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 부회장, '국정농단' 피고인으로 법정에 다시 섰다

이재용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파기환송심 첫 공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Image copyright News1
이미지 캡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파기환송심 첫 공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5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첫 재판에 출석했다. 법정 출석은 지난해 2월 항소심 선고 공판 이후 처음이다.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 측에 뇌물을 건넨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 부회장은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3부(정형식 부장판사)는 그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하면서 그는 구속된 지 약 1년여 만에 풀려났다.

그리고 지난 8월 29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 부회장 등에 대한 상고심에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다시 돌려보냈다.

이번 재판의 쟁점

대법원이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 부회장을 다시 법정에 세운 만큼 형량이 어떻게 결정되느냐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심이 뇌물로 인정하지 않은 말 3마리와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금 16억 원이 부정한 청탁에 따른 뇌물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2심에서 인정한 뇌물액 36억 원은 상고심에서 86억 원으로 늘었다.

대법원이 뇌물 액수를 높게 측정했기 때문에, 이 판단이 유지된다면 형량이 높아질 수 있다. 이 경우 삼성은 경영 공백 상태를 피할 수 없게 됐다.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횡령 이득액이 50억 원 이상일 때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을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횡령액이 50억 원이 넘어도 판사의 재량으로 집행유예도 가능하다.

파기환송심 재판 일정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크게 유무죄와 양형 판단으로 나눠 기일을 진행하겠다고 정리했다.

11월 22일 열리는 2차 공판에서는 항소심이 무죄로 봤지만, 대법원이 유죄로 뒤집은 최순실 씨 딸 정유라 씨에게 제공한 말 세 마리와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금에 대한 유무죄 여부가 중점 심리될 예정이다.

12월 6일 3차 공판 때는 이 부회장의 처벌을 결정할 양형 심리를 진행하게 된다.

판사의 이례적 당부

이 날 재판을 맡은 정준영 부장판사는 재판 시작 전 이례적으로 "재판 진행이나 결과와 무관함을 먼저 분명히 밝힌다"면서 피고인에게 당부사항을 전했다.

정 부장판사는 해당 사건을 "삼성그룹 총수와 최고위직 임원들이 계획하고 가담한 횡령 및 뇌물 범죄"라면서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기업내부 준법 감시제도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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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이 부회장이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 나오면서, 최악의 경우 삼성은 경영 공백 상태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정 부장판사는 과거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선언'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당시 만 51세의 이건희 삼성그룹 총수는 낡고 썩은 관행을 모두 버리고 사업의 질을 높이자는 이른바 '삼성 신경영'을 선언하고 위기를 과감한 혁신으로 극복했다"라면서, 올해 똑같이 만 51세가 된 이재용 부회장에게 그의 선언은 무엇이며 또 무엇이어야 하는지 물었다.

말미에 그는 이 부회장에게 "우리나라 대표하는 기업 총수로서 어떤 재판 결과에 대해서도 책임을 통감하고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는 자세로 본 심리에 임해주시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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