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컨테이너에서 사망한 베트남 사람들의 가족들의 사연

레 민 투안(사진)은 자신의 아들 레 반 하가 에섹스에서 사망한 39명 중 하나일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다 Image copyright Getty Images
이미지 캡션 레 민 투안(사진)은 자신의 아들 레 반 하가 에섹스에서 사망한 39명 중 하나일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다

레 반 하의 평범한 집에는 고통과 절망이 가득하다. 가족들은 영국 에섹스에서 39명이 사망한 채로 발견된 컨테이너 안에서 레 반 하의 마지막 순간이 어땠는지를 알아내려고 동분서주하고 있었다.

그의 할머니는 허공을 바라보며 손으로 얼굴을 덮고 있다. 레 반 하의 부인은 하는 말을 잃고 곡기를 끊었다. 그의 아버지 레 민 투안은 절망 속에서 어린 손자를 안고 그저 흐느끼고 있었다.

레 반 하는 베트남의 가난한 농촌 마을 출신의 전형적인 젊은이였다. 그 처참한 결말에 이르기 전까지는.

그는 수천 명이 갔던 길을 따랐다. 더 많은 급여를 주는 일을 찾아 석 달 전 바다 건너 유럽으로 떠났다. 둘째 아들이 갓 태어난 때였다.

가족은 집을 짓기 위해 돈을 빌렸었다. (인신매매단의 도움을 받아) 서구로 향하는 그의 여정에는 2만 5000달러(약 3000만 원)이 필요했다. 큰돈이라 레 민 투안은 자신이 갖고 있던 땅을 담보로 대출까지 받아야 했다.

좋은 직업을 구해 돈을 모아 빚을 갚으려는 모든 계획이 레 반 하의 어깨에 달려 있었다. 그 미래는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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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영국 에섹스에서 발견된 39명이 사망한 컨테이너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30세의 레 반 하의 아버지 레 민 투안

"큰 빚을 진 채로 아들이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레 민 투안은 말했다. "언제 그 빚을 다 갚을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전 늙어서 건강도 시원찮고 손자들을 키우는 것도 도와야 해요."

레 민 투안은 아들이 죽었다고 확신한다. 그는 아들로부터 영국으로 곧 향한다는 페이스북 메시지를 받았다.

컨테이너에서 사망한 사람들 대부분은 옌 트란 지역에서 온 것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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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부이 티 눙은 응헤 안 지역 출신이다

이웃들이 가족들을 돕기 위해 찾아오고 있다. 제단에서 함께 기도하면서 행방불명인 사람들의 사진들을 모은다. 그중에는 밝게 웃고 있는 19세의 부이 티 눙의 사진이 있다. 그의 가족들은 그가 어떻게든 그 컨테이너에 있지 않았기를 빌고 있다.

그의 동생 부이 티 로안은 지난 21일 페이스북에서 언니와 짧은 메시지를 주고받았다고 했다. 눙은 자신이 '창고' 안에 들어가 있다고 말했다.

"아직 확인된 정보가 없어요." 동생은 말했다. "인터넷이랑 SNS에서 떠도는 얘기들뿐이죠. 아직은 희망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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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섹스에서 트레일러에 실린 컨테이너에서 39구의 시신이 발견됐다

"당시에 영국으로 향하고 있던 3대의 화물차가 있었다고 해요. 마술처럼 언니가 다른 화물차에 있었을 수도 있잖아요."

그는 언니 눙이 네 명의 남매 중 가장 똑똑했으며 친구도 많았다고 한다. 영국으로 떠나기 위한 돈을 마련하는 데 친구들도 많은 도움을 줬다고 한다. 그의 가족은 담보를 맡기고 대출받거나 뭔가를 팔지 않아도 됐다.

이제 그들은 좋은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최악의 경우 유해를 베트남까지 송환받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

이 지역에서 볼 수 있는 새집들은 해외로 돈 벌러 떠난 젊은이들이 보내온 돈으로 지어졌다. 영국은 특히 선호되는 나라로 여겨진다. 일부는 러시아나 루마니아 같은 나라로도 향했지만 돈을 많이 주는 직업을 찾기가 매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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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옌 트란 지역에서 아직 건축 중인 집 옆에 베트남 여성이 서 있다

프랑스에서는 불법 체류자 신분인 사람들은 계속 경찰의 감시를 받는다고 한다. 하지만 영국에서는 베트남 출신의 이민자들 사이에 강력한 공동체가 있어 네일샵, 레스토랑, 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 일자리가 많다.

이들과 접촉한 브로커들은 불법으로 국경을 넘게 해주는 대신 큰돈을 챙기는 글로벌 네트워크다. 그 대가로 내야 하는 돈은 1만 파운드(약 1500만 원)부터 3만 파운드(약 4500만 원) 이상까지 형성됐다.

많은 이들은 중국을 통해 베트남을 떠난다. 영국 해협에 다다른 뒤 이곳을 안전하게 건널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컨테이너 속에 숨어 들어가는 것이다.

에섹스에서 발생한 비극으로 응우옌 쑤언 베트남 총리는 인신매매 네트워크에 대한 수사를 명령했다. 그러나 인신매매는 오랫동안 심각한 문제였다. 특히 여성과 어린이를 노리는 경우가 많았다. 올해 미국 국무부는 매년 발행하는 인신매매 보고서에서 베트남의 등급을 낮추었다.

정부가 어떤 조처를 하더라도 인신매매에서 나오는 큰 수익 때문에 여전히 베트남에서는 인신매매가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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