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로 피신한 유명 스타들이 불러온 '이중잣대' 논쟁

  • 프란시스 마오
  • BBC 뉴스, 시드니
잭 에프론은 팬데믹 발생 이후 가장 빨리 호주로 거처를 옮긴 헐리우드 스타들 중 한 명이다

사진 출처, ZAC EFRON/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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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에프론은 팬데믹 발생 이후 가장 빨리 호주로 거처를 옮긴 헐리우드 스타들 중 한 명이다

잭 에프론이 도착했다. 이어 마크 월버그가 날아왔고, 곧 맷 데이먼도 전용기를 타고 따라왔다. 수십 명의 유명인이 이를 뒤따랐다. 이들 모두 호주를 임시 거주지로 선택했다.

최근에는 줄리아 로버츠도 도착했다. 그는 올해 말 조지 클루니와 영화를 촬영할 예정이다. 영화 제목은 적절하게도 ‘파라다이스로 가는 티켓’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기간, 헐리우드의 절반 가까이 호주로 피신을 떠났다.

호주를 코로나19로부터 자유로운 하나의 전원으로 여기면서 말이다.

바이러스가 대부분 통제된 이 나라의 삶은 좋다. 사람들은 해변, 바, 나이트클럽을 자유롭게 즐긴다.

이곳에 도착한 대부분 유명인은 일을 위해 왔다.

호주 정부는 세금 감면을 미끼로 마블 영화 ‘토르’의 다음 시리즈 촬영지를 호주로 결정하도록 제작사들을 설득했다.

사진 출처, CHRIS HEMSWORTH/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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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에서 열린 파티에 참석한 크리스 헴스워스, 이드리스 엘바, 맷 데이먼

덕분에 호주, 특히 시드니에서 유명인 목격은 그 어느때보다 쉬운 일이 됐다.

지금 호주에서는 콘서트 무대에 나타난 이드리스 엘바, 본다이의 한 식료품점에서 쇼핑하는 나탈리 포트만, 호텔에서 파티하는 크리스 프랫, 차이나타운의 갈빗집에서 식사를 하는 에프론 등이 목격됐다.

이어 아콰피나, 에드 시런, 제인 시모어, 멜리사 맥카시, 미셸 예, 폴 메스칼, 리타 오라, 론 하워드, 타이카 와이티티, 테사 톰슨, 틸다 스윈튼, 톰 행크스, 그리고 앨런 슈거 경도 호주 방명록에 포함됐다.

니콜 키드먼, 키스 어번, 카일리와 대니 미노그, 로즈 번, 이슬라 피쳐, 그리고 사챠 바론 코헨과 같이 고향으로 돌아온 호주 출신 스타들도 있다.

한 현지 엔터테인먼트 기자는 BBC에 호주가 할리우드와 호주의 영어 명칭 오스트레일리아를 섞은 "오시우드”(Aussiewood)라고 불리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출처, Getty Images/Reuters/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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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모두 팬데믹 이후 호주로 왔다

하지만 모두가 유명인들의 입국에 기뻐하는 것은 아니다.

호주가 국경을 폐쇄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최소 4만 명의 호주인이 귀국하지 못하고 해외에 남아있다.

이들 중 많은 이들은 자신들이 집으로 돌아갈 길이 사실상 막혔다고 주장했다.

한 집단은 유엔에 인권 침해 신고서를 제출하기까지 했다.

지난달 영국에서 귀국한 사브리나 티아샤는 “다른 나라는 이런 식으로 국민의 귀환을 방해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하나?

호주의 입국 제한은 사실상 많은 국민의 귀환을 막고 있다.

정부는 작년 코로나19 확산 위험을 줄이기 위해 국제선을 타고 귀국하는 이들에게 “여행 제한"을 부과했다.

대부분 호주행 항공편의 승객을 40명으로 축소 시켰고, 이로 인해 비행기 표 가격이 올랐다.

항공사는 손실을 피하고자 비즈니스와 일등석 승객을 우선시하기 시작했다.

현재 영국에서 호주로 가는 항공편은 3000호주달러(258만원)에서 1만5000호주달러정도로 매우 비싸다.

금액을 충당하기 위해 저축해둔 돈을 빼거나 연금을 해지하는 이들도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도착하자마자 호텔 검역비를 내야 한다. 검역비 역시 1인당 3000호주달러다.

사진 출처, SABRINA TIASHA/ 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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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로 향하는 카타르 항공편의 내부 모습

팬데믹 이전 가격의 비행기 표를 발견하는 일은 드물다. 표를 예약한다고 해도 정원 초과로 타지 못하게 될 수 있다.

티아샤는 “6개월이 지난 지금 제가 결론적으로 말할 수 있는 건 시스템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예측하거나, 정원 초과 가능성이 낮은 비행기 표를 예약하는 법을 아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호주 정부는 올해 들어 20편, 팬데믹 이후 총 100편 이상의 송환 항공편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집에 갈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한 수만 명의 호주인 사이에서는 정부 지원 부족에 대한 분노가 커졌다.

해외에 발이 묶인 수십 명의 시민들은 BBC에 그들이 호주 당국으로부터 거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마가렛과 데이비드 스파크는 전염병이 닥쳤을 때 영국에서 휴가를 보낸 70대 부부다.

