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대통령: 부패자산 시민에 돌려주겠다...'로빈후드' 자처

로빈후드의 활동을 묘사한 삽화 Image copyright Getty Images
이미지 캡션 로빈후드는 12~13세기 영국 설화에 등장하는 의적이다

아래는 영국 공영방송 BBC 뉴스의 한국어 라디오, BBC 코리아 방송의 2019년 4월 16일 보도입니다.

[앵커] 한반도에 홍길동이 있다면 이곳 영국엔 로빈후드라는 전설적 인물이 있습니다.

악독한 관리들의 재물을 빼앗아 서민들에게 나눠주는, 홍길동과 로빈후드의 이야기를 꼭 닮은 정책이 북미 멕시코에서 추진됩니다.

이웅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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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대통령이 '로빈후드'를 자처했다

[기자] 탐관오리들의 재물을 빼앗아 가난한 서민에게 나눠줬다는 중세 영국 설화 속 인물, 로빈후드.

실존 인물이라는 근거는 없지만 로빈후드의 이야기는 오래오래 전해져 내려오다 2010년엔 영화로도 만들어졌습니다.

지난해 12월 멕시코 대통령에 취임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즈 오브라도르.

기득권의 부패와 경기 침체, 그 가운데 활개치는 폭력 마약 조직까지, 혼란했던 정세 속에서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검소하고 겸손한 지도자'를 자처하며 인기를 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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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에서 50% 넘는 득표율로 당선됐다

대통령궁 공개, 전용기 매각에 이어 '자신도 잘못하면 처벌받겠다'며 대통령 면책특권 폐지를 추진하던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이번엔 이른바 '로빈후드' 정부기관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내놨습니다.

부패한 기관이나 개인으로부터 압수한 물품들을 시민들에게 나눠주겠다는 겁니다.

환수 후 재분배 대상엔 보석이나 자동차, 그리고 부동산까지 포함됩니다.

부동산의 경우 학교나 병원, 노인복지시설 등 공공시설로 바꿔 시민들에게 제공하겠다는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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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브라도르 대통령은 현지시간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내용을 발표하며 압류 대상품들을 "시민들이 도둑맞은 것들"이라고 표현했습니다.

2017년 경제협력개발기구의 보고서에 따르면 멕시코는 매년 국내 총생산의 5~9%, 적게는 570억 달러(약 64조 7000억 원)에서 많게는 1000억 달러(113조 6000억 원)가 부패와 비리로 새어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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