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서안지구 정착촌 불법 아냐' 미국의 입장 번복

Neve Yaakov settlement in East Jerusalem Image copyright AFP
이미지 캡션 Israel has established more than 100 Jewish settlements in the West Bank, including East Jerusalem

미국은 이스라엘이 점령한 요르단강 서안 지구 유대인 정착촌이 국제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지역은 중동전쟁이 벌어진 1967년 이스라엘이 차지했으나, 국제 사회는 국제법과 어긋난다며 이스라엘의 불법점령으로 간주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 장관 마이크 폼페이오는 서안 지구 분쟁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합의해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은 이에 대해 국제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전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재임 당시와 뒤바뀐 이번 미국 조치에 이스라엘은 환영하는 입장이다.

서안 지구 유대인 정착촌은 1967년 중동 전쟁 당시 이스라엘이 이 지역을 점령한 후 설립됐다. 오랜 기간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그리고 국제 사회 분쟁의 원인이었다.

폼페이오 장관은 기자들에게 "모든 법적 쟁점을 면밀히 조사한 결과 '서안 지구의 이스라엘 민간인 정착촌은 국제법을 위배하지 않는다'게 미국의 입장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민간인 정착촌을 국제법에 위배된다고 하는 것은 문제 해결과 평화 촉진에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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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평화는 이제 불가능한 꿈일까?(영상)

팔레스타인 측 수석 협상담당관 샙 에르캣은 미국의 결정이 '국제 사회의 안정, 안보, 평화'를 위협한다며 국제법을 "정글의 법"으로 대체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스라엘 총리 벤자민 네타냐후는 이번 결정이 "역사적 잘못을 바로잡는 일"이라며 다른 국가의 동참을 촉구했다.

유대인 정착촌 논쟁이란?

유대인 정착촌 논쟁은 가장 격렬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 중 하나다.

요르단강 서안 지구이자 예루살렘 동부에 있는 이스라엘 정착촌은 약 140가구, 60만 유대인이 살고 있다. 국제법상 이 지역을 이스라엘의 불법 점령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었으나 이스라엘은 항상 반발해왔다.

팔레스타인 측은 오랫동안 정착촌 철거를 요구해왔다. 민간인의 해당 지역 점거로 팔레스타인의 독립 국가 수립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힘 얻은 이스라엘과 경악한 팔레스타인

분석: 바바라 플렛어셔 BBC 중동 특파원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결정이 이 지역 분쟁의 실현 가능한 해결책을 모색할 공간을 마련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해결책이란 결국 이스라엘 중심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국제법으로 금지된 유대인 정착촌을 묵살하는 행위는 평화 과정에서 법망을 약화시킨다. 또 팔레스타인의 국가의 권리와 자기 결정권도 훼손한다.

이번 결정은 유대인 정착촌의 확대 및 병합에 힘을 실을 것이 확실해 보인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 역임 이후 정착촌 계획 및 공사는 급격히 늘어났다.

팔레스타인은 경악했지만 그다지 놀랍다는 반응은 아니다. 실제 나와 얘기를 나눈 팔레스타인 전문가는 유대인 정착촌 증가는 본질적으로 '양 국가 해법(two-state solution)'의 가능성을 없애버렸다고 분석했다. 그들은 전시 관점에서 해당 지역에 거주하며 삶을 영위해 나가는 것이 비폭력 저항의 일종이라고 주장한다.

번복된 미국의 기존 입장은 무엇이었나?

1978년 지미 카터 행정부는 유대인 정착촌이 국제법에 어긋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1981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이전 정부의 결정에 동의하지 않으며 정착촌이 근본적으로 불법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 이후 유대인 정착촌을 향한 미국의 입장은 "'타당하지 않은(illegitimate)' 그러나 '불법(illegal)'은 아닌"이었다. UN 제재에 있어서도 이스라엘을 두둔하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내비쳤다.

트럼프 행정부는 오바마 행정부보다 정착촌 활동에 훨씬 관대한 입장을 보여왔다.

폼페이오 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 분쟁의 법적 쟁점을 모든 각도로 연구했으며 레이건 대통령의 결정과 동의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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