겐트 제단화: 덧바른 물감 벗기자 나타난 명화의 진짜 모습

겐트 제단화에 그려진 어린양 그림 복원 전(좌)와 복원 후(우) Image copyright The Royal Institute for Cultural Heritage
이미지 캡션 겐트 제단화에 그려진 어린 양 그림 복원 전(좌)와 복원 후(우)

최근 복원된 15세기 명화 속 '어린 양'이 인간 얼굴과 흡사해 미술 평론가 사이에서 논쟁이 일었다.

1432년 휘베르트와 형제 얀 반 에이크가 완성한 '겐트 제단화'는 수세기 동안 예술계를 사로잡았다.

벨기에 겐트의 성 바폰 대성당에 소장되어있는 이 작품은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최초의 중요 유화로 평가된다.

2012년부터 벨기에에서는 240만 달러(28억원) 규모의 예술품 복원 프로젝트가 진행됐는데 지난달 종료된 2단계 사업에서 복원 담당자들은 몇 가지 예상치 못했던 부분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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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복원후의 겐트 제단화

복원팀은 신비로운 '어린 양에 대한 경배(Adoration of the Mystic Lamb)'라고 알려진 미술품의 중앙 판화가 이후 16세기에 덧칠해진 점을 알아냈다.

다른 화가가 중앙에 묘사된 예수의 상징 신의 어린 양을 원래와 달리 바꿔그렸던 것이다.

복원팀이 덧발라졌던 물감을 벗겨내자 양의 "강렬한 시선과"과 "정면을 바라보는 큰 눈"이 드러났다.

복원 프로젝트 책임자인 헬렌 두부아 씨는 아트 신문사에 원래 그려졌던 아기 양은 관람객과 더 깊은 상호작용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그림이 자연주의적인 스타일에서 벗어나 희화적인 묘사 방식으로 그려졌고 이에 좀 더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말 복원은 완료됐지만 최근 들어 이 그림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관심을 모으기 시작했다.

복원팀과 마찬가지로 많은 이들이 놀라움을 표시했다.

스미스소니언 매거진은 이 그림을 두고 "놀랄 정도로 인간과 흡사한 얼굴을 하고", "꿰뚫어보고, 미간이 좁고, 분홍색 입술과, 콧구멍 주변이 벌겋게 달아올랐다"고 묘사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특징들이 "엄청나게 의인화된 건 아니지만 눈길을 끈다"고 평했다.

한편, 소셜 미디어에서는 불편한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도 있었다.

복원된 그림을 두고 '외계 생명체' 같다며 복원하지 않는 편이 나았다고 하는 반응도 있었다.

겐트 대학의 르네상스 예술 및 바로크 미술 담당 교수인 코엔라드 존키어는 물감이 덧대어졌던 이유가 "강렬하고 인간처럼 보이는 양을 무표정한 동물로 바꾸려고 했던 것"이라고 추측했다.

복원을 주도한 벨기에 왕립문화재연구소(RICH)는 원래 양 모습을 알아내려고 3년에 걸쳐 덧칠을 서서히 제거했다고 밝혔다.

이어 소셜 미디어상의 몇몇 부정적 반응 관련해서는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이라고 성명을 통해 반박했다.

반 에이크 형제는 중세시대 흔한 스타일이었던 "인간처럼 눈을 부릅뜨고 있던 신의 어린 양을 묘사한 것"이라는 게 연구소의 설명이다.

또 "덧발라진 물감을 제거하기론 한 것은 신중하게 결정됐고, 관련자 전원이 전적으로 찬성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복구 결과는 전문가와 일반 대중, 성 바폰 성당에서도 찬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 그림 중앙에는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하나님의 어린 양' 경의를 표하기 위해 순례자들이 모여있다. 이 때문에 이 그림은 '어린양에 대한 경배' 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져있다.

이 판화는 1월 24일 세인트 바폰 대성당으로 반환되어 공개 전시될 예정이다.

화가인 얀 반 에이크는 그 시대에서 가장 재능 있는 예술가로 꼽힌다.

그러나, 겐트 제단화는 그의 형제인 휘베르트 반 에이크가 작업을 시작했다고 알려져있다.

제2차 세계 대전 중 나치와 1700년대 나폴레옹 군대가 약탈하기도 했던 이 제단은 자주 도난 당했던 예술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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