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퇴역군인이 회의장서 셔츠 단추를 푼 까닭

미 퇴역군인이 회의장서 셔츠 단추를 푼 까닭

미국 오하이오의 한 시청 회의장.

마이크 앞에 앉은 한 참석자가 갑자기 양복 겉옷을 벗더니 "애국심이 뭔지 보여주겠다"며 넥타이와 와이셔츠 단추를 풀기 시작했다.

이 남성은 올해 69살, 미국의 퇴역 군인이자 지역 정치인인 리 웡이다.

머리가 희끗희끗 세기 시작한 이 노인이 공개 석상에서 이 같은 '돌발 행동'을 한 까닭은 무엇이었을까.

"애국심이 뭔지 보여주겠다"

내의를 목까지 끌어올리자 드러난 그의 가슴팍엔 흉부 전체를 가로지르는 커다란 흉터가 남아 있었다.

리 웡은 "미군 복무 중 얻은 흉터"라며 "이런 데도 애국적이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이날 그의 행동은 최근 미국에서 이어지고 있는 동양인 차별 반대 시위를 언급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그는 "충분히 미국인처럼 생기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람들이 자신의 애국심에 의구심을 품는다"고 토로했다.

리 웡은 18세 때, 동남아시아 보르네오섬에서 미국으로 이주했다.

그는 1970년대 미국 시카고 거주 당시 누군가 자신을 동양인이라는 이유로 때려 법원까지 가게 됐지만, 당시 범인이 제대로 된 처벌을 받지 않는 걸 보며 군인이 되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밝혔다.

리 웡은 자신이 동양계 미국인으로서 "오랫동안 학대와 차별에 대한 공포를 감내해 왔다"며 "우리는 모두 같은 사람이고 당신은 타인보다 우월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장면은 온라인에서 큰 화제가 됐고 조회수 수백만 건을 기록했다.

앞서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에선 지난 16일 백인 남성의 연쇄 총기 난사 사건이 벌어져 동양인 여성 6명 등 8명이 숨졌다.

경찰은 "인종차별이 범행 동기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지만 사건 이후 미국 전역에서 동양인 대상 인종차별을 규탄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조 바이든 대통령까지 나서서 인종차별을 철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