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자 냉동 거절당한 중국 여성, 병원 고소

테레사 수 Image copyright Reuters
이미지 캡션 수는 "여러 독신 여성들의 기대를 등에 업고 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미혼이라는 이유로 난자 냉동을 거절당한 중국 여성이 병원을 고소했다.

올해 31세, 프리랜서 편집자 테레사 수는 지난해 중국 베이징의 한 산부인과 병원을 찾았다. 당분간 일에 열중하기 위해 난자 냉동을 할 계획이었다.

수에 따르면 당시 병원 직원은 "난자 냉동 대신 직접 아이를 가지라"고 했다. 그는 이후 병원으로부터 난자 냉동 시술 진행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수는 "전문적 서비스를 받으려 병원을 찾았지만 '일은 제쳐두고 아이 먼저 낳으라'는 소리나 들어야 했다"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해당 병원 대변인은 조력 생식 기술과 관련된 정부 정책을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수의 고소장은 지난 23일 베이징 법원에 접수됐다. 판결까진 여러 달이 걸릴 전망이다.

이번 사건은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수를 지지하는 목소리도 크다.

법정 진술을 마친 수는 "혼자 법정에 서 있는 것 같지 않았다"며 "여러 독신 여성들의 기대를 등에 업고 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여성의 난자는 나이가 들수록 힘이 약해진다. 중국에선 최근 들어 난자 냉동 시술 수요가 급증했다. 여력이 되는 여성들은 시술을 받기 위해 외국으로 나가기도 한다.

2013년엔 유명 배우 쉬징레이가 난자 9개를 얼렸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당시 39살이었던 쉬징레이는 미국에서 시술을 받았다.

수는 자신 역시 외국행을 고민하고 있지만 비용 때문에 망설이고 있다고 했다.

수에 따르면 태국에서 시술을 받으려면 10만 위안(1660만 원), 미국에선 20만 위안(3322만 원)이 든다.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 이용자들은 '중국의 첫 미혼 여성 난자 냉동 사례'라는 해시태그를 달며 수를 응원하고 있다.

한 웨이보 이용자는 "생식은 여성의 유일한 가치가 아니다. 엄마가 되는 것보다, 당신 자신이 먼저이고 독립적인 인간으로서의 당신이 가장 중요하다"고 썼다.

또다른 이용자는 "중국 법을 바꿔 정자 은행의 문을 미혼 여성에게도 열어주면 인구 문제도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아이를 원하지만 결혼은 원치 않는 여성이 여전히 많다"고 했다.

1970년대 중국 당국이 산아제한정책을 시행한 이래, 중국 여성의 신체는 정부의 엄격한 통제 대상이었다.

2015년 '한자녀 정책'이 폐지되고 둘째를 가질 수 있게 됐지만, 임신 관련 시술엔 여전히 제약이 많다. 미혼 여성의 난자 냉동 역시 금지돼 있다.

수가 병원을 고소한 이유에 의문을 품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 웨이보 이용자는 "병원의 일처리엔 문제가 없다고 본다"며 "여성은 병원이 아니라 가족정책 당국을 고소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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