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쿠데타: 인터넷 끊긴 미얀마 거리에 장갑차가 등장했다

14일 양곤 시내에 등장한 장갑차

사진 출처,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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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미얀마 양곤 시내에 등장한 장갑차

지난 1일 발생한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미얀마 전역에서 계속되는 가운데, 장갑 차량들이 거리에 등장했다.

인터넷도 15일 오전 1시(현지시간)부터 대부분 차단됐다.

북부 카친주에서는 군대가 시위대에 총격을 가하는 일도 있었다.

유엔 관계자는 군부가 국민들에게 전쟁을 선포했다고 비판했다.

톰 앤드루스 유엔 특별보고관은 시위를 통제하려는 미얀마 군부의 노력은 '절망'의 신호로, 이를 책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얀마 주재 서방 대사관들은 군부에 폭력 사용 자제를 촉구했다.

유럽연합(EU)·영국·미국 대사관은 전날(14일) 오후 성명을 내고 "우리는 미얀마 군부에 합법적인 정부의 전복에 항의하는 시위대와 민간인에 대한 폭력을 자제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미얀마 군부는 쿠데타를 일으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간 정부를 제거했다.

수치 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은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승리했지만, 군부는 부정선거라고 주장하고 있다.

수치 고문은 군부 쿠데타 이후 가택 연금 상태다. 수백 명의 민주주의 운동가와 야당 지도자들도 모두 구금됐다.

군부의 단속,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쿠데타 발생 이후 전국적으로 시위대 수십 만 명이 9일 연속으로 군부에 대항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카친주의 미트키나 시에서는 군이 쿠데타 반대 시위대와 충돌하면서 총격도 있었다.

다만 총기가 고무탄인지 실탄인지 여부는 불분명하다.

체포된 사람들 중에는 현장을 취재하던 기자 5명도 포함됐다.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서는 쿠데타 이후 처음으로 장갑차가 거리에서 목격됐다.

수도 네피도에서는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거리에서 시위를 벌였고, 양곤에서는 수도승들과 엔지니어들이 시위를 주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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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는 주요 도시에 계엄령을 선포하며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미얀마 통신사업 업계는 이날 오전 1~9시까지 인터넷 서비스를 중단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영국의 인터넷 서비스 감시단체 넷 블록(Netblock)은 이후 미얀마의 인터넷 연결이 평상시의 14% 정도까지 떨어졌다고 밝혔다.

네피도 한 병원에서 일하는 의사는 보안군이 야간에 민간인들의 주택을 급습하고 있다고 BBC에 전했다.

그는 "오후 8시부터 익일 오전 4시까지는 밖에 나가지 말라는 통금 명령이 내려졌다"라며 "경찰과 군인들이 우리 같은 사람들을 체포하는 시간이 될까봐 우려스럽다"라고 말했다.

"그들이 전날에도 집에 침입해 사람들을 불법 체포했다. 나 또한 걱정하고 있다."

양곤에 있는 미국 대사관의 경우 자국민들에게 통금 시간 동안 나가지 말라고 당부했다.

쿠데타군은 지난 13일 야권 운동가 7명에게 체포영장이 발부됐다며, 국민들에게 야권 운동가를 숨겨주지 말라고 경고했다.

현지 언론 영상에는 사람들이 이웃에게 보안군의 야간 기습을 알려주기 위해 냄비와 프라이팬 등을 두드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한편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는 법원의 허가 없이는 시민을 체포할 수 없도록 한 '시민 보호법'의 효력을 중단했다. 해당 조항은 법원의 허가 없이 시민을 24시간 이상 구금할 수 없도록 규정했으며, 개인의 거주지나 사적 장소를 압수·수색할 때도 법원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얀마 기본 정

  • 버마라고도 불리는 미얀마는 1962~2011년까지 억압적인 군사정권의 지배를 받았다.
  • 2010년 점진적으로 민주화 물결이 일면서 2015년 자유 선거가 실시됐다. 그 이듬해에는 야당 노장 아웅산 수치 가 이끄는 정부가 수립됐다.
  • 2017년 미얀마군은 소수 무슬림 로힝야족을 탄압했다. 이를 피해 로힝야족 50만 명 이상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도피했다. 유엔은 이를 '인종청소의 교과서적 사례'로 규정했다.
  • 아웅산 수치가 이끄는 민주주의 민족동맹(NLD)은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지만, 2월 1일 군부 쿠데타로 전복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