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역: 깜빡 속기 쉬운 백신에 대한 8가지 미신

홍역 확산의 주원인으로 의심받는 백신 접종에 대한 근거 없는 미신 8가지를 정리해봤다 Image copyright Getty Images
이미지 캡션 홍역 확산의 주원인으로 의심받는 백신 접종에 대한 근거 없는 미신 8가지를 정리해봤다

필리핀에서 홍역이 빠른 속도로 확산하며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보건당국은 2018년에만 홍역 발병이 74%나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2017년 홍역은 전 세계 11만 100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6년 갑작스러운 홍역 발병의 증가 원인으로 백신에 관한 불신과 가짜 뉴스를 지적했다.

"현재 백신의 보호를 받지 못해 몇십 건에서 멈출 수 있었던 발병 사례가 몇백 건, 몇천 건으로 늘었습니다."

미국을 포함한 북미, 남미, 유럽, 지중해 등에서 특히 홍역 발병 사례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홍역 확산의 주원인이 되고 있는 백신 접종에 대한 근거 없는 미신 8가지를 정리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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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논란의 발단은 1998년 발표된 앤드루 웨이크필드 박사의 논문이었다

1. '백신은 자폐증을 유발할 수 있다'

논란의 발단은 1998년 발표된 앤드루 웨이크필드 박사의 논문이었다. 그는 이 논문에서 MMR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후 이 연구 결과가 잘못된 것으로 밝혀졌다.

심지어 이 논문에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것이 밝혀져 영국 의학위원회는 2008년 웨이크필드 박사의 의사 면허를 박탈했다. 논문이 기고됐던 학술지 랜싯은 그의 논문을 철회했다.

그러나 논문이 초래한 반백신 풍조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고 MMR 백신 접종률은 1990년대 후반 80%, 2003년도에는 79%까지 하락했다.

이후 많은 공중보건 캠페인으로 잘못된 오해를 바로잡으려는 노력이 있었고 접종률은 다시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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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앤드루 웨이크필드 박사

2. '유아의 신체는 너무 많은 백신을 감당할 수 없다'

아기가 태어나 2살이 될 때까지 맞아야 하는 백신은 적게 잡아 11가지나 된다.

하지만 일부 부모는 아이가 너무 많은 백신을 맞으면 안 된다는 걱정에 사로잡힌다.

백신이 특정 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혹은 박테리아를 신체에 주입해 면역력을 키워주는 방식이기 때문에 부모님들은 아이들에게 '병'을 주입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믿는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이 가설이 틀렸으며 우리가 맞는 백신은 변형된 박테리아만을 주입하기 때문에 질병을 유발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미국의 소아청소년과 의사 폴 오프트 역시 갓 태어난 아이에게 백신을 접종하는 행위에 겁먹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신생아는 태어나기도 전에 스스로 면역 반응을 자극할 수 있는 항원을 형성시킵니다."

"태어난 지 몇 시간만 돼도 백신으로 면역성을 키울 수 있죠."

3. '질병은 백신이 도입되기 전에 이미 사라졌다'

백신이 이미 필요 없다는 미신 또한 사람들 사이에서 팽배하다.

사회 경제적 조건, 즉 영양과 위생 상태가 개선되면서 이미 병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실과 다르다. 사회 경제적 진보가 일부 질병의 사망률을 낮추는 건 사실이지만 질병 제거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건 여전히 백신이다.

미국에서는 홍역으로 인한 연간 사망자를 1960년 5300명에서 2012년 450명까지 감소시켰다. 백신 접종이 활발히 시작됐던 1963년부터 1968년까지 사망자 수가 획기적으로 줄었다.

위생 상태와 무관하게 백신이 큰 역할을 했다.

또 백신 접종을 소홀히 해 질병 재발률이 높아졌던 일본과 스웨덴 같은 나라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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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백신은 개개인에게 다르게 적용되며 모든 접종자의 면역성이 향상되는 건 아니다

4. '발병자 대부분이 백신 접종을 했다'

예방 접종을 받은 사람 중 병이 발병한 사례를 근거로 백신이 소용없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어떤 백신도 100% 효과를 장담할 수는 없어 백신 접종자 사이에서도 발병자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일반적으로 예방 접종은 질병을 85%에서 95%까지 예방하며 도움을 준다.

백신은 개개인에게 다르게 적용되며 접종자의 면역성이 무조건 향상되는 건 아니다.

발병 확률은 백신을 접종받지 않았을 때 더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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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최근에서야 선진국의 예방 접종 프로그램 확대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사 창립자 등 백만장자들의 백신 개발 투자 증가로 백신 시장이 탄력을 받는 추세다

5. '백신은 대형 제약회사들의 음모다'

세계보건기구 경제학자 밀로드 카다르는 2013년에 전 세계 백신 시장이 240억 규모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하지만 2013년 세계 제약 시장 규모는 예상치에 3%에도 미치지 못했다.

최근에서야 중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예방 접종 프로그램 확대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사 창립자 같은 백만장자들의 백신 개발 투자 증가로 백신 시장이 탄력을 받는 추세다.

백신으로 떼돈을 벌고 있는 제약회사는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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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우리나라에서는 필요 없어요'

예방 접종은 분명 여러 나라에서 질병 발병률을 감소시켰다.

하지만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 여전히 많은 국가에서 홍역 등 전염병이 발병하고 있으며 이들이 세계 다른 지역을 여행하는 일도 잦다.

7. '백신에는 안전하지 않은 독소가 포함되어 있다'

백신에 폼알데하이드, 수은, 알루미늄과 같은 물질이 포함되어있기 때문에 예방 접종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부모들도 있다.

하지만 이런 물질은 일정 수치를 초과했을 때 유해하다.

미국 식품안전청(FDA) 권고를 따르면 아무 문제 없다.

전형적인 백신은 0.5mL 용량당 25µg(마이크로그램)의 수은 농도를 포함하고 있는데 이는 85g짜리 참치통조림에 포함된 수은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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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소아마비가 풍토병으로 남은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역시 이러한 미신이 팽배한 것으로 알려졌다

8. '백신은 서구의 음모'

백신이 일반인 집단을 공격하기 위한 음모라는 믿음도 여전하다.

나이지리아 북부의 한 민족은 예방 접종이 고의로 소녀들을 불임시키고 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HIV)를 확산시킨다고 믿는다.

이로 인해 소아마비 치료가 더뎌지고 가끔 보건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공격도 발생한다.

소아마비가 풍토병으로 남은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역시 이러한 미신이 팽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런 미신에 아예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

2011년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알카에다 조직원들의 DNA를 수집하기 위해 가짜 B형 간염 예방 접종을 한 바 있다.

이런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 지역 사람들 사이에서 백신에 관한 불신이 자리 잡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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