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BT: 싱가포르 법원 '게이 남성, 대리모 통한 입양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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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이번 판결을 통해 남성은 합법적으로 자신의 생물학적 아이의 아버지가 될 수 있게 됐다

싱가포르 법원이 대리모를 통해 얻은 아이를 입양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게이 남성의 손을 들어줬다.

46세 남성은 자신의 오랜 파트너와 20만 달러(한화 약 2억 2천만 원)를 들여 미국에서 대리모 출산을 했다. 싱가포르에서 대리모 출산은 불법이다.

대리모를 통해 얻은 아이를 입양하려고 했지만 지난해 입양이 거부됐다.

싱가포르는 동성 결혼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동성 간 성관계는 불법으로 보고 있다.

아이는 4세가 됐지만, 싱가포르 현지 법에 따르면 이 남성과 아이를 출산한 대리모가 혼인 관계가 아니므로 아이는 사생아인 것이다.

대리모는 계약에 따라 친권을 모두 포기했지만 엄마가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아이는 싱가포르 시민권 취득 대상에서 배제됐다. 난자가 누구의 것이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싱가포르 정부는 아이의 아버지는 친부모로서의 법적 권한은 없지만, 아이 대신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은 있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이번 법원 결정에 따라 이 남성과 그와 13여 년간 교제해온 파트너는 아이를 합법적으로 입양할 수 있게 됐고 남성에게 전적으로 친권이 부여된다.

싱가포르에서 입양은 부부나 한 부모 모두 할 수 있다. 하지만 싱가포르가 동성 결혼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남성은 한 부모로 아이를 입양할 수밖에 없다.

'아이의 안위가 우선'

지난 12월 법원은 합법적 입양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결한 바 있다. 단 당시 판사는 "가정이 어떤 모습이어야 한다고 규정짓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오히려 상업적 대리모 출산에 대한 판단에 근거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 고등법원은 17일 항소심에서 기존 판결을 뒤엎으며 "남성과 남성의 파트너가 한 행동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동성 결혼을 통해 만들어지는 가정에 관한 공공 정책을 위반하는 것처럼 비치는 것에 우려를 표했다.

하지만 이 경우 아이의 안위가 무엇보다 우선이 되어야 하고 그를 위해 법적 보호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해당 판결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남성을 변호 한 이반 정 변호사는 BBC에 남성은 매우 기뻐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아이의 복지를 우선시해서 다행이라고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가 합법적 아이로 인정받고 장기적인 시민 권리를 갖게 되는 것이 의뢰인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 부분이다"라고 그는 덧붙였다.

아시아권에서 최근 성소수자의 인권을 위한 운동이 거세지고 있지만 싱가포르를 포함한 대다수 국가에서 동성 결혼은 불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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