 됩니다. SNS만 봐도 자신도 가고 싶었는데 허용되지 않았다는 한탄이 수두룩해요."

"이번 경기에 출입할 수 있었던 여성은 선수단과 관계가 있던 여성들뿐이에요. 이건 공정하지 않다고요."

사우디아라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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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처음으로 여성들을 축구 경기에 출입할 수 있도록 했다.

사우디 왕실은 당시 남녀분리정책을 완화하는 취지에서 이 같은 조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경기를 관리했던 사라 알카스가리는 BBC에 여성들이 축구 경기에 처음 출입하는 장면이 "대단하고 믿을 수 없는"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여자들이 드디어 요구 사항 중 하나를 쟁취했어요. 경기장에 출입하고 싶었고 그렇게 했죠."

"저는 엄청난 축구 팬이에요. 축구를 하는 것도, 보는 것도 좋아하죠."

"하지만 한 번도 못 가봤었어요. 이번이 처음이었죠. 이 경기는 사우디 여성으로서 단순한 축구 경기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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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킥 잇 아웃'이라는 단체에서 2015년에 영국 내 여성 축구 팬들에 대한 구체적인 보고서를 내놓았다.

이 단체는 영국 프리미어리그 시즌 관중 중 여성의 비율이 약 25%가량을 차지한다고 밝혔다.

"여자아이들은 남자아이들과 마찬가지로 부모님이 응원하는 팀을 따라 경기에 나섭니다."

"65% 여성이 가족을 통해 첫 축구 경기에 갑니다. 지금 응원하는 팀을 왜 응원하냐는 질문에 60%가 가족 때문이라고 밝혔어요."

단체는 또 설문 조사를 통해 여성들이 자신이 진정한 '팬'임을 증명해야 한다는 부담을 느낀다는 점도 밝혔다.

이들은 '오프사이드 규칙'이 무엇인지 아느냐는 등 성차별적인 질문 공세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또 응답자 8.5%가량은 원치 않는 불편한 신체적 관심을 받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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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슈퍼리그는 2016년부터 전 세계적으로 명망 있는 선수들을 영입하며 규모를 넓히고 있다.

이들은 규모 확대의 일환으로 여성 팬을 더 늘리기를 희망하고 있다.

SNS에서 활동하는 중국의 축구 팬의 30%는 여성이다.

21세기 들어 중국 내 축구의 인기는 점점 높아져 가고 있으며 여성들 또한 점점 더 많이 축구를 접하고 있다.

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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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리그의 관중 수는 유럽에서 가장 높다.

그리고 이 관중 중 25%가량은 여성이다.

이는 독일 여성들이 다른 국가의 여성들에 비해 축구 경기 관람을 많이 한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독일 분데스리가는 가족 중심의 관중들이 많다. 이 때문에 어머니를 따라 자녀도 함께하는 경우가 많다.

또, 여성의 적극적인 축구 관람은 극우 과격 주의자들의 축구 경기 관람을 제한하는 효과도 있었다.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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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미국에서 축구는 인기 스포츠가 아니었다.

하지만 지난 20년간 축구 시장이 빠르게 성장했고 여자 축구팀이 2015년 여자 축구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여자 축구 경기의 관중 수는 남성 축구 경기 관중 수와 거의 같은 수준이다.

하나 여자 축구 선수들이 받는 봉급은 훨씬 적다.

이에 5명의 선임 여자 선수들이 미국 축구 연맹에 이의를 제기했던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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