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커: 호아킨 피닉스가 연기한 조커처럼 웃음을 멈출 수 없는 병이 있을까?

배트맨의 숙적, 조커의 특징 중 하나는 과장된 웃음이다 Image copyright Warner Bros
이미지 캡션 배트맨의 숙적, 조커의 특징 중 하나는 과장된 웃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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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먹은 표정, 더듬거리는 목소리. 아서 플렉이 고담 시티 코미디 클럽 무대를 앞두고 걱정 가득한 마음을 진정시키려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코미디언의 입으로 자신이 생각한 단어를 뱉어내기 쉽지 않다. 말을 하려고 하면, 자신이 가장 불리고 싶은 이름 조커처럼 날카로운 웃음이 먼저 치고 나와 멈출 수 없기 때문이다.

과장된 톤의 기분 나쁜 웃음을 제어하지 못하는 인물이 이달 초 개봉한 영화 '조커'에서 관객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늦은 밤 일을 마치고 광대로 분장한 채 지하철로 귀가하던 플렉. 우연히 젊고 부유한 남성 세 명이 여성 한 명을 괴롭히는 것을 목격한다. 이 장면에서 그의 웃음에 대한 사연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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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In one of the scenes of the movie, Arthur Fleck has a laughter fit inside a bus

언쟁

자신들을 비웃는다고 생각한 남성들은 플렉을 흠씬 두들겨 팬다. 그러자 플렉은 주머니에서 권총을 꺼내 그들을 쏜다. 영화가 이 지점에 다다를 즈음이면, 관객들은 이미 플렉이 어떤 정신 질환을 앓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는 이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7종류의 약을 복용한다. 일기도 쓰고, 정기적으로 사회복지사와 면담도 한다.

그런데 신경질적인 웃음이 터지게 하는 질병이 실제로 존재할까? 영화에서 호아킨 피닉스가 연기한 인물의 경우, 젤라성 간질의 경우일 수 있다. 웃음을 뜻하는 그리스어(젤라스티코스, gelastikos)에서 파생된 말이다.

스페인 신경학회(Society Society of Neurology's Emily Study Group)의 간사인 프란시스코 하비에 로페즈는 BBC에 "(젤라성 간질은) 모든 발작 형태의 0.2%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매우 드문 사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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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조커를 연기한 호아킨 피닉스

그는 또 "(이 질환은) 부적절한 상황에서 웃음이 터져 나오게 한다"며 "환자는 행복하지 않지만 그 웃음을 통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런 간질을 유발하는 원인 중에 가장 빈도가 높은 것은 '시상 하부 과오종'이라고 불리는 작은 뇌종양이다.

이 종양이 뇌에서 체온 조절과 감정 반응 등 많은 기능을 담당하는 시상하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더 큰 스트레스

웃음은 뇌의 전두엽이나 측두엽 종양에 의해서도 생길 수 있다.

이런 질환을 앓는 환자들은 보통 발작을 함께 일으킨다. 로페즈는 "젤라성 발작이 스트레스가 더 크다"며 "전형적인 발작을 일으키는 사람들은 의식을 잃어서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의식이 있는 채로 적절하지 않은 상황에서 웃는다면, 굉장히 고통스러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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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웃음은 뇌의 전두엽이나 측두엽 종양에 의해서도 생길 수 있다

이런 간질 유형은 대개 약물로 조절한다. 때로는 수술도 받는다.

하지만 방치하면 매일 발작을 일으킬 수 있다. 치료하면 한달에 한두 번으로 발작이 줄어들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발작이 완전히 사라질 수도 있다.

로페즈에 따르면, 이런 문제는 어린이나 청소년들보다 성인 환자들에게서 더 흔하게 나타난다.

아울러 이 발작이 치매 초기를 알리는 신호가 되기도 한다.

폭력

발병률은 낮지만, 로페즈는 이 병의 증상을 가진 환자를 적어도 세 명 정도 만난 것으로 기억했다.

그가 기억하는 한 명은 변호사였다. 로페즈는 "그 환자는 재판을 시작하기 전 판사에게 '자신이 병을 앓고 있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증상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어서 재판중에 위기를 겪을 수 있다'고 경고해야 했다"고 말했다.

영화 속에서 점차 아서 플렉의 삶의 본질적이고 심오한 부분이 되는 폭력에 관해서 로페즈는 "폭력은 이 병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했다.

감정의 요실금

반면, 신경학자들은 무의식적이고 통제되지 않는 웃음을 유발하는 게 젤라성 간질만이 아니라고 말한다.

감정이 요실금처럼 조절 불가능한 상태라는 '감정실금(PBA)'도 웃음이나 울음이 터져나오는 것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신경심리학자 앤디 타이먼은 BBC에 "이것은 사회적 맥락에 맞지 않거나 부적당한 감정이 통제되지 않고 표출되어 실제로 당사자가 느끼는 감정과 일치하지 않는 것을 지칭하는 용어"라고 말했다.

"(이 상태에서는) 사람이 전과 같았으면 약간 당황하는 정도의 일에 몹시 고통스러워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PBA는 신경상의 질환 및 손상과 연관되어 있다. 2013년에 나온 한 연구는 PBA가 적어도 미국인 180만 명에게 영향을 미쳤다고 추정했다.

로페즈는 "하지만 (감정실금은) 신경퇴화성 질환을 앓고 있는 노년층 환자에게 더 전형적으로 나타난다"고 했다.

"감정실금이 나타나는 것은 질병의 마지막 단계까지 다다른 노인 환자들인데, 조커의 사례는 이와 다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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