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 '가전제품 수리권'을 아시나요?

Washing machine Image copyright Getty Images

보증 기간이 끝난 가전제품을 결국 포기해버리는 사람들이 많다. 수리도 쉽지 않고 적당한 가격으로 넘길 사람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대체품을 사게 되지만 문제는 가전제품은 제조 과정에서부터 기후변화에 영향을 주는 온실가스를 내뿜는다.

그러나 상황은 곧 바뀔 것으로 보인다. EU 및 미국 일부 주에서는 곧 '가전제품 수리권(Right to repair)'이 주어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EU 환경부가 제안한 이 법안은 제조업체들이 장기사용 및 손쉬운 수리 가능 제품을 만들도록 강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조명, 텔레비전 및 대형 가전제품 등이 이 법안의 적용을 받는다.

최소 미국 18개 주에서도 유사한 법 제정을 검토하고 있다. 접착제로 붙어 있어 분리가 어렵거나, 예비 부품 또는 수리 지침이 없는 제품에 대한 반발 여론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전제품 수리권'

에너지 사용 제품 디자인을 규제하는 'EU 에코시스템 지침서'는 복잡해서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제조업체들은 수리 가능성을 높이려고 제안된 규칙 법안이 너무 엄격해 혁신마저 억제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소비자 단체들 역시EU 위원회에 불만을 표했다. 제조업체 산하 업체들이 수리과정을 담당하기에 결국 제조업체가 여전히 수리 과정에 개입한다는 것.

이와 관련해 유럽 환경단체 EEB는 "이는 독립 수리업체의 예비 부품이나 정보 접근을 제한하는데, 결국 수리 서비스 범위와 가격도 제한한다"고 말했다.

EEB는 스마트폰과 프린터와 같은 제품도 이 법안에 포함되기를 바라고 있다.

환경에 도움이 될까

환경 단체들은 이 법안이 이산화탄소 방출량을 줄이고 자원을 더욱 더 현명하게 사용하도록 이끈다고 평했다.

'그린 얼라이언스'의 리비 피크는 B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새 법안은 확실히 진보했다. 이보다 더 발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드디어 정치인들이 오랫동안 사회 문제로 인식됐던 사안을 깨닫고 있는 것은 좋은 소식이다. 새 법안은 환경과 자연 보호에 도움이 되리라 본다"고 말했다.

무엇이 변화를 이끌었나?

최근 발표된 통계가 이 정책에 영향을 줬다.

  • 한 연구에 따르면 2004년~2012년 사이 사용기간을 5년을 넘기지 못한 주요 가전제품의 비율은 3.5%에서 8.3%로 증가했다.
  • 재활용센터 폐세척기 분석에 따르면 5년 미만 사용 가전제품은 10% 가 넘었다.
  • 수명이 긴 세탁기는 수명이 짧은 모델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0년 기준으로1.1 톤 적다.
  • 유럽에서 판매하는 램프에는 교체가 불가한 개별 전구가 달려 있다. 그래서 전구가 한 개에 문제가 생겨도 전체 램프를 갈아야 한다.

오래된 기기를 폐기하고 효율 등급 높은 기기를 구매하면 더 나을까

이 경우 답변이 조금 더 까다롭다.

원칙적으로는 사용 기기가 오래되어 에너지 효율 등급이 매우 낮은 경우, A 등급이나 AA 등급의 새 모델로 교체하면 CO2 배출 측면에서 더 나은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오래된 모델을 계속 사용했을 때 이산화탄소 배출이 적다.

가전제품을 쉽게 고치는 부분에 관해서도 논쟁이 되는 사안이 있다.

'가전제품 수리권'에 따르면 소비자는 제조업체의 조언을 받아 예비부품을 이용해 제품을 완전히 분해하고 수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그러나 일부 제조업체들은 서툴게 수리하다가는 오히려 기계를 망가뜨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제조업체 '디지털 유럽(Digital Europe)'은 "에너지와 자원 효율성을 환경 디자인에 결합하려는 정치적 의욕은 이해하지만, 일부 요구사항은 비현실적이거나 가치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또 "관련 규정 초안은 시장 접근성을 제한하고, 국제관례에서 벗어나 지적 재산을 훼손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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