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가정폭력: '죽고 싶지 않아요' 바디메이크업을 하는 이유

(캡션) 알렉산드라 미트로시나의 사진 Image copyright Alexandra Mitroshina
이미지 캡션 알렉산드라 미트로시나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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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SNS에서 바디메이크업을 한 사진을 올라오며 정부가 조속히 가정폭력 법안을 통과시킬 것을 촉구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인권운동가인 알레나 포포바와 알렉산드라 미트로시나가 시작한 캠페인으로, 사람들은 SNS에 해시태그 "죽고 싶지 않아요(янехотелаумирать)"라는 문구를 올리고 청원에 서명하며 동참할 수 있다.

주로 피, 상처, 멍과 같은 폭력의 흔적을 바디메이크업으로 표현한 사진이 올라오고 있다.

최근 러시아에서 가정폭력에 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트로시나가 올린 인스타그램 사진이 좋아요 42만 개를 받으며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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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알레나 포포바의 사진

미트로시나는 올가 사디코바라는 여성의 사연을 전하기 위해 사진을 올렸다. 사디코바는 지난달 8살짜리 아들이 보는 앞에서 남편에게 살해당했다고 사디코바 측 가족들은 주장한다.

러시아 정부 측에 따르면 사디코바는 과거에도 남편을 경찰에 신고한 적이 있고, 실제로 경찰 조사가 이뤄지기도 했다.

미트로시나는 가정폭력법이 있었다면 사디코바가 살아 있었을 수도 있었다며 가정폭력 법안이 빠르면 가을에 마련될 수 있도록 대중들이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 시스템은 '부족'

옥사나 푸시키나 의원이 이 포스팅을 공유했고, 푸시키나 의원은 RT 방송국에 "현 시스템으로는 가정폭력 피해자를 보호하기에 부족하다"라고 말했다.

블로거 옥사나 크라브트소바 역시 이 문제를 조명했다. 그는 인스타그램에 "3명의 러시아 여성 중 1명이 남편 혹은 파트너에게 맞는다. 45분마다 한 여성이 죽는다. 그것도 집에서 사망한다. 무서운 수치다"라고 썼다.

이어 "멍을 칠해서 이슈를 크게 만든다고 일각에서는 비판할 수 있다. 하지만 크게 만들 필요가 있다. 인식 자체가 잘못됐기 때문이다. 가정 내 폭력이 괜찮다고 생각하는 인식이 있는 한 어떤 법도 효력이 없을 것이다"라고 썼다.

그 누구라도 이런 사진을 보고 가정 내에서 폭력이 정상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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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블로거 옥사나 크라브트소바

'강한 캠페인'

지난달 '#그녀의잘못이아니다(#саманевиновата)'라는 해시태그가 러시아 SNS에서 화제가 됐다.

당시 포포바는 SNS가 효과적인 캠페인 플랫폼이 될 수 있을까 의문을 가졌다고 한다. 실제로 공격과 비판을 많이 받았지만 SNS 캠페인은 계속됐다.

효과가 있었다. 가정폭력 문제는 사회적인 이슈로 떠올랐고 공론화됐다. 정치인들도 잇따라 이 사안이 중요하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했다.

포포바는 "여성들이 연대하면 강한 파워가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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