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인종차별 발언 비판에도 꿈쩍 않는 까닭

(시계방향 왼쪽 위부터) 카시오-코르테스, 라시다 틀라입, 일한 오마르 그리고 아이아나 프레슬리 Image copyright EPA, Reuters, Getty
이미지 캡션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인종차별적 트윗을 받은 민주당 의원 (시계방향 왼쪽 위부터) 카시오-코르테스, 라시다 틀라입, 일한 오마르, 아이아나 프레슬리

미국 민주당 여성 의원들을 겨냥해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대부분의 다른 국가 지도자가 이런 말을 했다면 전 세계적 충격과 함께 비난이 쏟아지고 개인의 정치 경력에도 치명적인 타격을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 여성의원 4명에게 '원래 나라로 돌아가라'는 노골적인 트윗을 남긴 미국 제45대 대통령의 행적에 놀란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다.

그는 두 번째 트윗에서 "완전히 무너지고 범죄가 창궐한 본인들의 고향으로 다시 돌아가는 게 어떠냐"고 말했다.

'스쿼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 소수집단을 겨냥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전임 대통령이었던 바락 오바마가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았다고 잘못된 사실을 말한 적이 있다.

대통령 선거 캠페인 초기엔 멕시코 이민자들을 '강간범'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6월 대통령 집무실에서 '나이지리아인이 미국을 한 번 보면 결코 아프리카의 오두막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2018년 그는 미국이 왜 엘살바도르, 아이티, 아프리카 등 "똥통 국가"에서 온 이주민을 받아주어야 하느냐고 물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트윗에서 겨냥한 이른바 '스쿼드'는 모두 민주당 유력 정치인들이다.

'스쿼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인종 차별주의자'라고 불렀다. 미국에서 태어난 카시오-코르테스, 라시다 틀라입, 아이아나 프레슬리와 이란에서 12살때 난민으로 미국에 온 일한 오마르는 '스쿼드' 구성원이다.

'역겹다'

민주당은 즉각 자당 여성의원들을 지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비판적인 공화당 의원 저스틴 어매스 역시 이번 행동을 '인종차별적이고 역겹다'고 평했다.

그러나 모두가 비판적인 반응은 아니었다. 정치 시사 프로그램 '폭스 앤 프렌즈'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 '웃겼다(comedic)'며 여성 정치인들로 구성된 '스쿼드'가 그럴싸한 말들로 젊은층의 반-트럼프 감정을 유도한다고 말했다.

지금처럼 양극화가 심각한 시절이 아니었다면 해당 에피소드는 최대 몇 달까지 주요 헤드라인을 차지했을 것이다.

그러나 정치계 내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트윗 사건 역시 다른 대통령들의 소셜미디어 논란처럼 사그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제 명백한 사실이 있다. 미국 정치계는 그 어느 때보다 균열이 심각하다. 따라서 새로운 선거철이 다가옴에 따라 민주당을 향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수위가 독해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첫 대통령 선거캠페인 시절 보여준 발언은 지나친 분열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다음 미국 대선까지 약 16개월 남은 상황에서, 그의 재선 캠페인 역시 지난 대선 캠페인처럼 '파괴적'일 것으로 보인다.

관련 기사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