그들은 팬데믹 이후 거의 1년간 영국에 발이 묶여있었다.

스파크 부부는 올해 초 BBC와의 인터뷰에서 "스트레스를 너무 받고 두려운 나머지 얼마를 내더라도 집에 가겠다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연금 수급자로서 이 비용에 대해 오래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들은 지난달 귀국 항공편을 세 번이나 예약했지만 모두 취소됐다.

사진 출처, JOHN AND MARGARET SPAR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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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과 마가렛 스파크가 호주 여권을 들고 있다

이들처럼 발이 묶인 호주인들은 페이스북 그룹을 통해 서로에게 조언을 주고 받고 있다.

일부 그룹 사용자들은 혹시 모르니 가방을 가득 채워 떠나라고 조언을 한다.

운 좋게도 비행기 편을 찾은 이들은 어떤 과정을 극복하며 집으로 돌아갔는지 자세히 기억한다.

한 사용자는 “막바지에 비행기 표에 대한 전화를 받을 수도 있으니 밤에도 무음 기능을 꺼놓으세요"라고 썼다.

그는 이어 “하루에서 이틀 안에 바로 출발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해두십시오"라고도 썼다.

이곳 그룹에는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이 수백 명 이상이다. 이들은 모두 각자만의 간절한 이유로 집으로 돌아가기를 희망한다.

병들거나 죽어가는 친척을 돌보기 위해 돌아가야 한다는 사람부터, 직장이나 집을 잃었다는 사람,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헤어져 지내는 시간이 견디기 어려워졌다는 사람까지 다양한 이들이 도움의 바라고 있다.

권리에 대한 논쟁

일각에서는 정부의 정책이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제법에 따르면 모든 시민은 귀환권이 있다. 이는 일반적으로 난민 사건에 적용되는 원칙이다.

해외에 발이 묶인 호주인들(Stranded Australians Abroad, SAA)은 UN 인권위원회에 청원서를 제출하고 개입을 요청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호주법에 비슷한 권리를 보장하는 법이 없다면 UN도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드니 대학의 벤 사울 교수는 “돈이 다 떨어진 호주인"에게 호주 정부의여행 제한은 불필요하게 "징벌적"일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가족을 떨어뜨려 놓는 일이 아동의 권리 침해일 수 있다고도 말했다.

사울 교수는 호주 정부가 취약한 시민의 접근을 우선시하도록 항공사에 장려하는 등, 현 상황을 더 공정하게 개선하는 법을 통과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정부는 귀국 비용이 항공사에 달려있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호주 외무부 대변인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우리의 최우선 순위는 해외에 있는 호주인을 돕는 것"이라며 팬데믹이 시작된 이래 3만9000명 이상의 호주인이 돌아오는 것을 도왔다”고 말했다.

‘돈 있는 자를 위한 차별 대우’

그러나 전문가들은 여전히 정부가 A급 인사들(A-Listers)에 더 유연한 정책을 채택했다고 주장했다.

호주 정부는 영국 변종 바이러스의 위협을 이유로 지난 1월에 여행 한도를 절반으로 줄였다.

그러나 며칠 후 1700명 이상의 테니스 선수, 스태프, 그리고 이외 관계자들이 호주 오픈에 참가했다.

티아샤는 정부가 “시민들보다 테니스 토너먼트를 우선시했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논란도 있었다. 많은 스타가 모든 입국자가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호텔 검역에서 면제받은 것이다.

줄리아 로버츠와 에드 시런은 호텔이 아닌 시드니 외곽의 호화로운 목장에서 함께 격리하는 특권을 얻었다.

맷 데이먼, 니콜 키드먼, 다니 미노그도 개인 격리를 승인받았다.

시드니 모닝 헤럴드의 가십 리포터 앤드류 호너리는 “연예인들은 개인 저택에 있다. 고속도로가 내려다보이는 4성급 호텔의 비좁은 방과는 매우 다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영국의 억만장자 슈가 경은 TV쇼를 촬영하기 위해 지난 7월 호주로 가는 일등석 비행기를 탔다.

그는 이전에는 개인 제트기로만 여행해봤다며, 일등석 비행기에 타는 것이 훌륭한 경험이었다고 트윗했다.

같은 주 런던 히스로 공항에서 호주인들이 호주행 비행기에 탑승하지 못해 캠핑했다는 보도가 이어진 직후였다.

한 여성은 터미널 층에서 자는 아이들의 사진을 올렸다.

여성은 사진과 함께 갈 수 있는 다른 곳이 없었다고 적었고, 해당 글은 SNS를 통해 널리 퍼졌다.

이후 그는 집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거주 비자 연장을 받은 호주 여성 케니샤 바티는 “부자나 유명인은 평범한 사람들과 100% 다른 대우를 받는다"며 차라리 추방당하는 것이 집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농담했다.

페루에서 발이 묶인 데미안 아이제나흐는 현 시스템이 부자와 평범한 이들을 나누는 “2단계 시스템"처럼 보인다는 의견에 동의했다.

그는 "테니스 선수와 유명 인사에 대해서는 많은 지원이 있다.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은 전혀 지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