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트럼프보다 더 트럼프 같은 아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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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공화당 전당대회 첫날 밤이었던 지난 24일(현지시간)에도 트럼프 주니어는 사람들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다.

찬조 연설에 나선 트럼프 주니어는 "트럼프 대통령 덕에 미국 경제가 엄청난 화력을 얻었다"라면서 아버지를 치켜세웠다. 하지만 이번 연설의 핵심은 아버지의 치적에 대한 칭찬이 아닌 민주당 대선 후보 조 바이든에 대한 맹공이었다.

트럼프 주니어는 "바이든의 급진적인 좌파 정책은 미국 경제 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이 집권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일궜던 경제적 성과가 말짱 도루묵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바이든은 여러분의 돈을 빼앗아 다시 늪 (swap)에 넣을 거라고 약속했다"면서 "조 바이든이 네스호 괴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말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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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전당대회 찬조 연설에 나선 트럼프 주니어는 아버지를 치켜세웠다

트럼프 주니어는 연설을 통해 조 바이든과 그의 아들, 그리고 언론에 대한 맹렬한 비난을 쏟아 냈다. 그가 언론을 언급할 땐 관중석에선 환호가 터져 나왔다.

화끈한 언변의 연사, 스포츠맨, 사냥꾼 등으로 불리는 트럼프 주니어는 아버지의 재선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다. 아들을 통해 트럼프 지지층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공화당의 전략 수행에 트럼프 주니어가 비장의 무기가 된 셈이다.

트럼프 주니어는 사냥을 좋아하는 등 전형적인 '시골 사람' 특색을 가진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과 다소 특이한 친분을 쌓았다. 백악관과 인연이 있는 공화당 전략가 론 본장은 "트럼프 주니어는 트럼프 대통령으로 향하는 일종의 통로로 비친다"고 설명했다.

대통령 지지자들은 트럼프 주니어의 ‘직설적인’ 스타일을 좋아한다고 캔자스 공화당의 마이클 쿠켈만 의장은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 중 많은 이는 장남이 아버지보다 더 급진적인 모습을 보이는 데에 열광했다. 예를 들어 그는 총기 업계가 소음과 관련된 규제사항을 없애려는 걸 지지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논쟁의 여지가 있을 만한 인물이나 단체들과 어울리는 과감함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 자금 마련이 목적인 단체 ‘우리는 장벽을 짓는다 (We Build the Wall)' 의 집회에 나타났다. 최근 이 단체의 설립자는 기부자에 대한 사기 혐의로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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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대선 당시 메이주의 한 총기 판매점에서 연설하는 트럼프 주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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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에서 찍은 도널드 트럼프 부자

선거캠페인 과정에서 트럼프 주니어의 역할은 한정적인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 새겨진 표지판에 둘러싸여 아버지의 대선 도전을 지지하는 찬조 연설가의 역할로써 말이다. 심지어 이름마저 아버지와 같으니 그의 역할은 치어리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수 있다.

어떤 이들은 유명한 아버지의 그림자 역할에 짜증을 내지만, 그는 오히려 아버지의 그림자 역할로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 주니어는 공화당 관련 행사장에선 록스타 취급을 받는다. 호프스트라대 국립교외연구센터의 로렌스 레비 총장은 트럼프 주니어는 트럼프 대선에 아주 효과적인 지지자라고 말했다. 아버지의 대선 지지 활동을 계기로 그는 더 영향력을 가질 수도 있다.

레비 총장은 "힘 있는 사람들의 아들들은 아버지의 그림자 밑에서 오히려 더 잘사는 걸 배우게 된다"며 "언젠가는 그 그림자가 사라지고 자신이 가족을 이끌게 된다는 걸 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여러모로 아버지와 비슷하고 그에 대한 평가는 대통령 못지않게 갈린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응원하지만, 진보주의자들은 몸서리를 친다.

포드햄대학의 크리스티나 그리어 정치학 부교수는 "족벌주의의 산물"이라고 말한다.

뉴욕에 있는 민주당 전략가 존 라이니쉬는 트럼프 주니어가 트럼프 행정부의 안 좋은 면을 활용한다며 그를 "더 젊고 더 톡 쏘는 버전의 트럼프"라고 했다. 한마디로 "트럼프 주니어는 화염 속 가솔린"이라는 것이다.

짧은 머리와 수염을 가진 트럼프 주니어는 셔츠 단추를 풀어 입고 말할 땐 손을 가만히 두지 못한다. 연설을 할 때는 링 위의 권투 선수처럼 발을 튕기기도 한다.

공화당 기금 모금자 잭 올리버는 "그는 가는 곳마다 활력을 불어넣는다"며 "그는 화끈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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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주니어와 그의 여자친구 킴벌리 길포일

트럼프 주니어는 구 체코슬로바키아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고 당시 친할아버지와 사냥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20대 초반에는 뉴올리언스에서 술에 취한 혐의로 체포돼 감옥 신세를 졌다.

그는 모델 출신인 전 부인 바네사 헤이든과 자녀 5명을 뒀다. 현재 그의 여자친구 킴벌리 길포일은 트럼프 대선 캠프에서 선거 자금 모금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 2016년 6월엔 러시아 정부와 유착관계에 있는 러시아 변호사와 만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는 트럼프 대통령 측과 러시아의 유착관계를 조사하면서 이 만남이 합법적이었지들 검토했다. 하지만 불법적인 유착관계에 대한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결론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들을 보호했다. 2017년 여름 트럼프 대통령은 "아들은 그냥 회의했을 뿐이고 회의에선 아무 일도 없었다”고 기자에게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럼프 조직의 간부인 아들을 나이보다 더 어린 사람처럼 묘사하기도 한다. 다 큰 아들을 두고 "그는 좋은 아이(boy)야”라고 표현한 게 그 예다.

이 두 부자는 11월 여론 조사 결과에 레이저처럼 집중하고 있다. 그들의 미래가 위태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호프스트라 대학의 로렌스 레비 총장의 관측처럼 대선 결과에 따라 트럼프 주니어의 장래가 더 전도유망해 질 수도 있다. 레비 총장은 "그는 이미 트럼프 브랜드의 재정적, 정치적 후계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그가 이런 후광을 입고 무엇을 할지는 이번 대선의 결과에 달렸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지지 세력은 대통령의 아들에 열광하고 있다"며 "공화당 표밭에서 그의 인기는 매우 높다. 혹시라도 그가 의원직에 도전한다면 당선 확률이 꽤 높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레비 총장은 그의 야망이 이보다 더 크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다면 트럼프 주니어의 성공 가능성은 더 높아질 것이다. 올해 11월 대선의 승리는 노리는 이가 트럼프뿐 아니라 그의 아들, 이렇게 둘인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