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컨테이너에서 발견된 시신 중 일부 베트남인으로 추정

트라 마이의 오빠는 영국으로 동생을 데리고 오는 조건으로 3만 파운드를 밀수업자에게 지불했다 Image copyright Family of Pham Tra My
이미지 캡션 트라 마이의 오빠는 영국으로 동생을 데리고 오는 조건으로 3만 파운드를 밀수업자에게 지불했다

영국 잉글랜드 남동부 에섹스 주 서럭에서 발견된 화물차 컨테이너 안의 시신 39구 중 최소 6구가 베트남 출신인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2일 숨을 쉴 수가 없다는 문자를 마지막으로 남긴 26세 팸 티 트라 마이, 컨테이너에 같이 있던 것으로 추정되는 20살 누엔 딘 루앙의 가족들을 BBC가 인터뷰했다.

경찰이 북아일랜드 출신 48세 남성을 스탠스테드 공항에서 살인 및 인신매매 혐의로 체포하면서 이번 사건과 관련해 체포된 인물이 4명으로 늘었다.

잉글랜드 워링턴 출신 두 명과 트럭 운전사도 이번 사건으로 체포됐으며, 사건 이후 밀수업자들은 일부 가족들에게 돈을 돌려준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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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사진 속 누엔 딘 루앙의 가족들은 그가 트레일러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마지막 문자, "엄마, 미안해"

트라 마이의 오빠는 동생을 영국으로 데리고 오는 조건으로 3만 파운드(약 4500만 원)를 밀수업자에게 지불했으며, 동생의 마지막 행방은 벨기에에서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베트남에서 영국으로 오던 내 동생은 23일부터 연락이 되질 않았다. 뉴스를 접하고 동생이 그 트럭 안에 있는 것은 아닌가 걱정이 됐다"라고 말했다.

"영국 경찰에 동생의 시신을 찾아달라고 부탁했다. 지금이라도 동생이 우리 가족들 품에 돌아올 수 있으면 좋겠다."

트라 마이가 마지막으로 보낸 문자는 영국시간으로 22일 오후 10시 30분에 왔다. 벨기에 지브루게에서 템스 강 퍼플릿 터미널에 트럭이 도착하기 약 두 시간 전이다.

공개된 문자에는 "난 죽고 있어. 숨을 쉴 수가 없어. 엄마 아빠 너무 사랑해요. 엄마, 미안해"라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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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냉동화물 트레일러에는 성인 남성 31명과 여성 8명이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트라 마이의 오빠는 동생의 여정이 10월 3일에 시작했으며, 처음에 중국에 도착해서 며칠을 지낸 후, 프랑스로 이동했다고 말했다. 동생은 브로커가 전화받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며 가족들에게 전화를 걸지 말라고 당부했다.

"동생은 새로운 도시에 도착할 때마다 가족에게 연락했다. 19일에 처음 영국으로 들어오려고 했고, 그때 불법 입국으로 돌려보내진 것으로 알고 있다."

BBC는 트라 마이의 신상과 출생지 등 가족들에게 받은 정보를 에식스 경찰에게 넘겼다.

돈 돌려준 밀수업자들

또한 BBC는 베트남 출신의 26세 남성과 19세 여성의 가족들과 접촉을 했다.

19세 여성의 오빠는 그가 22일 오전 7시 20분경에 벨기에서 연락했다면서, 그때 냉동화물에 들어가고 있으며 그동안에는 추적을 차단하기 위해 핸드폰 전원을 끌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그게 동생과의 마지막 통화였다.

그리고 하룻밤 사이에 밀수업자들은 그의 가족에게 돈을 돌려줬고 같이 트레일러에 있던 26세 남성의 가족들 또한 돈을 돌려받았다고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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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닭고기와 육류 등과 함께 냉동실에서 지냈다

영국 주재 베트남 대사관 대변인은 에식스 경찰로부터 지난 24일 해당 사건에 관해 연락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피해자 신원 확인 요청이 계속 들어오고 있지만, 경찰로부터 아직 공식 확인을 받은 것은 없다고 말했다.

냉동화물 트레일러에는 성인 남성 31명과 여성 8명이 있던 것으로 확인됐으며, 에식스 경찰은 처음에 이들이 모두 중국 출신이라고 추정했다.

그레이스 워터글레이드 산업단지에서 시신이 발견된 것은 23일 오전 12시 30분 경이다.

에식스 경찰은 지난 25일 기자회견을 열어 사랑하는 사람이나 가족이 트레일러 안에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조금이라도 든다면 바로 연락해달라고 당부했다.

경찰관 콘 밀스는 "가족분들이 지금 어떤 마음이 들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저희는 이 비극의 전말을 완벽히 파악할 때까지 밤낮없이 일할 것을 약속드린다"라고 말했다.

더 나아가 영국에 불법으로 거주하고 있어 정보를 공유하기 두려워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번 일로 그들에게 불이익을 주거나 추방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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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트럭 운전자로 알려진 모 로빈슨

밀입국 도중 사망…. 얼마나 되나?

유엔은 2014년부터 밀입국을 시도하다 사망하는 건수를 집계하고 있다.

영국의 경우, 2014년 에식스에서 아프간 국적 밀항자 35명이 선적 컨테이너에서 발견됐는데 그중 한 명은 숨진 상태였다.

이듬해에서는 스태퍼드셔 주 브랜스턴에 있는 창고에서 이주민 2명이 나무상자에서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2016년에는 옥스퍼드셔 주 밴버리에서 18세의 한 이주민이 트럭 바닥에 매달려 있다 사망했고, 켄트 지역에서는 프랑스로부터 들어온 트럭에서 시체가 발견됐다.

집계 이전에도 영국에 밀입국하다 숨진 경우가 있었는데, 지난 2000년 도버에서 밀입국을 시도하던 중국인 58명이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2015년에는 71구의 시신이 오스트리아의 한 고속도로에서 버려진 화물차에서 발견된 일이 있었다.

당시 경찰은 해당 차량이 불가리아-헝가리 인신매매 사건과 연루된 것으로 추정했다.

에식스 경찰은 피해자 가족들이 연락할 수 있도록 인명 피해국을 설치했으며, 영국 적십자사는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끔찍한 비극을 수습하고 있는 사람들을 돕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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